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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동 칼럼

청년고용 법 조항 보니 한숨 나오네

필자가 일하고 있는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에서 새로운 상근활동가 한 명을 채용하기로 하고 공채를 진행하고 있다. 다른 직장에 비해 급여도 많지 않고, 복지혜택도 별로 없는 열악한 조건이라 응시 자체를 하는 이가 적지 않을까 걱정이었다. 하지만 서류 응시기간이 끝난 후 우리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예상을 뛰어넘는 인원이 지원했을 뿐만 아니라, 엄청난 스펙과 뛰어난 재능을 자랑하는 지원자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공채를 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기쁜 일이지만 반면 매우 씁쓸한 현실이기도 하다. 청년들의 팍팍한 현실을 방증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들의 고용 촉진을 위해 정부 스스로 채용시장을 파격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사진은 지난 2월 19일 노원구청에서 열린 ‘현장채용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직정보를 보고 있는 행사 참가자들. | 홍도은 기자



통계청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03년 청년 고용률(15∼29세)이 평균 44.4%였지만 2012년 10월 현재 39.4%로 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청년실업의 고착화는 개인적으로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성장잠재력 저하 등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그러면 왜 이런 문제가 지속되는 것일까?


우선 국회의 입법태도와 공기업으로 대표되는 공공기관들의 안이한 인식 때문이다. 2010년 10월 시행된 청년고용촉진 특별법에는 황당한 법조항이 있다. 5조에는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의 장은 매년 각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 정원의 100분의 3 이상씩 청년 미취업자를 고용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 항에서 ‘노력하여야’ 한다는 규정만 빼면 완벽한 법조항이지만 역설적이게도 ‘노력’이란 단어는 법률 자체를 모호하게 만들어버렸다. 소위 말하는 훈시규정으로 제정해놓은 것이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에서는 ‘노력’이라도 얼마나 했는지 2012년 고용노동부에 전국 공공기관에 청년고용 통계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해보았다. 공개 결과 2010년의 경우 정부 공공기관 267곳과 지방공기업 127곳 중 청년의무고용을 한 명도 하지 않은 곳은 정부 공공기관 23곳, 지방공기업 32곳이었다.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대구도시철도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규모가 큰 공기업에서 여전히 청년고용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에서는 ‘노력하여야 한다’고 훈시규정을 만들고, 일선 공기업들은 그 ‘노력’조차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법에서는 고용노동부 장관이 청년 미취업자 채용 실적이 부진한 공공기관 및 지방공기업에 대해 청년 미취업자 고용을 확대하여줄 것을 요청해야 하지만, 이조차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러니 일반 사기업의 현실은 말할 것도 없다. 대통령 선거 당시 문재인 후보 측에서는 300명이 고용된 대기업 및 공기업 3% 청년 의무고용 공약을 발표했지만 대기업에서는 노골적으로 불만을 제기한 적도 있다. 최근 20대 청년층의 우울증과 자살률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심각하게 병들어 있음을 입증한다.


이를 막기 위해 박근혜 정부는 청년들의 고용 촉진을 위해 정부 스스로 채용시장을 파격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또한 대기업들의 청년 고용을 의무화하고, 중소기업에도 청년 고용을 지속하는 기업에는 정부 차원에서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청년이 한숨짓는 사회는 미래가 없다.


전진한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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