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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동 칼럼

권력자의 투표보이콧은 '졸렬한 발상'일 뿐

                                                                                             정보공개센터 하승수 소장

김태환 도지사에 대한 주민소환투표가 8월 26일 실시된다. 그동안 주민소환제도에 대한 논란도 많았고, 오해도 많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주민소환제도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직접민주주의 제도라는 것이고, 우리 헌법재판소도 현재의 주민소환법(정식 명칭은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이 합헌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 최소한 헌법재판소 판단은 존중하자

헌법재판소는 주권자인 주민이 선출직 공직자를 통제하고 직접 참여하게 하는 주민소환제도가 ‘공익’적이라고 보았다. 또한 주민소환은 선거에 준하는 정치적 절차라고 보았다. 그리고 헌법재판소는 ‘독선적인 정책추진을 통제할 필요성 때문에 주민소환의 사유를 제한하지 않는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당연히 존중되어야 한다.

비록 국책사업이란 개념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그 추진과정이 비민주적이면 주민소환이 가능하다는 것이 헌법재판소 판례로부터 유추할 수 있는 결론이다. 따라서 이제 남은 것은 오로지 유권자들의 판단일 뿐이다.

그리고 특별자치도를 추구하고 있는 제주의 경우에는 주민소환제도에 대해 더욱 적극적이고 열린 생각을 가져야 한다. 2006년 7월 1일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할 때에 육지부에 앞서서 주민소환제도를 먼저 도입했었다. 왜 그렇게 했는지? 그 취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당시에는 주민소환제도와 같은 주민직접 참정제도가 특별자치를 실현하는 데 필수적으로 필요하다고 해서 도입했던 것이다. 따라서 특정인을 소환할 것인지 여부와는 별개로, 주민소환제도 자체에 대해서는 정치인들이나 공직자들 스스로 긍정적으로 사고할 필요가 있다.

# 청구 측과 대상자 모두 정정당당하게 임해야 한다

한편 주민소환제도가 선거에 준하는 정치절차인 이상, 투표참여는 유권자의 당연한 권리이다. 그리고 현행법상 주민소환투표는 투표율이 3분의1을 넘어야만 개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유권자들의 투표참여는 선거보다도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주민소환법에서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소환투표권자가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소환투표 대상자로서는 투표율이 3분의1에 미달하면 개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하여 투표율을 낮추는 전략을 택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소환투표대상자가 투표불참을 유도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지만(물론 소환투표 대상자가 아닌 다른 공무원이 투표불참을 유도ㆍ홍보하는 것은 당연히 불법이다), 정치적으로는 정당한 태도라고 할 수는 없다. 소환투표대상자도 아직 선출직 공직자인데, 다른 사람도 아닌 선거로 뽑힌 공직자가 투표불참을 유도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모든 정치인이나 공직자는 투표율을 높이려고 노력하는 것이 정상적인 행동일 것이다.

소환투표 대상자나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주민소환에 반대한다면 투표에 참여해서 반대의견을 표명하는 것이 원칙이다. 소환에 반대하는 의견이 다수이면 소환되지 않는 것이고, 그 결과는 누구든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이 진정으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는 길이다. 그렇지 않고 투표율을 낮추는 데에만 골몰한다면, 그것은 현행 제도의 허점을 이용하려는 졸렬한 발상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정정당당하게 유권자의 심판을 받는 것이 아니라, 법의 맹점을 이용하겠다는 편의적 태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거나 투표에의 보이콧은 본래 정치적으로 소외ㆍ배제된 사람들 또는 부당한 권력에 저항하려는 사람들이 그 의사를 표출하기 위한 예외적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스스로 권력을 쥐고 있었고 그 권력을 행사하다가 소환대상이 된 사람이 투표보이콧을 유도한다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 것이다.

# 선거관리위원회의 적극적 노력이 필요

   
▲ 하승수 교수
한편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선거관리위원회의 노력도 필요하다. 주민소환법 제5조 제2항에서는 “공무원·학생 또는 다른 사람에게 고용된 자가 ----- 투표를 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간은 보장되어야 하며, 이를 휴무 또는 휴업으로 보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선거관리위원회는 문서·도화·시설물·신문·방송 등의 방법으로 주민소환투표 참여·투표방법 그 밖에 주민소환투표에 관하여 필요한 계도·홍보를 실시하도록 의무화되어 있기도 하다.

이런 법규정의 취지를 생각한다면,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참여를 위한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일반 선거에서든 주민소환투표에서든 투표참여를 높이는 것은 선거관리위원회가 해야 할 당연한 의무이기 때문이다. 또한 주민소환투표의 공정성에 시비가 없도록 철저하게 투표관리를 하는 것도 선거관리위원회의 몫일 것이다. /하승수<제주대 교수, 변호사>

이글은 제주의 소리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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