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활동/서교동 칼럼 559

당연한 건 없습니다.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정진임 어릴 때 전화번호부 보는 걸 좋아했습니다. 나와 같은 이름을 쓰는 사람은 누가 있는지 찾아보거나 주소로 우리 동네 사람들을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특이한 이름을 가진 사람에게는 장난전화도 걸어봤습니다. 이게 가능했던 건, 당시 전화번호부에는 사람 이름과 집 주소, 전화번호가 다 적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전화번호부는 거의 모든 집마다 한 부씩 있을 정도로 구하기 쉽기도 했지요. 요즘엔 전화번호부를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니 옛날의 그런 전화번호부가 있을 수 없습니다. 만약 통신사들이 ‘이름’ ‘전화번호’ ‘주소’라는 개인정보가 들어있는 책자를 집마다 배포한다면 사람들은 개인정보 유출이라며 들고 일어설 겁니다. 예전과 지금의 개인정보에 대한 기준과 제도가 달라졌기 때문..

나의 납세정보를 누구나 알 수 있다고? - 핀란드의 11월 1일

매년 11월 1일은 핀란드의 'National Jealousy Day'입니다. '질투의 날'이라니, 도대체 무슨 날이지? 하는 생각이 들죠? 이 날은 바로 핀란드 정부가 시민 개개인의 과세 데이터를 공개하는 날입니다. 다른 사람이 얼마나 세금을 내는지, 얼마나 소득이 많은지 확인하면서 시민들이 '질투심'을 가지게 된다고 해서 '질투의 날'이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합니다. 11월 1일 아침이 되면, 핀란드의 세무서 건물 앞에 언론인들이 기다랗게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집니다. 기삿거리를 찾기 위해 일찍부터 기자들이 몰려드는 것인데요, 핀란드 국세청은 이 날 전국 28곳 지방 세무서의 전용 PC를 통해 전국민의 과세 데이터를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아침부터 줄을 서는 것은 '올 해의 부자'는 누구인지, 새롭게 ..

어떻게 정보공개가 세상을 바꿀수 있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회원들께 자긍심과 뿌듯함 말고는 드리는 게 참 없는 정보공개센터가 매년 10월에는 편지를 한 통 보냅니다. 정보공개운동을 함께 해 주시는 활동의 동료에게 드리는 고마움의 전달이고, 앞으로도 이 운동의 진지를 지켜나가자는 다짐의 인사를 키보드로적어 보내는 것이죠. 올해는 더 많은 분들께 정보공개센터의 활동을 전하고 싶어서 브로셔도 동봉 했구요. 정보공개센터 후원회원의밤 초대장도 함께 넣었답니다. 편지 보내고 기쁜 맘에 편지 소개 동영상까지 찍어보았지 모에용-정보공개센터의 회원 한분 한분을 생각하며 눌러 쓴 편지도 한 번 읽어봐 주시구요. 편지 봉투 언박싱 영상도 한 번 봐 주시구요.동영상이 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 드물게 올라오긴 하지만 정보공개센터 유튜브 계정 좋아요와 구독도 눌러주세요 헤헷 정보공개센터 유튜..

생중계 되고, 속기록 남는 회의도 이정도인데

※ 정보공개센터 정진임 소장이 은평시민신문 칼럼으로 기고한 글입니다. (2019.10.15) 지난 10월 7일 서울 고등검찰청에서 열린 법사위 국정감사장에서 여상규 법사위원장 이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에게 욕설을 했습니다. 여 위원장이 회의를 하다가 “웃기고 앉았네. XX같은 게”라고 말 한 건데요. 혼잣말로 욕을 한 거라 함께 국감을 하던 의원들은 이 말을 듣지 못해 그냥 넘어갈 뻔 했습니다. 하지만 회의 내용이 인터넷으로 생중계 되는 바람에 욕을 했다는 것이 발각(?)된 것이죠. 속기록에도 욕설을 한 것이 확인되어 여상규 위원장은 이를 공개사과 했습니다. 여상규 의원 뿐만 아닙니다. 지난 8월에는 구미시의회에서도 욕설이 오갔습니다. 8월 8일 오전 구미시의회에서 열린 에서 회의를 하던 중 감정이 격..

아파트 분양원가, 투명하고 적극적인 정보공개가 필요하다.

국정감사 기간인 오늘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인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분양원가 관련 정보공개 소송 5건에서 모두 패소했음을 밝히고, 아파트 분양원가 정보공개 확대를 촉구하였습니다. 올 해 초 공공택지 분양원가 공개 항목이 62개로 확대되었지만, 여전히 분양원가가 합리적으로 책정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공개된 정보만으로 부족하다는 비판인데요, 특히 오늘 발표된 내용은 법리적으로 공개해야 할 정보들임에도 불구하고, 입주민의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비공개로 일관하여 '시간 끌기'하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의 행태를 비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그동안 아파트 분양원가와 관련하여 계속해서 문제제기를 해온 경실련은 특히 분양원가 공개제도의 미비함을 비판해왔는데요, 지난 5월에는 기존에 공..

△△△위원의 이름을 공개해 주세요

얼마 전 은평구의회는 심사위원을 공개모집했습니다. 그동안 많은 지방의원들의 공무국외여행이 외유성으로 전락하고, 결과물도 표절하는 등 시민에게 신뢰나 필요를 주지 못했었는데요. 은평구의회가 심사위원을 공개모집하고, 위원을 추첨제로 선출하는 것은 신뢰성과 투명성 면에서 다른 지방의회에 비해 선도적인 조치이기도 합니다. 정보공개센터가 분석했던 지방의회 해외연수 관련 내용 (혈압주의;;)2018/09/05 - 전국 시군구 기초의회의 4년 간 의정연수 내역 분석!2018/08/07 - 인도를 사랑한 지방의회들, 엉망진창 해외연수 보고서 천태만상2018/11/26 - 새 출범한 지방의회, 첫 해외연수 실태는?2019/01/25 - 서울 성북구의회의 "유럽에서 보낸 열흘"이제껏 폐쇄적이고 불투명하게 결정되고 집행되어..

장제원 - 노엘 음주운전 사태로 찾아보는 국회의원재산정보!

장제원 의원과 아들 노엘(사진출처: 한겨레)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의 아들 랩퍼 노엘의 음주운전과 이를 무마하기 위해 벌였던 운전자 바꿔치기 시도, 피해자에 합의 종용 등으로 장제원 의원과 노엘에 대한 비판 여론이 여전히 뜨겁습니다. 정보공개센터는 앞서 장제원 의원이 과거 초선의원시절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취지의 '도로교통법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고 의안정보시스템을 활용해 의안을 찾아보는 방법을 알려드렸습니다. 그런데 이 사고에서 또 한 가지 관심을 끄는 부분이 있습니다. 노엘이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낸 차량이 메르세데스 벤츠 AMG GT 차량으로 약 3억원에 달하는 고급 외제차로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장제원 의원과 노엘의 재산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국회의원의 재산을 ..

장제원-노엘 음주운전 사태로 배워보는 의안정보시스템 활용법

자유한국당 장제원의원(사진출처: 한겨레)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의 아들 랩퍼 노엘이 지난 9월 7일 토요일 새벽 면허취소 수준인 혈중알콜농도 0.008%로 음주운전을 하다가 오토바이와 충돌하는 사고를 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하고 사고 피해자에게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다. 1000만원을 줄 테니 합의해달라"고 합의를 종용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현직 국회의원의 아들이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낸 것으로도 아버지인 장제원 의원은 큰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더 나아가 노엘씨는 자신의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라는걸 피력하면서 피해자에게 특정금액을 제시하며 합의를 종용한 것은 아버지의 권력을 자신이 범죄책임을 축소하기 위해 사용한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자유한국당을 제외..

국회의원에는 적용되지 않는 기록물관리법

2년 전, 정보공개센터가 국회의원들의 정책연구용역 표절 실태를 조사하던 때였습니다. 몇몇 의원실의 경우에는 보고서를 표절한 건지, 제대로 썼는지 확인하는 것은 고사하고 세금을 들여 한 보고서를 확인하는 것조차 힘들었습니다. 기록이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왜 기록이 없느냐 물었더니 의원실은 ‘의원이 낙선한 후 사무실을 비워줘야 해서 자료들을 파쇄했다’ ‘일을 했던 보좌관이 그만두면서 안남기고 갔다’ ‘자료가 구석에 처박혀서 찾을 수가 없다’ 는 등의 답변을 했습니다. 엄연히 국민의 세금으로 집행한 사업의 결과인데도 말이죠. ‘세금으로 일을 하긴 했지만 그 기록이 없다’는 답변을 정부나 지자체가 했다면 어땠을까요? 기록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고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거나 감사원의 감사를 받았을 겁니다..

국회의원 기록관리 필요하다

신동호 현대사기록연구원 연구위원장(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운영위원) 국회의원 국민소환제가 핫 이슈로 떠올랐다. 실현가능성을 떠나 충분히 이해할만한 상황이다. 지금 국민 눈에 보이는 국회는 ‘동물국회’ 아니면 ‘식물국회’이고 국회의원은 ‘국개의원’이라는 비아냥이 현실을 잘 반영한다. ‘일하지 않고 부정부패한’ 국회의원은 소환되어 마땅하다. 국회의원 스스로 그런 상황을 자초한 것도 맞다. 그런데 이상하다. 자꾸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소환해야 할 국회의원은 뽑은 것은 국민이다. 그러니까 국민의 실패다. 잘못 뽑았기 때문이다. 국민은 제대로 뽑았는데 국회의원이 나쁘게 행동한 것일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국민의 실패다. 제대로 감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국민 수준이 정치인 수준을 결정한다. 이런 식의 ‘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