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활동/서교동 칼럼

빅데이터로 펼치는 과학 행정

opengirok 2013. 12. 17. 11:32

전진한<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


우리나라는 유무형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는 곳이다. 이런 변화를 행정이 따라가지 못하면 혼란이 발생하고, 그 혼란은 시민들에게 큰 피해를 주기도 한다. 변화가 많을수록 각종 데이터를 근거하여 행정력을 펼쳐야 시민들에게 좀 더 질 높은 행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최근 서울시가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서울시에 자녀 없이 부부만 사는 가구는 1980년 10만 가구에서 2010년 42만 가구로 4.2배로 늘었고 혼자 사는 1인 가구는 같은 기간 8만 가구에서 85만 가구로 10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 중에서도 여성 1인가구는 45만 가구나 된다. 이런 데이터들은 행정에 큰 변화를 동반한다.


우선 1인가구가 늘어나면 가장 필요한 것은 ‘안전’ 및 ‘치안’ 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혼자 사는 여성이 가장 필요한 정책이 무엇일까? 안전한 귀가이다. 원룸 형태의 주거형태가 그렇듯이 대부분 지하철 및 버스에 내려서 골목길을 걸어가야 한다.



책상머리에서 행정을 기획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시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데이터로분석활용한 맞춤행정이 필요하다. 사진은 서울시의 안심귀가 스카우트 서비스. | 경향자료



서울시는 이런 점에 착안하여 안전요원들을 고용하여 버스에서 집까지 동행하는 ‘안심귀가서비스’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안심귀가서비스는 집에 혼자 가기 두려운 여성들이 버스나 지하철 도착 30분 전까지 다산콜센터 120 또는 구청 상황실로 신청하면 2인 1조의 안심귀가 스카우트가 집 앞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주는 것이다.


서울시의 이런 정책들은 계속 쏟아져나오고 있다. 직장생활로 택배받기 어려운 직장여성이나 여성 혼자 있는 시간 택배 수령에 어려움을 느끼는 여성들을 위해서 택배를 지정한 장소에서 대리 수령하는 안심택배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가장 큰 호평을 받았던 정책은 심야야간버스이다.


심야야간버스는 밤 12시부터 새벽 5시까지 택시 등을 이용하지 못했던 시민들을 중심으로 운행하는 버스이다. 하지만 심야버스는 총 9개 노선으로 배차를 잘못하면 빈차로 운영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휴대폰 통화량을 기반으로 한 KT의 유동인구 데이터와 시가 보유한 교통 데이터 등 민·관이 구축한 데이터를 융합·분석해 버스 이용량을 예측했고, 결론적으로 대성공을 거두었다.


고무적인 것은 지역에서도 이런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데, 부산시 해운대구는 지난 1월 빅데이터 분석팀을 신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해운대’를 거론한 글 1만50건을 분석해 비교적 숙박비가 싼 게스트 하우스를 안내하고 버스 노선 안내 서비스를 강화했다. 이런 사례들은 전국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사례들은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부 3.0 정책이 추구하고 있는 모범적 사례들이다. 이제 책상머리에서 행정을 기획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각 시·도별로 시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데이터로 분석하고 활용해서 시·도별 맞춤형 행정을 집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이 글은 주간경향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