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권오을 국회사무총장이 고성 국회 연수원 부지를 시찰하고 있다(사진: 국회홈페이지)
공공기관의 연수원은 업무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 연수활동을 활성화하고 지원하기 위해 건립됩니다. 국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국회 연수원은 의정활동, 입법활동에 대한 교육과 연수활동을 위해 건립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기존 국회 연수원이 주로 휴양목적으로 사용되는데도 불구하고 대규모 예산을 편성해 강원도 고성에 연수원을 신규건립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2년에 지어진 국회 연수원(강화 연수원, 강화군 양사면 인화로 137)은 최초 1만5570평에 약 170억원의 예산을 사용해 7개 숙소동, 4개 강의동, 전망대와 산책로를 조성하려 했지만 현재는 1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4개의 숙소동과 1개의 강의동, 족구장만 조성된 상태입니다.
이 강화 연수원은 준공 1년 만에 국회 직원들의 휴양콘도로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 받아왔습니다(관련 문화일보 보도 “국회 연수원 휴양콘도 전락”) 본래 취지인 국회의원, 보좌관, 국회직원들의 업무에 대한 교육연수 보다는 주로 휴양목적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점이 지금은 고쳐졌는지 알아보기 위해 정보공개센터는 지난해 강화 연수원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정보공개를 청구해 봤습니다.
지난해 강화 연수원의 총 사용 건수는 총 582건, 3,638명이 연수원을 다녀갔습니다. 그런데 이 중 96% 가량인 561건, 3,320명은 가족모임과 휴양 목적의 방문이었습니다. 교육 및 연수 목적의 방문은 21건, 318명에 불과했습니다. 국회의 연수원 사용 행태는 개선되기는 커녕 아예 강화 연수원은 국회직원들의 휴양소로 자리매김 된 모양새 입니다.
현재 강화 연수원의 쓰임새가 이런 실정임에도 국회는 대규모 예산을 들여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에 국회 연수원을 신규건립하고 있습니다.
새로 지어지게 되는 고성 연수원은 총 부지면적 129,413평으로 강화 연수원 규모의 10배에 가깝고 2016년까지 지출되는 건립예산은 총 430억원 가량으로 강화 연수원의 30배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지난해에 이미 30억원의 기본설계비가 배정되어 지출된 상태입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국회사무처가 제출한 고성 연수원 사업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며 총 사업비 336억원 규모로 축소할 것을 요구하며 올해 국회사무처의 요청 예산 23억 400만원 중 8억 5200만원만을 편성한 상태입니다.
현재 앞서 건립된 강화 연수원이 교육연수의 목적으로 활발하게 사용되지 못하는 것은 대부분 교육과 세미나, 토론회가 국회 내 연수원과 국회의원 회관 세미나실과 회의실에서 열리기 때문입니다. 일정이 분주한 국회의원, 보좌관, 국회직원들이 먼 곳에 있는 연수원까지 빈번하게 방문해가며 교육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강원도 고성에 연수원이 새로 지어지면 연수원을 활용한 교육연수가 갑자기 활발하게 이루어 질 수 있을까요? 국회는 보다 넓고 호화로운 제2의 국회전용 호화콘도를 짓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국회가 정말 필요한 곳에, 적절한 세금을 쓰고 있는지 냉철한 판단과 비판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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