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활동/서교동 칼럼

△△△위원의 이름을 공개해 주세요

opengirok 2019. 9. 11. 16:16

얼마 전 은평구의회는 <은평구의회 의원 공무국외출장 심사위원회> 심사위원을 공개모집했습니다. 그동안 많은 지방의원들의 공무국외여행이 외유성으로 전락하고, 결과물도 표절하는 등 시민에게 신뢰나 필요를 주지 못했었는데요. 은평구의회가 심사위원을 공개모집하고, 위원을 추첨제로 선출하는 것은 신뢰성과 투명성 면에서 다른 지방의회에 비해 선도적인 조치이기도 합니다. 

이제껏 폐쇄적이고 불투명하게 결정되고 집행되어왔던 지방의회 공무국외출장의 내용이 궁금했던 저는 기회는 이때다 싶어 응모(?)를 했는데요. 운 좋게도 추첨이 되어 저는 앞으로 2년 동안 <은평구의회 의원 공무국외출장 심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할 예정입니다. 함께 추첨된 김용관, 김원중, 박은미, 이춘태, 윤현식 위원도 은평구의원의 공무국외여행을 꼼꼼하게 심사하게 되었습니다. 

9월 3일에 심사위원회 첫 회의를 했고, 9월 9일에는 은평구의회 홈페이지에 회의록이 공개됐습니다. 일주일 만에 회의록을 공개하다니! 

회의록 보러 가기 

하지만 공개된 회의록에서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은평구의회가 공개한 회의록에는 누가 위원인지, 회의에는 누가 참석했고 누가 불참했는지, 발언을 한 위원이 누구인지 전혀 나와 있지 않습니다. 발언내용이 기록되어 있기는 하지만 위원 명단이 땡땡땡 등으로 표시되어 있을 뿐입니다. 

<은평구의회 의원 공무국외출장 심사위원회 회의록 일부>


<서울특별시 각종 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조례>에는 회의록에 기본적으로 “회의의 명칭, 개최기관, 일시 및 장소, 참석자 및 배석자 명단, 진행순서, 상정안건, 발언내용, 결정사항 및 표결내용, 그 밖에 시장 또는 위원회가 정하는 사항”을 기록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서도  회의록 작성을 하도록 의무화한 회의에 대해서는 “회의의 명칭, 개최기관, 일시 및 장소, 참석자 및 배석자 명단, 진행 순서, 상정 안건, 발언 요지, 결정 사항 및 표결 내용에 관한 사항”을 반드시 기록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회의에 대한 신뢰성과 투명성은 회의의 권한을 부여받은 사람, 즉 회의에 참석하는 사람의 전문성과 자질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회의에서 어떤 말들이 오갔는지, 그 말을 한 사람은 누구였는지를 통해서 볼 수 있고요. 

과거 은평구의회 공무국외 심사위원회는 친분과 이해관계에 엮인 사람들이 의원들의 해외연수 심사를 요식행위로 전락시켜 비판을 받은 사례가 있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공모 추첨제로 하는 은평구의회 의원 공무국외출장 심사위원회의 운영은 방식 면에서는 환영할만하나, 여전히 아쉽습니다. 

회의 자체를 공개해서 (시민들이 회의를 방청할 수도 있고, 회의를 온라인으로 생중계 할수도 있겠죠.) 심사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거나, 그게 어렵다면 회의록이라도 꼼꼼히 작성하고 공개해 누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 공개해야 합니다. 

신뢰가 땅에 떨어진 구의원들의 해외시찰이 시민들에게 인정받으려면 이정도의 개선은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