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중앙대학교에 재학중인 김윤지님이 정보공개청구와 분석을 해서 보내준 내용을 참고로 작성되었습니다.
첨부하는 자료와 이미지 역시 모두 김윤지님께서 보내주신 자료입니다.
좋은 자료 보내주신 김윤지님. 고맙습니다 ^_^
노약자 석에 앉기 힘든 임산부들의 부담스러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진 임산부 배려석은 정부의 좋은 취지와는 달리, 그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욱이 임산부 배려석에는 통계적으로 일반 남성들이 더 많이 앉아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열차의 한 칸당 2석을 임산부석으로 지정하겠다”는 서울시의 말과는 달리 4호선의 일부 열차 내에는 그러한 정책이 반영되지 않은 채 없는 곳도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임산부 배려석에 남성들로 가득한 지하철 내의 모습)
<정보공개 청구내역>
(1) 1~4호선 운행 차량 수
(2) 1~4호선 임산부 엠블럼 부착수량
(3) 1~4호선 임산부 엠블럼 부착비용
(4) 1~4호선, 지하철 이용 임산부 민원사항(2013년)
(5) 5~8호선 운행 차량 수
(6) 5~8호선 임산부 엠블럼 부착수량
(7) 5~8호선 임산부 엠블럼 부착 비용
(8) 5~8호선, 지하철 이용 임산부 민원사항(2014년 1월~9월 말)
(9) 9호선 임산부 엠블럼 부착수량
2014년 10월 10일, 필자는 서울 메트로, 서울 도시 철도 공사, 서울 메트로9에 다음 9가지 항목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청했습니다. 메트로9과 같은 경우 민간 기업이라 직접 전화를 하여 엠블럼 부착수량을 알아냈습니다. (부착 비용은 비공개)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인식 조사
뉴스에 간략히 언급되고 있는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문제를 “실제 임산부들은 어떻게 생각하실까?”라는 궁금증을 가지고 임산부 커뮤니티인 ‘맘스홀릭 베이비’를 직접 방문해보았습니다. 맘스홀릭은 회원 수 220만 명에 달하는 대표적인 임산부 커뮤니티입니다.
역시나 큰 규모만큼이나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각종 항의 글들이 게시판에 빗발치고 있었습니다. 필자는 임산부들을 대상으로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간단한 설문조사를 하였습니다.
설문은 다음과 같은 7문항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객관식 문항 5개, 주관식 문항 2개.
총 95 명의 응답자들이 있었고, 그 중 중복 설문 3건을 제외한 92명의 응답을 받아냈습니다.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1~3번)
설문지 응답의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지하철 임산부석(노약자석을 제외한 엠블럼이 부착된 석을 지칭함)을 이용하는데 있어 불편함을 느낀 적이 있나요?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 92명 중 놀랍게도, 91명이 임산부 배려석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 수치는 99%에 가까운 비율로, 현재 시행되고 있는 임산부 배려석은 분명 문제가 있음을 현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2) 불편함을 느꼈다면 어떤 부분에서 느꼈는지? (1번 항목에 ‘예’ 라고 응답한 경우에만 / 3가지 모두 해당하는 경우, 기타 항목에 ‘모두 해당’ 기입!
▷ 임산부석의 위치: 1명
▷사람들의 비배려: 40명
▷임산부 여부 인식 불가: 28명
▷기타- 3가지 모두해당: 19명
사람들이 모두 폰을 보고 있다: 1명
조사 결과, 다양한 분포의 결과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비배려와 임산부 여부 인식 불가가 주된 원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임산부의 위치가 1명인데 반해 3가지 모두 해당 한다는 사람이 19명인 점을 미루어보아 어느 요소 하나 불편함으로 인식될 정도로 임산부 배려석에는 여러 문제 점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사람들의 비배려는 이렇듯 집단적으로 하나같이 폰을 사용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앙대학교 신문방속학부에 재학중인 변모군의 말에 의하면, “보통 임산부나 노약자들이 앞에 있으면, 비켜주곤 하는데 지하철에서 폰을 사용 하다 보면 앞에 누가 있는지 조차 모를 때가 많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동국대학교 체육교육과에 재학중인 이모군은 “솔직히 교통 노약자들이 오면 비켜주는 것이 예의지만, 가끔은 나조차도 너무 힘들 때는 애써 외면하기도 한다. 또 누가 임산부인지 잘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좌석에 앉은 모두가 폰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
여기서 문제는 초기 임산부의 경우입니다. 초기 임산부(임신 12주까지의 3개월간)들은 티가 안 나서 양보를 거의 못 받는 경우가 다 반수이고, 더욱이 임신 초기에는 태반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라서 유산의 위험이 더 높다고 합니다.
3) 현재 시행되고 있는 지하철 임산부석에 대한 홍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번 문항에서는 설문자 중 ‘9명이 만족한다, 91명이 불만족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 외에도 무응답자가 4명 있었습니다. 다수가 불만족하는 결과로 미루어볼 때 현재 시행되고 있는 지하철 기관의 홍보는 효과가 거의 없으며, 턱없이 부족함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홍보 현황
필자는 임산부들이 홍보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을 인지하고, 직접 1~9호선을 방문하여 각 기관들이 역사 혹은 지하철 내에 어떠한 홍보방식을 시행하고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1~4호선(서울 메트로에서 운영)>
- 1호선
1호선의 역사 내에는 임산부에 관련한 홍보가 전혀 이루어져 있지 않았습니다. 임산부에 관련한 게시물이나 포스터들을 도무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지하철 내의 경우, 임산부 홍보 배너가 임산부 배려석 좌석 바로 위에 있었고, 한 칸당 하나가 있었습니다. 역사 내와는 달리 조금이나마 홍보가 이루어져있었지만, 그것이 배려석에 앉은 일반인들이 홍보 배너를 볼 수 없는 위치에 부착되어있었습니다.
- 2호선
2호선 역사 내에는 1호선과 동일하게 임산부에 관련한 홍보가 전혀 없었습니다. 전체적으로 공익적인 광고보다는 상업적인 광고가 많이 배치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지하철 내의 경우, 임산부 홍보 배너조차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보시는 것과 임산부 배려석에 관한 홍보가 가장 심각했던 역이 바로 2호선이었습니다.
- 3호선
3호선 역시도 역사 내에 임산부에 관련한 홍보가 전혀 없었습니다. 게시판을 살펴보아도 임산부를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습니다.
지하철 내에는 임산부 홍보 배너들이 모두 부착되어 있었지만, 배너들이 눈에 띠지 않는 높은 위치에 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1호선과 비슷한 홍보 모습을 보였습니다.
- 4호선
4호선의 역사 내도 마찬가지로 임산부에 관련한 홍보가 없습니다. 이촌 역 같은 경우, 오히려 어린이를 위한 역이라는 컨셉으로, 어린이에 관련한 홍보 위주로 되어 있었습니다..
4호선 지하철의 경우, 임산부 홍보배너의 분포가 각기 달랐습니다. 어떤 열차를 타면 10량 통틀어 1~2개 정도만 있었고, 또 다른 열차를 타면 9개가 있기도 하였습니다. 다른 호선과는 달리 4호선은 홍보방식에서 통일되어 있지 않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4호선의 경우 뒤에서 더욱 심층적으로 다룰 예정)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4번)
4)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 대해 불만을 느낀 후 컴플레인(불만 접수)을 제기한 적이 있는가요?
▷예: 9명
▷아니요: 79명
▷무응답자: 4명
4번 응답을 살펴보면, 대다수 사람들은 불만을 느끼기는 해도 불만 접수를 대부분 한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커뮤니티에 게시된 후기 글 개수만 보아도 불만이 상당한 것을 알 수 있는데, 그에 반해 직접 기관에다가 항의하는 사람은 드물었습니다.
임산부 배려석 불만접수 유형 및 건수(정보공개 청구)
다음과 같이, 1번 문항의 결과(‘불편함을 느낀다’ 99%)와 다르게 현저히 적은 불만접수 건수를 볼 수 있습니다.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5번)
5) 위 항목에 ‘아니요’를 응답한 경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예를 들어, 불편함을 느꼈으나 번거러워서)
▷불만을 제기할 곳이 어딘지를 몰라서 : 14명
▷불만을 제기하기 귀찮아서 : 17명
▷제기해도 개선될지 의문이라서 : 19명
▷불만을 제기하면 여러 가지 이유로 불편해서(역무원의 곱지 않은 시선, 싸움 등) : 4명
▷현재의 임산부석은 의무(권리)가 아닌 배려라서: 3명
▷임신을 했다고 유난 떤다고 할까봐: 2명
▷ 불만을 접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몰라서: 2명
4번 문항의 의문점은 5번 문항을 통해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일단 임산부들이 항의를 하지 못한 이유는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는 사실과, 제기할 곳조차 몰랐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자유롭게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통해서만 불만을 제기한 것이었습니다. 또한 불만접수를 한다는 자체가 임산부들에게는 너무나 번거롭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껴도 이의 제기를 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큰 이유는, 대다수가 “불만을 제기해도 달라질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는 사람들의 인식차이라 불만을 토로해도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 밖에도 임산부 스스로가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여 불만 토로를 자제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6) 현재 배급되는 임산부 배려 가방 고리는 임산부 여부 인식 면 또는 사람들의 자발적 배려 면에서 효과적인가요? (배부 받은 적이 있는 사람만 응답)
보통 사람들은 임산부의 배가 나오지 않은 이상 임산부 여부를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각 지하철 기관들은 이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일종의 표식인 임산부 배려 가방 고리를 나누어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대안마저도 무용지물인 현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임산부 가방고리를 받았지만, 그 효과는 떨어진다고 답했습니다.
임산부 배려 가방고리의 실태
가방고리의 실효성에 대해 직접 실험할 수 없어, tbs 뉴스 영상의 일부를 인용하였습니다.
다음과 같이 설문지의 응답처럼, 가방고리는 의도와 다르게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설문조사’에 응답해주신 한 분의 임산부께서는 “임산부 배려 가방고리가 너무 약해서 잃어버리기 쉬워요, 튼튼하게 만들어주세요.” 라는 의견을 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이처럼 임산부 배려 가방고리는 내구성과 기능성 면에서 취약점이 있습니다.
임산부 배려석
임산부 배려석 엠블럼이란?
임산부 배려석은 열차 1칸당 중앙에 위치한 7자리 중 양 끝 2석에 지정됩니다. 승객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좌석 위쪽에 가로 세로 길이 30cm의 엠블럼이 부착됩니다.
임산부 배려석 엠블럼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
정보공개 청구에 의해서 공개된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자료를 살펴보면, 1~9호선 모두 정책(량당 2장)에 따라, 모든 칸에 엠블럼이 부착되었다고 공지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임산부 엠블럼 부착 사업은 전액 보건복지부의 예산을 통해 실시되고 있었습니다.
임산부 배려석 및 엠블럼에 현장조사 실시
정보공개 청구 건을 바탕으로 현장으로 직접 나가 진위 여부 및 실태를 파악해 보았습니다.
- 서울시 1~9호선 열차를 무작위로 타서 하나하나 체크한 사항
1)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성비 파악
먼저,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사람들을 알아보기로 하였습니다. ”과연 임산부 배려석에는 실제로 몇 명의 임산부들이 앉아있을까? 하는 의문점으로 현장 답사를 해보았습니다. 방법은 1~9호선 열차를 무작위로 하나씩 타서 열차의 첫 량부터 끝 량 까지 앉아있는 사람들의 성비를 체크하는 것입니다. 분류 기준은 일반 남성, 여성, 노인, 어린이. 임산부 총 5가지의 기준으로 나누어보았습니다. 이 조사는 임산부 배려석의 실효성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것입니다.
확인 결과, 임산부 배려석에는 여자가 아닌 남자들이 더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임산부 배려석의 이름이 무색하게 153명 중의 인원 중 임산부는 단 한 명이었습니다. 임산부들이 앉지 않은 ‘임산부 배려석’이라는 모순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정보공개 청구 건을 바탕으로 현장으로 직접 나가 진위 여부 및 실태를 파악해 보았습니다.
2) 임산부 배려석 엠블럼 개수 파악
다음으로 임산부 엠블럼 개수를 파악해보았습니다. 정보 공개 청구에서 받은 자료대로 정말 모든 열차 칸에 2개씩 부착되어 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방법은 1)과 동일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조사 결과, 1호선 · 2호선 · 3호선 · 5호선 · 6호선 · 7호선 · 8호선 · 9호선은 규정(량 당 2개의 엠블럼 부착)대로 모두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4호선에 있었습니다.
정보 공개 청구에 따르면, 1~4호선 운행 차량 수는 총 1954량.
엠블럼 부착수량은 1954량 x 2 = 3,908개로 모두 부착되어 있다고 공시되어있습니다.
조사 결과 그것은 거짓으로 드러났습니다. 4호선 열차를 두 번 탑승시도 하여 얻은 결과에 따르면, 첫 번째 열차는 7개. 두 번째 열차는 20개라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규정대로 라면 총 10량인 4호선 열차는 칸 마다 2개씩 부착한다면 20개의 엠블럼이 붙어 있어야 합니다. 이 규정을 지키지 않은 열차도 있는 것입니다. (1~2량: 3개 , 9~10량: 4개 식으로 열차의 앞 뒤만 부착) 혹시나 오류였을까 하는 마음에 몇 번이고 다시 탑승해 보았지만, 결과는 역시 같았습니다.
즉, 4호선 열차는 규정을 지키지 않고 있으며, 열차마다 상이한 개수의 엠블럼이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일부 4호선 열차에 엠블럼이 없는 모습 증거 자료)
3) 임산부 배려석 위치 파악
다음으로 임산부 배려석의 위치를 파악해보았습니다. 서울시는 “임산부 배려석은 열차 1칸당 중앙에 위치한 7자리 중 양 끝 2석에 지정된다.” 고 밝혔습니다. 모든 호선의 임산부 배려석 위치는 동일하게 되어있을까? 라는 궁금중을 가지고 자리 위치를 점검해보았습니다.
1~4호선의 임산부 배려석 배치 상황
- 1~2호선 : 왼쪽 편 노약자석 바로 옆 일반석 가장자리 2석에 배치.
- 3호선: 가장 중심부 일반석 가장자리 2석
- 4호선: (엠블럼이 모두 부착된 열차의 경우)
왼쪽 편 노약자석 바로 옆 일반석 가장자리 2석(1~2호선과 동일)
(엠블럼이 20개 중 7개만 부착된 열차의 경우)
라인이 일정하지 않고 뒤죽박죽으로 배치, 처음과 끝 량 부분에만 존재.
1량: 왼쪽 편 노약자석 바로 옆 일반석 가장자리 중 1석
2량: 위치는 동일하나 건너편 좌석 라인에 위치(2석)
9~10량: 2량과 동일한 라인이고, 왼쪽 편 노약자석 바로 옆
일반석 가장자리 2석
1~3호선은 위치는 상이하나, 각 호선마다 통일된 좌석 위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4호선의 경우는 열차마다 엠블럼 스티커의 수 뿐만 아니라 좌석의 배치도 다름을 볼 수 있습니다.
5~8호선의 임산부 배려석 배치 상황
5~8호선 모두 임산부 배려석의 위치는 가장 중앙부 일반석 가장자리 2석이며, 라인도 동일한 선상에 위치하여 있음.
5~8호선 열차는 임산부의 배려석 위치뿐만 아니라 동일선상의 라인에 배치되어 있는 통일적인 좌석 배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9호선의 임산부 배려석 배치 상황
9호선 모두 임산부 배려석의 위치는 가장 중앙부 일반석 가장자리 2석이며, 라인도 동일한 선상에 위치하여 있음.
9호선 열차 또한 임산부의 배려석 위치뿐만 아니라 동일선상의 라인에 배치되어 있는 통일적인 좌석 배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5~8호선의 좌석배치와 동일)
결론적으로 이렇게 상이한 좌석 배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임산부들의 불편함과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일반인의 경우 자리를 양보하려고 해도, 임산부 배려석의 위치조차 인지하고 있지 못하니 ‘자신이 어디에 앉아있는지 조차도 모르는 실정’입니다.
실제로 친구들에게 임산부 배려석에 대해 아냐고 묻자, “지나가다가 본적은 있는데,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는 잘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조사를 하면서 재미있는 사항을 하나 발견했는데요?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가장자리를 찾아 앉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옆 사람과 떨어져 앉으려는 행위 또는 가장자리가 기댈 곳이 있기 때문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하필 두 사진처럼 골라 앉은 곳이 바로 임산부 배려석이 위치한 자리입니다. 사람들이 악의적으로 일부러 찾아 앉은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해볼 때, 필시 현재 배치되어 있는 임산부 배려석의 위치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임산부 배려석 및 엠블럼은 예산낭비?
설문조사와 직접조사의 과정을 거쳐, 임산부 배려석이 취지에 맞지 않게 전혀 실효성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무용지물인 임산부 엠블럼 스티커 석을 만드는데 얼마의 비용이 들었을까요?
다음은 임산부 엠블럼 스티커에 관한 정보공개 청구 자료입니다.
위와 같이, 1~4호선의 엠블럼을 붙이기 위해 약 3,500만원의 예산이 들었다고 합니다. 5~9호선은 그 비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모든 엠블럼은 동일하므로 총 비용을 가늠해보았습니다.
총 3,908석에 엠블럼을 부착하는데 3,500만원이 들었으니, 이것을 나누면 한 개당 약 8955원의 비용이 듦을 알 수 있습니다.
종합해보면 1~4호선(3,500만원), 5~8호선 (1,616량 x 2= 3232석, 3232 x 8955원 = 약 2894만원), 9호선(288석 x 8955원 = 약 258만원)
즉, 3500만원 + 2894만원 + 258만원 = 약 6652만원의 예산이 든다고 가정할 수 있습니다.
임산부 배려석 엠블럼은 좌석의 시트교체에 대한 예산 부족으로 실시된 대안적인 방안입니다. 하지만 그 대안은 아무런 효과가 없었습니다. 차라리 안 하니만 못하는 결과로 미루어볼 때, 일종의 예산낭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임산부 배려석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우리는 이번 기회를 통해서 임산부 배려석의 많은 문제점들을 찾았고, 가만히 두고만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들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앞서 실시한 설문조사의 마지막 문항의 질문입니다. 설문에 참여해주신 많은 분들께서 다양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주셨습니다. 그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홍보 강화 (역내 혹은 TV공익광고, 캠페인 등)
- 노약자석처럼 임산부석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
- 시민들의 의식을 개선해야 한다. (의식적으로 노약자석에 앉지 않는 것처럼)
- 임산부 배려석 스티커(엠블럼) 개선 필요: 누가 봐도 임산부석 이구나! 라고
인식할 정도로 -> 글씨 더 크게, 부착 위치 위로! 배려 아닌 권리로!
- 지하철 내에 안내 멘트 틀어주기(정거장 안내방송 나올 때 임산부배려 멘트를
틀어주거나, 지하철 운행 중 상시 홍보 멘트)
- 임산부석을 핑크색으로 만들기 (현재 운영 중인 버스 임산부석처럼)
- 고운맘 카드 소지자만 임산부석을 이용할 수 있게끔 장치마련
(카드를 대면 사용할 수 있게)
앞으로 임산부가 행복한 지하철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개선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의 의식을 먼저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위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노약자석은 이미 오랜 시간 동안 인지되어 온지라 사람들이 자리가 비어있어도 앉지 않습니다. 이처럼 임산부 배려석도 하루빨리 배려적 차원의 인식을 형성하여 그것이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게끔 하여야 합니다.
혹은 ‘임산부 먼저’라는 저 단어자체를 ‘임산부만’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현재 시점에서 임산부 배려석은 권리가 아닌 말 그대로 배려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아이를 낳으라고 장려하지만, 장려는 하되 정작 임산부들을 위한 복지는 전혀 없었습니다. 강요뿐인 현실인 셈입니다. 하루빨리 그들을 위한 정책을 다시 세워야 할 겁니다.
임산부는 여러분이 될 수 있고, 여러분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우리 모두 임산부가 행복한 세상을 함께 꾸려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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