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활동/활동소식

전국 67개 검찰청 특수활동비 검증결과 발표

opengirok 2023. 9. 14. 14:22

정보공개센터는 검찰의 특수활동비를 비롯한 검찰예산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및 검증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1시 30분에는 함께하는 검증취재단과 함께  전국 67개 지검지청에 대한  특수활동비 집행내역 검증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자세한 것은 아래 내용을 참고해주세요. 


9/14(목) 오후 1시 30분 전국 67개 검찰청 특수활동비 검증결과 발표 기자회견



장소 : 뉴스타파 1층 마당
주최 : 검찰예산 검증 공동취재단(세금도둑잡아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함께하는시민행동, 뉴스타파, 경남도민일보, 뉴스민, 뉴스하다, 충청리뷰, 부산MBC)


한동훈 장관이 폐기됐다던 자료가 부산지검과 2개지청, 광주지검 등에서 존재

일부에서는 회식비, 공기청정기 렌탈비, 기념사진비용 등으로 썼다는 정황 드러나

‘퇴임 전 몰아쓰기’ 같은 새로운 행태 발견
 
특활비 성격에 맞지 않는 정기지급, 비수사부서 지급도 포착


1. 경과 
- 2023년 9월 14일(목) 오후 1시 30분, 서울 충무로 뉴스타파함께센터 지하 1층 리영희 홀에서 ‘검찰예산 검증 공동취재단’(세금도둑잡아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함께하는 시민행동, 뉴스타파, 경남도민일보, 뉴스민, 뉴스하다, 충청리뷰, 부산MBC)은 전국 67개 고검, 지검, 지청에서 사용한 특수활동비에 대한 검증 결과를 발표했다. 
- 이번 검증을 위해 구성된 검찰예산 검증 공동취재단은 지난 7월 이후 전국 67개 검찰청으로부터 특수활동비 등 검찰예산 자료를 수령하여 검증 작업을 해 왔다. 
  이번에 공동취재단에 합류한 5개 지역언론사들은 역할을 나눠서, 대구/경북지역은 뉴스민이, 경남지역은 경남도민일보가, 부산지역은 부산MBC가, 충북지역은 충청리뷰가, 인천/부천지역은 뉴스하다가 맡아서 자료수령과 검증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리고 나머지 지역은 뉴스타파가 맡아서 자료수령과 검증을 해 왔다. 그 결과, 1차로 특수활동비에 대한 검증결과를 9/14에 발표하게 된 것이다. 

2. 자료 불법폐기에 관한 한동훈 장관의 엉터리 해명 :  폐기됐다던 2017년 1월부터 8월까지 특수활동비 자료 일부 발견, 반면에 2017년 9월 이후에도 자료없는 곳도 있어

1) 자료를 수령한 56개 검찰청 중에서 14개 검찰청에는 2017년 1월 – 8월까지 자료가 존재
- 현재는 67개 고검, 지검, 지청이 있지만, 2017년 당시에는 65개였다. 그 중에서 아직 자료를 수령하지 못한 9개 검찰청(추후 수령예정)을 제외한 56개 검찰청의 특수활동비 자료를 수령해서 확인한 결과, 42개 검찰청의 경우에는 2017년 1월부터 8월까지 특수활동비 집행 관련 자료가 없었다. 불법적으로 폐기된 것이다. 
- 그러나 56개 검찰청중 14개 검찰청의 경우에는 2017년 1월부터 8월까지 자료가 전체기간 또는 일부기간동안 존재했다. 대표적으로 부산지검과 부산지검 동부/서부지청, 광주지검, 광주지검 장흥지청의 5개 검찰청의 경우에는 2017년 1월부터 8월까지 전체 기간동안 자료가 부실하게나마 존재했다. 

<2017년 특활비 기록 검수 결과>
 
65개 가운데 
9개 : 미수령

분석 대상인 나머지 56개 중

42개: 2017.1~8월 기록 부존재

5개 : 2017.1~8월 기록 전부 존재

9개 : 2017.1~8월 기록 일부 존재

- 광주지검의 경우 특수활동비 출납내역을 기록한 장부가 있었다. 그러나 이 장부의 지출 기록이 사실인지 확인할 수 있는 영수증 등의 증빙 자료는 단 한 장도 남아 있지 않았다. 
- 또한 부산MBC가 확인한 결과, 부산지검의 경우에도 2017년 1월부터 8월까지 지출내역 장부는 존재했다. 다만, 기획재정부와 감사원지침에 따라 특수활동비를 수령한 사람이 남겨야 하는 현금수령증(영수증)이나 집행내역확인서는 없었다. 


2) 4개 검찰청의 경우 2017년 9월 이후 자료도 없어
- 반면에 대구지검 서부지청, 김천지청, 상주지청, 광주지검 해남지청 등 4개 검찰청은 2017년 1년 치 특활비 증빙 기록이 모두 폐기된 것으로 파악됐다. 
- 뉴스민이 자료를 수령한 대구지검 서부지청과 김천지청, 상주지청의 경우에는 2017년 1년동안 특수활동비 자료가 통째로 없었고, 광주지검 해남지청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 지난 6월 23일 이후 검찰과 법무부, 한동훈 장관은 ‘2017년 9월 이후에는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는 입장을 반복했지만, 실제로는 그 이후에도 부실하게 관리되었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또한 이미 발표한 것처럼 대검찰청의 경우에도 2017년 9월부터 12월까지 2억원 가까운 금액에 대한 현금수령증(영수증)이 없는 상황이다. 


3) 한동훈 장관의 오락가락ㆍ엉터리 해명의 문제점 
- 이미 여러 차례 밝힌 것처럼, 특수활동비 자료를 불법폐기한 것은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야 할 범죄행위이다. 설사 그런 지침이 있었다고 해도 범죄인 점에는 변함이 없다. 절도를 해도 된다는 지침이 있었다고 해서, 절도행위가 범죄가 아닐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법정형으로 보면, 기록물 무단폐기가 절도죄(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보다 높은 범죄이다. 
- 그런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검찰 조직내부에서 이뤄진 범죄행위에 대해 수사나 감찰을 하기는커녕, 이를 비호하고 있다. 또한 해명도 오락가락하고 있다. 7월 26일 국회 법사위에서는 ‘2개월마다 자료를 폐기하게 되는 게 오히려 원칙’이었다고 발언했다. 언론들은 이런 지침이나 규정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지난 8월 10일 시민단체들과 뉴스타파가 공개한 검찰 내부 문건을 보면, 오히려 검찰도 예산회계서류의 보존연한이 5년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내용만 있고, ‘2개월에 1번 폐기’에 관한 내용은 전혀 없었다. 그리고 그 후 한동훈 장관은 말을 바꿔서, 8월 21일 국회 법사위에서는 ‘지침이라기 보다는 그 당시 상황에서 교육할 때 월별로 폐기하는 관행이 있었다’고 했다. 

 

- 그러나 이번 검증과정에서 드러난 것처럼, 상당수 일선 검찰청은 2017년 8월 이전의 자료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들 검찰청들은 한동훈 장관이 주장하는 ‘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것인지? 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또한 교육자료에서 범죄를 저지르라고 했다면, 도대체 언제, 어떤 성격의 교육에서 그런 내용의 교육이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범죄를 저지르라고 하는 ‘범죄교육’이 이뤄졌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 뿐만 아니라 한동훈 장관의 해명과는 달리 2017년 9월 이후에도 현금수령증이 없는 등 특수활동비 집행 관련 자료가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었던 경우에 대해서도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3. 특수활동비 부정사용 사례
- 기획재정부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르면, 특수활동비는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수사, 기타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이며, 특수활동 실제 수행자에게 필요시기에 따라 지급
하여야 하는 예산이다. 그런데 이번 검증과정에서 회식비와 격려금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고, 공기청정기 렌탈비, 기념사진비용으로 사용된 사례도 확인됐다. 

1) 회식비, 격려금으로 사용한다는 진술
이번에 특수활동비 집행 서류를 수령하는 과정에서 검찰청 담당자들로부터 아래와 같은 충격적인 진술을 들을 수 있었다. 특수활동비를 회식비나 격려금 명목으로 사용한다는 얘기였다. 이는 자료를 수령하는 과정에서 나온 얘기이므로, 매우 신빙성이 높은 진술이라고 할 수 있다. 

A지검 관계자  

“보통의 경우에는 방(검사실) 회식하거나 그런 데에 쓰시죠”

B지청 관계자 

특수활동비, 국·과장님한테 나눠서 격려금 형식으로도 사용할 수도 있고...” 

2) 공기청정기 렌탈비와 전출 기념사진비용로 사용
- 광주지방검찰청 소속 장흥지청은 검사실 두 곳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고 2020년 6월부터 2021년 1월까지, 8개월간 매달 69,800원씩 총 55만 8,400원의 렌탈비를 특수활동비에서 지출했다. 장흥지청은 2022년 3월 3일, ‘기념 사진’ 명목으로 10만 원의 특활비를 지출했다. 이 기념 사진은 지청장 등 검찰 간부들의 전출 등 기념 사진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사례는 특수활동비를 기밀이 요구되는 수사활동이 아닌 곳에 부정사용한 사례이며, 검찰조직이 특수활동비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와 같은 사례가 또다른 곳에서는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4. 퇴임전 몰아쓰기, 비수사부서 지급, 정기지급 등 특수활동비 용도에 맞지 않는 사례 다수 발견

1) 퇴임전 몰아쓰기
- 여러 곳에서 지검장 퇴임 직전에 특수활동비를 몰아쓴 사례들이 발견됐다. 퇴임을 앞둔 지검장이 갑자기 기밀수사를 몰아서 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는 특수활동비의 용도에 맞지 않는 지출로 판단된다. 

- 사례 : 송인택 전 지검장은 2017년 8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전주지검장을, 2018년 6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울산지검장을 지냈다. 그리고 2019년 7월 19일 울산지검장을 끝으로 검사 생활을 마무리했다. 그런데 송 전 지검장이 울산지검에서 퇴임을 앞두고 집행한 특활비 지출 내역을 보면, 2019년 7월 1일~18일까지, 18일동안 1,900만 원의 특활비를 쓴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7월 8일 하루동안 17명에게 특활비를 줬는데, 1명이 400만 원, 8명이 100만 원, 3명이 50만 원, 5명이 20만 원을 각각 받았다. 이렇게 7월 8일 하루에 지급된 특활비 총액은 1,450만 원이다. 이는 울산지검이 2019년 1~6월까지 쓴 특활비 총액 1,040만 원보다 많은 액수다. 검찰을 떠나기로 결심한 송 전 지검장이 갑자기 기밀 수사에 필요한 특활비를 한꺼번에 몰아 쓴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특수활동비의 용도에 맞지 않는 지출이 아닌지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한편 송인택 전 지검장은 2018년 6월 전주지검장에서 울산지검장으로 이임하면서도, 전주지검의 특수활동비를 몰아쓴 것으로 확인됐다. 전주지검은 2018년 5월에는 220만원의 특수활동비를 집행했는데, 6월에는 2,198만원을 집행했다. 특히 6월 18일~19일 이틀간, 송 전 지검장은 18명에게 특수활동비 850만 원을 현금으로 돌렸다. 한 사람에 많게는 100만 원에서, 적게는 10만 원까지 특활비가 차등 지급됐다. 

- 사례(뉴스하다 취재) : 공상훈 전 인천지검장은 2018년 6월 21일 인천지검장을 끝으로 검사 생활을 마무리했다. 그런데 그는 퇴임한 달인 2018년 6월에 4,179만 원의 특수활동비를 썼다 이다. 2018년 1~5월 그가 쓴 특활비가 6,334만 5천원인것과 비교하면 6월에만 앞선 5개월치 특수활동비의 67%를 쓴 것이다. 특히 그는 퇴임을 앞두고 6월 14일부터 20일까지 일주일 동안 3,826만 4천원을 몰아썼다.
사례(뉴스민 취재) : 노승권 전 대구지검장 시절인 2018년 6월에 대구지검이 쓴 특활비 4,114만 원 중 대부분인 약 3,966만 원이 6월 21일까지 사용됐다. 특히 고위 검사 인사가 발표된 6월 19일 1,000만 원 1명을 포함해 4명에게 1,460만 원이 나갔고, 20일엔 390만 원이 9명에게 지급됐다. 21일에도 500만 원 1명을 포함해 5명에게 975만 원이 지급됐다.

2) 비수사부서 지급
- 특수활동비는 기밀이 요구되는 수사활동에 직접 사용해야 하는 예산이다. 그런데 총무과, 총무팀처럼 수사와 무관한 부서에도 특수활동비가 지급된 사례들이 드러났다. 이는 특수활동비의 용도에 벗어난 지출로 보인다.

- 사례 : 지난 2018년 6월 전주지검에서 총 11차례에 걸쳐서 250만원이 총무과, 사건과, 집행과 등 비수사부서 직원들에게 집행되었다. 
  예를 들면 6월 18일 총무과 직원 두 사람에게 각각 10만 원과 20만 원이 지급됐다. 그 이틀뒤인 6월 20일에는 총무과장에게 40만 원, 또 다른 총무과 직원에게 20만 원의 특수활동비가 지급됐다. 총무과는 “인사관리, 문서관리, 물품관리, 도서관리, 예산운영, 국유재산관리, 압수금품의 보관 · 관리에 관한 사항을 처리”하는 비수사부서인데, 기밀이 요구되는 수사활동에 사용해야 하는 특수활동비가 건네진 것은 특수활동비의 용도를 벗어난 지출로 보인다. 

전주지검의 경우 2018년 6월 18일 사건과에도 4건, 85만 원이 집행됐고, 집행과에도 3건, 75만 원의 특활비가 지급됐다. 사건과의 업무가 “사건의 접수 및 처리, 진정·내사사건의 처리, 통계, 영장, 압수금품의 접수·처리에 관한 사항을 처리”, 집행과의 업무가 “형의 집행, 수형통지 및 수형인명부, 판결원본 및 사건기록의 보존·관리에 관한 사항을 처리”하는 것으로 보아, 이것 역시 기밀이 요구되는 수사활동에 썼다고 보기 어렵다.

전주지검측은 ‘총무과 직원도 압수수색에 동행하는 경우가 있다’는 식으로 해명하나, 설사 압수수색에 동행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도 그것을 특수활동비의 용도인 “기밀이 요구되는 수사활동”으로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2018년 6월은 송인택 전 지검장이 전주지검에서 울산지검으로 이임하면서 특수활동비를 몰아쓰던 때이므로, 지검장이 전출가면서 특수활동비를 나눠준 것으로 보인다. 

- 사례 : 대전지검 논산지청의 경우에도 2021년 10월 19일 18만 원. 11월 10일 10만 원, 12월 6일 16만 8천원의 특수활동비가 총무팀장에게 지급됐는데, 이것 역시 특수활동비의 용도에 맞게 사용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총무팀장 외에 사건팀장, 자유형집행팀장 등도 특수활동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되는데, 이런 사례들은 특수활동비의 용도에 맞는 지출로 보기 어렵다. 

3) 정기지급
- 특수활동비는 기밀이 요구되는 수사활동에 직접 사용해야 하는데도, 정기적으로 각 부서에 배분한 것으로 보이는 사례들이 발견됐다. 
사례(뉴스민 취재) : 2017년 4월 발생했던 ‘이영렬 돈봉투 만찬 사건’의 참석자중 한 사람이었던 노승권 전 대구지검장(돈봉투 만찬 당시에는 서울중앙지검 1차장) 시절인 2017년 9월부터 2018년 6월 사이에 대구지검이 집행한  특수활동비(특활비) 지출내역기록부와 증빙자료를 보면, 일정금액을 정기적으로 배분한 패턴이 드러난다. 

매월 9건이 집행됐는데, 2017년 9월부터 12월 사이에는 450만 원, 90만 원, 50만 원, 30만 원, 40만 원, 135만 원, 25만 원, 20만 원, 10만원 순으로 이어지고, 2018년 1월부터 6월 사이에는 450만 원, 70만 원, 35만 원, 20만 원, 30만 원, 100만 원, 20만 원, 15만 원, 10만 원 순으로 이어진다. 마치 매월 공과금이 빠져나가듯 규칙적인 특수활동비 고정지출이다. 특수활동비를 정기적으로 각 부서에 배분한 것이 의심되는 지출이다. 그러나 특수활동비는 기획재정부 지침상 특수활동 실제 수행자에게 필요시기에 따라 지급하여야 하는 예산이므로, 정기적으로 나눠주는 것은 특수활동비의 용도에 맞지 않는 집행으로 볼 수 있다. 


4) 연말 몰아쓰기 
- 2017년 12월 대검찰청은 성탄절 다음날인 26일 4억 1,000만 원을 전국 63개 검찰청에 배분했다. 월초에 각 지방검찰청에 정기배분을 한 후에 1번 더 ‘13월의 특수활동비’처럼 추가 배분을 한 것이다. 연말에 남은 예산을 몰아쓴 행태로 보인다. 그런데 대검찰청에서 드러났던 연말에 남은 특수활동비를 몰아쓰기하는 행태가 지방검찰청에서도 나타났다. 그러나 연말에 갑자기 기밀이 요구되는 수사활동이 증가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특수활동비를 연말에 몰아쓰는 것은 특수활동비의 용도에 맞지 않는 지출로 판단된다. 

- 사례(뉴스민 취재) : 노승권 전 대구지검장 시절인 2017년 12월에 약 6,336만 원으로 가장 많은 특활비가 사용됐다. 특히 2017년 12월 27일 하루에 2,000만 원 가량의 특수활동비가 20명에게 전달되었다.

- 사례(뉴스하다 취재) : 공상훈 전 인천지검장은 임기 시작 직후인 2017년 8월부터 2018년 6월 20일까지 2억 4,423만 3천 350원을 집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2017년 마지막 달인 12월에 지출한 특활비는 5,416만 7천 300원이다. 12월 사용금액은 취임 후 3개월(8~10월) 간 쓴 특활비 4,588만 4천 900원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다. 12월 26일 하루에만 2천50만원(21건)을 쓰는 등 연말 몰아쓰기 행태로 보인다. 또 12월 20일에는 501만8천 원(2건), 22일 637만1천300원(4건) 등 12월에는 200만~300만 원 등 단위 고액 지출이 눈에 띈다.

- 송인택 전 지검장은 전주지검장 시절인 2017년 9월~2018년 6월, 1억 1,100만 원가량의 특활비를 집행했다. 이 중, 가장 많이 특활비가 쓰인 달은 연말인 2017년 12월이다. 12월 한 달 동안 2,943만여 원을 썼다. 특히 2017년 마지막 근무일인 12월 29일 금요일, 47만 2500원을 지출하는 등 연말을 맞아 백 원 단위까지 남김 없이 예산을 ‘털어’ 썼다. 
  송인택 전 지검장은 울산지검 시절에도 연말에 특수활동비를 몰아쓴 정황이 보인다. 그는 2018년 12월 한 달 동안 모두 14명에게 1,975만 원을 썼다. 이는 직전 울산지검의 5개월간(7월~11월) 특활비 지출 총액 2,072만 원과 비슷한 액수다. 

5. 국정조사, 특별검사 도입, 내년 검찰 특수활동비 예산 폐지 또는 대폭 삭감 필요
 

 앞서 살펴본 것처럼, 전국 67개 검찰청이 집행한 특수활동비에서도 수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첫째, 다수의 일선검찰청에서도 자료가 불법적으로 폐기됐다. 현재까지 자료를 수령한 56개 검찰청 중에 42개 검찰청에서 2017년 1월 – 8월의 특수활동비 자료가 전부 폐기되었고, 그 중 4개 검찰청에서는 2017년 12월까지의 특수활동비 자료가 전부 폐기됐다. 이는 명백한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이다. 그리고 공소시효가 1년 남짓 남은 상태이므로 신속한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폐기의 시기와 경위에 대해서도 수사를 통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부산지검과 지청, 광주지검처럼 일부 검찰청에서는 2017년 1월 – 8월까지의 특수활동비 집행관련 자료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볼 때, 한동훈 장관과 검찰이 주장하는 것처럼 ‘불법적인 폐기 관행’이 있었는지도 불분명하다. 또한 한동훈 장관이 국회에서 발언한 ‘교육’ 내지 ‘교육자료’의 실체도 확인이 필요하다. 실제로 그런 교육이 있었다면, 범죄를 저지르라는 ‘범죄교육’을 한 셈인데, 언제 누구의 지시로 그런 ‘범죄교육’을 한 것인지는 수사를 통해서 밝혀져야 한다. 

둘째, 특수활동비의 용도에 맞지 않는 수많은 부정사용, 세금오ㆍ남용 사례들이 발견됐다. 회식비로 사용한 정황, 공기청정기 렌탈비, 기념사진비용 등으로 사용한 사례가 드러났다. 이는 명백한 불법이다. 
또한 퇴임전 몰아쓰기, 비수사부서 지급, 정기지급, 연말 몰아쓰기, 명절떡값 등은 특수활동비의 용도에 맞는 지출로 보기 어렵다. 그러나 이번 검증을 통해 밝혀진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언론과 시민단체들이 집행명목과 수령인 등이 가려진 상태에서 짧은 기간동안 검증을 해도 이런 부정사례와 세금오ㆍ남용들이 숱하게 나왔다면, 제대로 된 수사나 감찰을 하면 부정사례들이 더 많이 나올 것이다. 
특수활동비를 ‘기밀이 요구되는 수사’와 무관하게 사용한 것은 업무상 횡령죄에 해당할 수 있다. 검찰의 특수활동비 집행실태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가 필요하다. 

셋째, 검찰의 경우 특수활동비의 존재이유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들을 보면, 검찰 특수활동비는 폐지 또는 대폭 삭감되어야 한다. 수사에 필요한 경비가 있다면 특정업무경비로 항목을 전환해서 사용하고, 정부구매카드 사용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지금까지 드러난 실태를 보면, 기밀이 요구되는 수사활동에 실제로 사용되는 금액이 얼마나 될지 의심스럽다. 국민세금을 자기들끼리 현금으로 펑펑쓰기 위해 특수활동비가 필요하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상황이다. 당장 내년도 검찰 특수활동비부터 폐지 또는 대폭 삭감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제는 국회가 나서야 한다. 자료 불법폐기, 특수활동비 부정사용 및 세금오ㆍ남용, 정보공개소송과정에서의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 진상규명과 수사가 필요한 불법혐의가 숱하게 존재하는 상황이다.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도입은 국회의 몫이다. 
   또한 내년도 예산심의시에 검찰 특수활동비 예산을 폐지 또는 대폭 삭감시키는 것도 국회가 해야 할 책무이다. 다시 한번 국회가 제 역할을 할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