우리의 활동/서교동 칼럼 559

선거개입 진정 “나는 모르는 일”일까?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하승수 소장 우리나라는 선거관리위원회를 헌법기관으로 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를 헌법기관으로 규정하지 않은 나라가 많지만, 우리나라가 헌법기관으로 한 것은 부정선거, 관권선거가 판을 쳤던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명선거 운동을 다시해야 하나 그리고 우리나라는 정치인인 대통령에게도 공직자라는 이유로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미국과 비교하면 좀 이상하게 비쳐질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과거의 일들을 생각하면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아서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에 활발해진 시민운동이 선거와 관련해서 처음 한 일도 부정선거를 감시하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선거의 공정성을 지키는 것이 1차..

지방의회만도 못한 국회

하승수 우리나라에서는 지방의회가 동네북이다. 낭비성 해외연수, 의정비 부당인상, 의원자질 시비 등으로 지방의회는 인기가 없다. 아마 여론조사를 해 보면, 지방의회가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의 비율은 상당히 낮을 것이다. 그러나 지방의회의 수준이 그렇게 떨어지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지방의회 중에 상당수는 해외연수를 가기 전에 외부전문가나 주민들이 참여하는 위원회의 심의를 받는다. 그래서 요즘 들어서는 노골적인 관광성 해외연수가 줄어들고 있다. 해외연수를 다녀오면 귀국보고서를 인터넷으로 공개하는 지방의회들도 생기고 있다. 전국의 244개 지방의회 중에 아직은 소수이지만, 이런 곳들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다. 그런데 국회의원들이 외교활동을 한답시고 해외로 나갈 때에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위원회의 심의..

못 참겠다! 세금낭비

하승수 세금은 잘 거둬서 잘 쓰면 좋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소중한 돈이다. 교육이나 복지에 잘 사용하면 ‘무한경쟁’과 ‘각자생존’의 사회를 같이 살자는 ‘공생’의 사회로 변화시킬 수도 있는 돈이다.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처음 변호사가 되었을 때, 세금문제 때문에 주위와 갈등을 겪은 경험들이 있다. 변호사 등 전문직에 대해서도 부가가치세를 과세해야 한다는 시민운동을 하다가 선배 변호사와 불편한 관계가 되기도 했고, 개혁적이라는 국회의원 후보자의 탈세문제를 제기했다가 ‘이상한 사람’이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세금을 성실하게 내자’고 얘기하는 사람이 오히려 비정상적인 사람이었다. 게다가 비자금, 차명계좌, 변칙증여의 뿌리는 너무나 깊었다. 하기야 증여세 16억원을 내고 수조원대의 재산을 물려받은 신..

백악관은 데이터 공개, 청와대는 공사중?!

정태영 회원 이 글을 올려주신 정보공개센터의 열혈에너지 정태영 회원님은 현재 중앙대학교 기록관리학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연구실에서 책만 보는 학생이 아닌, 사회에 대한 고민도, 참여도 열심히 하는 정태영 회원님. 늘 고맙습니다 :D 미국에서는 Open Government가 유행이란다. 한국도 열린정부가 유행이다. 의미만 보자면 'Open Government=열린정부'지만, 그 엄청난 차이를 백악관 홈페이지(링크)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이곳은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 내의 ‘Open Government Initiative’를 소개하는 곳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1월 ‘투명한 열린정부 구현을 위한 공람'(Memorandum on Transparency and Open Governmen..

경찰 검문검색의 추억?

투명사회를위한 정보공개센터전진한 사무국장 강한 바람과 추위로 온몸을 강하게 때리던 지난겨울이었다. 오직 추위를 막아내겠다는 집념으로 검은색 점퍼와 마스크까지 착용한 채 출근길에 나섰다. 손을 점퍼에 깊숙이 찔러 넣고, 몸을 반쯤 숙인 채 종종 걸음으로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나와 비슷한 복장을 한 두 남성이 나에게 오라고 손짓을 한다. ‘도를 아십니까?’ 분위기가 나서 잽싸게 피해서 가는데, 이분들이 다시 나를 세우는 것이었다. 그들은 거수경례를 하면서 “○○ 경찰서 ○○○ 경장입니다. 신분증을 좀 주시겠습니까?” 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것이다. 형사들의 불심검문이었다. 시민단체 활동가답게 거절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외쳐야 했지만 너무 추워 나의 신분을 망각한 채 운전 면허증을 내어주고 ..

화천군. 사업계획서 없는 52억 레일카⋅펜션열차사업

도류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이사) 2011년 3월 8일. 각 신문 언론에서는 다음과 같은 화천군 관련기사가 동시다발적으로 보여지고 있었다. 제목: ➀화천 산천어 축제장에 ‘철도테마파크’ ➁화천 산천어 축제장에 ‘철도테마파크’ 강원도 화천 산천어 축제장 인근에 열차펜션, 레일카 등을 즐길 수 있는 '철도테마파크‘가 들어선다. 코레일(사장 허준영)은 8일 서울역 회의실에서 화천군(군수 정갑철)과 ’철도테마파크 사업‘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화천군, 코레일데크와 함께 내년까지 52억원을 들여 조성하는 철도테마파크에는 산천어축제장과 붕어섬을 잇는 4km 구간에 '카트 레일카(25대)'와 '열차펜션' 등을 선보인다. 특히 새마을 객차를 활용한 '열차펜션'은 19개의 객실과 지역특산품 매장 등을 갖춘 색..

위험한 전문가들

하승수 정보공개센터 소장 우리 사회에는 전문가를 자처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과학, 경제, 법, 정치 등 분야마다 전문가들이 있고, 이런 사람들은 상당한 대우를 받는다. TV의 토론프로그램에도, 라디오 인터뷰에도, 신문기사 중간에 나오는 전문가 멘트에도 이런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전문가들 중에서 정말 공공의 입장 또는 시민의 입장에서 말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개인적 이해관계나 자신이 속해 있는 조직ㆍ분야의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운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이번에 발생한 일본 원자력발전소 사태를 보면서도 그런 생각들을 해 보았다. 이번 사태 초기에 일본이나 국내의 여러 전문가들이 코멘트를 했다. 대부분 ‘안전할 것이다’,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라는 것이 주된 논지였다. 사태가 악화..

사법개혁은 국민을 위한 것이다

검찰이나 법원이 아닌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사법개혁만큼 절실한 과제도 없다. 선출되는 권력은 선거로 심판하면 되지만, 선출되지 않는 권력은 심판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때로는 왜 법을 공부했었나 하고 후회할 때가 있다. 그동안 내가 겪고 바라본 법조계는 별로 정의롭지도 않았고, 깨끗하지도 않았다. 전관예우, 독립적이지 못한 검찰, 엘리트 의식에 빠져 있고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법원, 여러 관행화된 부조리와 부패. 이런 것이 내가 바라본 법조계의 모습이었다. 그런 모습들은 최근에도 ‘스폰서 검사’와 정치수사, 퇴임 후 ‘잠깐’ 동안 수억원, 수십억원을 번 전직 법관 등으로 나타난 적이 있다. 이런 사건들이 터질 때마다 ‘국민을 위한 사법개혁’이라는 구호가 나오지만, 실제로 그런 개혁이 제대로 추..

서울시 업무추진비 공개, 전국최초 아닌데

오늘 서울시가 '2011년 시정청렴도 향상 종합대책'을 발표했나 봅니다. 그 내용 중에 하나로 전 부서의 업무추진비를 공개하겠다고 한 모양입니다.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그동안 정보공개에 소극적이던 서울시가 뭔가 변하려고 하는 모양이니까요. 그런데 '전국 최초'라고 발표했나 봅니다. 이건 사실이 아닙니다. 이미 전 부서의 업무추진비를 인터넷으로 공개하고 있는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있는데, 이런 식으로 발표하는 건 예의가 아니지요. 광주광역시의 경우에는 '업무추진비 집행기준 및 공개에 관한 조례'까지 제정하고, 이미 전 부서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인터넷으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아래 그림을 보시지요. 그런데 뒤늦게 하면서, 그것에 앞으로 할 계획이라고 발표하면서 '전국 최초'라고 하는 건, 솔직히 허위.과장 ..

국회 특수활동비 내역 비공개, 이의신청 들어갑니다.

지난 1월 30일 국회에서 쓰는 특수활동비, 업무추진비 세부내역에 대해 정보공개 청구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2월 21일날 일부 자료만 받았습니다.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썼다는 것은 없고, 포괄적인 금액 정도만 공개를 했습니다. 아래를 클릭해 보시면 국회에서 공개한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국회, 2년간 영수증없이 쓴 돈이 170억원? http://v.daum.net/link/14131356 국회에서 쓰는 특수활동비, 업무추진비가 어느 정도 되느냐 하면, 매년 쓰는 특수활동비가 85억원에, 업무추진비는 별도로 80억원에 달합니다. 적지 않은 돈입니다. 게다가 이렇게 많은 돈을 어디에 썼는지? 공개가 되지 않습니다. 특히 영수증도 없이 쓸 수 있는 돈인 특수활동비는 어떻게 쓰이는 지? 오리무중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