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2011년 정보공개율 겨우 24%
어제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은 대선공약 1호로 “정부 3.0”을 이야기 했습니다. 정보의 공개를 통한 공유와 소통, 협력이 정부 운영의 핵심가치가 되게 하겠다는 것이죠.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박원순 시장이 소통, 협력, 참여의 열린시정 2.0이라며 정부2.0과 관련한 공약을 내기도 했습니다.
관련 글 보기 : 열린시정: 소통, 협력, 참여의 열린시정 2.0
정치권에서도 금방 알 수 있듯이 지금 화두는 GOV2.0입니다. 일부 공공기관에서 정부 2.0에 대한 모델을 구상하고 있고, 시민사회와 학계 등에서도 오랫동안 정부 2.0에 대해 연구와 논의를 해 왔습니다.
정보공개센터도 여기에 함께 해 왔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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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민간과 공공영역 각계의 사람들과 모여 이야기 하다보면 늘 부딪히게 되는 장벽이 있습니다. 책상에서, 온라인에서, 머릿속에서는 정부 2.0과 3.0을 이야기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1.0도 제대로 구현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보가 물처럼 막힘없이 공유되고 그것이 협력으로 이어지려면 먼저 정보의 공개가 잘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아직 일선공공기관에서는 공개와 공유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글파일 문서 하나 올려놓는게 공유인 줄 아는 경우도 있지요. 공공의 정보를 시민들에게 주는 걸 마치 제것 빼앗기는 양 여기는 공무원들도 일부 있습니다. 이런 일차적인게 해결되지 않는 한 정부2.0은 고사하고 정부 3.0은 요원할 뿐입니다.
대통령을 꿈꾸는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이 정부 3.0을 이야기 했으니, 지금 청와대에서는 정부 1.0의 수준이 어떤지 좀 알려드릴까 합니다.
대통령실 2011 정보공개처리대장
정부 1.0을 가장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건 바로 정보공개처리 현황이겠죠.
정보공개센터는 얼마 전 대통령실의 정보공개처리현황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해 봤습니다.
행정안전부 정보공개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처리한 정보공개청구 수는 322,018건입니다. 그리고 이 중 89.7%인 259,739건이 전부공개 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일일이 살펴봐야겠지만 통계상으로 봤을 때 이는 꽤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청와대는 어떨까요? 가장 최근인 2011년 정보공개처리대장을 살펴보면 한 해 동안 청와대가 처리한 정보공개 건 수는 83건입니다. 이는 타 행정기관에 비해서 매우 낮은 수치입니다. 이 중 공개현황은 20건으로 고작 24%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부분공개가 31건으로 37%, 정보부존재를 포함한 비공개가 32건(39%)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체 공공기관이 90%에 육박하는 공개율을 보이고 있는 때에 청와대는 그 1/3 수준에도 못미치는 24%라니.. 이 곳이 얼마나 불통의 기관인지 단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소통, 협력, 공유, 투명.. 참 좋은 말입니다. 그것이 구현되는 사회 역시 참 멋진 사회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구현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동안 기득권층의 전유물이었던 정보의 흐름을 시민들에게 놓아줘야 하고요. 정보독점의 최고봉인 자신들의 정보부터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정부 2.0은, 또 정부 3.0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닙니다.
오바마가 한다고, 박원순이 한다고, 박근혜가 공약으로 걸었다고, 또 세계의 흐름이 그렇다고 해서 금세 따라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현실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비전, 그리고 1.0부터 탄탄하게 자리잡히는 기반을 통해 정책이 사상누각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실에서 공개받은 2008년~2011년 정보공개처리대장을 첨부합니다. 참고하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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