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활동/서교동 칼럼 559

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추진 활동비 비공개한 광주광역시 대법원에서 패소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국제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는데요, 국제대회의 개최가 그 지역의 가치를 높인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국제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쓰이는 유치추진 활동비는 공개되어야 하는 정보일까요?, 아니면 비공개 정보일까요? 유치활동역시 공공기관이 수행한 업무이고 국민의 세금이 유치추진을 위한 활동비로 쓰였기 때문에 당연히 모두에게 공개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내년에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유치하는 광주광역시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았는데요, 결국 6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정보공개에 관한 소송에 소송이 거듭되다 유치추진 활동비를 공개하라는 대법원의 최종판결이 나와 오히려 악의적으로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했다는 비난을 받게 되었습니다. 사건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광주광..

세월호특별법, 결정 권한은 국민에게 있다

이상미 경복대 복지행정과 교수 /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이사 우리나라는 행정권이 입법, 사법에 비해 월등히 큰 전형적 개발도상국형 현대행정국가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안전행정부 장관은 ‘세월호특별법’과 관련지어 국회선진화법을 비난하면서 “내각제였다면 국회를 해산해야 할 상황”이라며 국회 자진해산을 촉구했다. 이런 발언을 보면 관료제가 국민의 대의기관인 입법부를 얼마나 무시하며 국민을 얕잡아 보는지 알 수 있다. 관료는 원래 정책 결정의 주된 참여자가 아니었으나 행정 활동이 전문화·복잡화하면서 정책 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는 사회 발전에 따라 입법활동이 기술적으로 복잡해져 행정수반의 역할이 증대되었고, 법률 규정의 모호성과 비정밀성이 공무원들에게 재량적 결정권을 준 것이라 할..

핵 발전 노동은 차별의 상징이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강언주 핵 발전이 만들어 내는 문제를 하나하나 말하자면 끝이 없습니다. 그것은 체르노빌과 후쿠시마핵사고와 같은 거대한 재난의 상황을 만들기도 하지만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미 수많은 문제들로 우리와 마주하고 있습니다. 밀양 송전탑, 핵마피아, 비정규노동, 핵폐기물의 문제는 꼭 핵발전소의 사고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핵발전이 만들어 내는 반평화적이고 반인권적인 상황들이 삶에 너무 깊숙이 들어와 우리는 이미 그것에 익숙해져 있는 게 아닐까요? 그래서 안전하게 관리만 한다면 핵발전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걸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핵발전이 만드는 차별. 그 중에서도 핵발전 노동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일회용 노동자. 현재 일본의 핵발전 ..

일본 시민사회, 세월호 참사를 주목하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전진한 소장 일본 비밀보호법 제정, 후쿠시마 사태, 강정마을, 세월호 참사.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한·일 시민사회가 각 나라의 문제라고 생각지 않고 자신들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비밀보호법의 원조는 2007~2009년까지 제정 시도를 했던 한국 정부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내용과 형식이 매우 유사하다는 점에서 당시 반대운동을 벌였던 필자는 꽤 큰 충격을 받았다. 일본 시민사회는 후쿠시마 사태 이후 한국의 고리 핵발전소를 주목하고 있다. 수많은 고장과 비리 중심에 있는 고리 핵발전소는 한국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의 문제이기도 했다. 사고가 나는 순간 당사자인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에 또 다른 참사가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주4일제 해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정진임 내가 일하는 단체는 한달에 한번 꼴로 '당직'을 서야 하는 날이 있다. 그것도 금요일에.오지 않는 전화와 손님을 기다리며 텅 빈 사무실을 홀로 지키는 기분이란....(사실 밀린 일 하는데 이만큼 최적의 조건은 없다) 사람들에게 '당직' 이야기를 하면 측은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야근수당 따위는 못받을 게 분명한 시민단체에서 당직까지 서야 한다니....게다가 불금에!" 하지만 이내 그 눈빛은 측은함에서 부러움으로 바뀐다. 우리 단체의 당직 시간은 오후 2시부터 6시까지거든. 올해 초 부터 우리단체는 금요일 2시 퇴근제를 시작했다. 그래서 금요일이면 오후2시에 당직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퇴근한다. '충전'을 위해서. 활동가라는 직업이 퇴근시간이 있다고는 하지만 퇴근 이후에 온..

삼평리, 밀양, 세월호의 기록작업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정진임 사무국장 7월 23일 오늘, 경북 청도 삼평리에서 송전탑 반대 싸움을 하고 있는 ‘할매’들의 이야기를 담은 라는 책이 출판되었다. 대구경북지역 언론사인 뉴스민과 청도 대책위 활동가들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11명의 할매들이 전해준 이야기를 풀어 기록하고. 삼평리 싸움에 대한 투쟁일지를 정리했다. 기록을 통해 이 싸움이 기억되고, 사람들에게 전달되길 바라서였다. “그러므로 이 싸움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또 시간이 흐르더라도 기억되어야 할 보편적인 진실을 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삼평1리의 투쟁과 주민들의 삶. 특히 할매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기로 마음먹었다.” - 서문 중에서. 천용길 - 송전탑 건설 반대 싸움을 10여 년간 해왔던 밀양에서도 삼평리에 앞서 책을 ..

정부3.0. 제 점수는요.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정진임 웬 뜬금없는 소리냐 할 수도 있지만 ‘세월호 사고’ 얘기를 먼저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사고로 인해 모든 분야에서 정부의 민낯이 드러나 버렸기 때문이다. 정부3.0 역시 예외가 아니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이후 ‘투명한 정부, 유능한 정부, 서비스 정부’를 내세웠다. 그 일환으로 정부3.0 정책들도 추진되었다. ‘정보공개청구가 들어오기 전에 원문을 공개하겠다. 부처간 칸막이 없이 통합적으로 업무해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어땠는가. 세월호 사고 발생 이후 각 부처마다 구조 결과 같은 중요한 내용조차 소통이 되지 않아 서로 다른 브리핑을 내놨고, 결과적으로 잘못된 언론보도만 무성했다. 공문서들 역시 세월호 관련한 것들은 대부분 비공개로 하거나, 검색조차..

사서 없는 도서관은 창고일 뿐이다

양리리 이사(신촌홍익문고지키기주민모임 대표) 며칠 전 공공도서관 특강에 감동한 주민이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자 집에 있는 책을 도서관에 기증하셨다. 읽지 않거나 혹은 이미 읽은 책들을 집에 두고 혼자 보느니, 여러 사람과 함께 보고 도서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 하셨다. 이런 마음이 모여 6월19일 파주출판도시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 열린 도서관을 표방하는 ‘지혜의 숲’이 개관하였다. 서가에는 개인과 출판사들이 기증한 헌책 50만권 중 우선 20만권 정도가 1구역은 개인기증자별로, 2·3구역은 출판사별로 책을 꽂아 놓았다. 책을 읽을 수는 있지만 대출은 안 된다. 게다가 ‘지혜의 숲’은 사서 대신 책과 독서를 권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권독사’를 통해 자원봉사제로 운영한다고 한다. 도서관의 4대 ..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 정보공개

‘무슨 이유로 청구하셨어요?’, ‘이런 정보는 공개하기가 좀 곤란합니다’ 정보공개청구를 하면 담당 공무원에게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이다. 정보공개법상 청구 이유는 청구서에 포함되지 않는다. 또한 비공개 조항 8가지에 해당되는 사안을 제외하고는 공개가 원칙이다. 관련 법률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이 해당 업무에 대한 법률적 지식이 전혀 없다는 의미이다. 실로 필자가 일하는 정보공개센터 활동가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정보공개 담당공무원과 전화로 시름하곤 한다. 정보공개법 조항을 하나하나 설명하고, 관련 판례를 들어가면서 설명하고 나서야 관련 정보를 공개한다. 허나 이런 경우는 그나마 다행이라 볼 수 있다. 정보공개처리기한이 훨씬 넘었음에도 통보도 없이 결정통지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정보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