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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없는 국가정보원, 기록 없는 국가기록원

opengirok 2013. 7. 12. 09:30



국가정보원 정보목록 공개 현황 인포그래픽(클릭하시면 확대하여 볼 수 있습니다)





국가정보원과 국가기록원은 이름 그대로 우리나라의 정보와 기록을 관장하는 기관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국정원에는 정보가 없고, 국가기록원에는 기록이, 특히 국가정보원의 기록이 없습니다. 적어도 국민들에게 공개할 정보와 기록은 없는 것이 분명합니다. 


국가정보원은 홈페이지에 매달 정보목록을 올려놓습니다. 

정보목록은 그 기관에서 관리하고 있는 문서의 목록(수발신공문대장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으로 시민들의 정보접근을 보장하기 위해 법에 따라 홈페이지에 게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국가정보원도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당연히 정보목록을 온라인에 게재하고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해당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국가정보원 홈페이지에는 2005년 9월~2013년 5월까지의 정보목록이 엑셀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정보목록의 내용이 해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습니다.


먼저 정보목록에 등록되어있는 문서의 개수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국정원의 2006년도 정보목록에 등록된 문서는 총 2911건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매년 감소하더니 2008년에는 2006년의 절반정도인 1520건을, 2011년부터는 1년에 채 천건도 되지 않는 정보목록을 올리고 있습니다. 

문서의 양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목록의 질이 해가 갈수록 형편없어지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2008년까지 국정원의 정보목록중 공개로 표시되어있는 문서는 전체의 60% 이상이었습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공개율을 50% 이하로 떨어졌고 2012년부터는 0%입니다. 단 한건도 공개로 되어있는 문서가 없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공개문서도 줄어들면서 목록에 등록해 놓은 문서들의 내용도 계속 부실해지고 있습니다. 

2009년 이전만 해도 국정원 정보목록에서 대북정보나 국제정보, 국정원 행정정보 등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06년 1월 정보목록.

공개문서, 영구보존문서가 많이 보인다. 제목으로도 업무내용을 확인 할 수 있다.



하지만  2011년 5월 이후 이러한 정보는 정보목록에서 거의 사라졌습니다. 한달에 한두차례 간헐적으로 대북정보 국제정보가 보일 뿐입니다. 나머지는 <오늘의 테러정보> <일일 국제상황> <Daily 국외정보>라는 제목의 문서가 반복적으로 등록되어 있을 뿐입니다.  

또한 상대적으로 가치가 높은 영구보존 문서의 경우도 2011년 10월 이후로는 정보목록에서 사라졌습니다. 그 이후로는 보존기간 1년, 5년 등 상대적으로 가치가 낮은 문서들만이 정보목록만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2013년 5월 정보목록.

같은 문서제목이 반복되고 있으며, 공개로 설정된 문서는 하나도 없고 보존기간도 1년과 5년으로 짧다.



국가정보원의 이런 움직임은 정보를 은폐하고 시민들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단적인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원세훈 국정원장 이후 국정원에 시민들이 접근 가능한 정보는 제로가 되어 버렸습니다.

 

<국가정보원 정보목록 연도별 현황>

연도

문서 건 수

공개구분

보존기간 구분

공개

비공개

1

3

5

10

영구

2005

1414

917

65%

497

35%

391

28%

4

0%

123

9%

0

0%

896

63%

2006

2911

2167

74%

744

26%

491

17%

9

0%

325

11%

25

1%

2061

71%

2007

1941

1263

65%

678

35%

428

22%

0

0%

249

13%

78

4%

1186

61%

2008

1520

1015

67%

505

33%

440

29%

27

2%

248

16%

34

2%

771

51%

2009

1038

493

47%

545

53%

557

54%

4

0%

126

12%

23

2%

328

32%

2010

1028

506

49%

522

51%

522

51%

0

0%

208

20%

2

0%

296

29%

2011

920

266

29%

654

71%

550

60%

0

0%

276

30%

0

0%

94

10%

2012

688

0

0%

688

100%

460

67%

0

0%

228

33%

0

0%

0

0%

2013

315

0

0%

315

100%

210

67%

0

0%

105

33%

0

0%

0

0%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국가정보원은 시민들 뿐만 아니라 같은 국가기관에게도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것이 명백히 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것임에도 말이죠. 


이번 국정원이 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면서 이 기록은 국정원에서 2008년에 생산해 관리하고 있는 2급비밀기록이다. 이번에 공개하면서 비밀을 해제하고 일반기록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에 공개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국정원의 공개 이후 기록의 진위여부에 대해 수많은 의혹과 주장이 난무했습니다. 





먼저 그 대화록이 정말 국정원에서 생산되었고, 이번을 계기로 처음 공개된 것이 맞느냐 하는 것이 큰 쟁점이었습니다. 


이 것을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대화록이 국정원에서 비밀기록으로 관리되고 있었는지 여부와, 그 기록에 누가 접근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면 됩니다. 


공공기록물관리에관한법률에 따르면 모든 공공기관은 매년 비밀기록 생산현황과 30년 이상 비밀기록 목록을 국가기록원에 통보해야 합니다. 또한 보안업무규정에 따라 모든 비밀기록에는 예고문이라는 것을 붙여 비밀기록에 대한 접근 이력을 관리해야 합니다. 


이에 정보공개센터는 국가기록원에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통보받은 비밀기록 생산현황 자료와 30년 이상 비밀기록목록을 통보받은 여부를 정보공개청구 했습니다. 또한 국정원에는 이번에 일반기록으로 비밀해제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의 예고문을 청구했습니다. 그것을 확인하면 국가기록원을 통해서도 국정원 대화록의 진위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가정보원은 결정통지 시일이 지났지만 아무런 답변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국가기록원은 기록생산현황은 2010년 이후부터 비밀기록과 일반기록의 구분 없이 뭉뚱그려 통보받고 있으며 그 현황은 공개할 수 없다고 통지해왔습니다. 또한 30년 이상 비밀기록은 아직까지 단 한차례도 국정원으로부터 통보받은 바가 없다고 전해왔습니다. 

실제 지난 2년간 국가기록원의 비밀기록 생산현황 자료에서 국정원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국가기록원 정보비공개 결정통지서



앞서도 언급했지만 국가기록원은 우리나라 공공기관의 기록물관리 전반을 관장하고 책임을 지는 기관입니다. 그런데 국가정보원이 기록관리와 통보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데도 어떠한 제재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런 기관을 기록관리 잘하는 우수기관이라며 A 등급을 주었습니다. 


국가정보원과 국가기록원이 모두 제 의무를 지키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이들 기관에 묻고 싶습니다. 정보가 없는 국가정보원의 존재 이유는 무엇이냐고. 누구를 위한 국가정보원이냐고 말입니다. 또 기록을 제대로 관리하는게 가장 큰 사명인 국가기록원은 국가정보원의 기록을 얼마나 관리하고 있냐고, 공공기록과 대통령기록의 위상이 이렇게 땅에 떨어지도록 무얼 한거냐고, 묻고 싶습니다. 


이 모두 본연의 업무를 망각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국민을 상대로 정치공작을 펼치는 기관, 그런 기관의 권력 앞에 꼼짝 못하는 기관.

정보 없는 국가정보원, 기록 없는 국가기록원. 부끄러운 현주소입니다. 

 

 

 

뉴스타파: '국정원, 그들의 민낯' 7월 11일 방송분

 


 

- 국가정보원의 정보목록 취합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 국가기록원이 지난해 통보한 전체 공공기관의 일반기록물, 비밀기록물 생산현황자료를 첨부합니다.(국정원은 이 자료에서 빠져있습니다.) 


국정원 정보 목록.xlsx


2012년도 비밀기록 생산통보현황(2011년분).pdf


2012년도_일반기록물_생산_통보현황(2011년도_생산분).x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