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활동/서교동 칼럼

기록관리 전문가 단체<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긴급 기자회견

opengirok 2013. 6. 25. 16:09

어제 국정원에서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이 기록은 엄연히 대통령기록으로 관리되어야 할 기록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정원은 자기들의 기록을 공개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로 인해 대통령기록의 보호장치가 무력화 되어 버렸습니다.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라는 초유의 공개 퍼포먼스로 우리나라의 외교관계에 있어서의 신뢰성도 땅에 떨어졌습니다. 

대통령기록을 정쟁의 도구로 삼아 마구잡이로 공개하는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어떤 대통령들이 마음놓고 기록을 남길지 ,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오늘 오전 기록관리 전문가들이 모여 국정원의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태와 관련해 기록관리 차원에서 분석하고, 국정원과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의 행태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기자회견 전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국가정보원의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관련

전문가 분석




1.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은 대통령지정기록물이다


  • 국정원 소속 공무원이 남북정상회담에 배석하여 「회의록」을 작성했어도, 국정원은 작성 완료한 「회의록」을 대통령비서실에 접수하여 대통령비서실에서 관리하는 것이 타당했다.

- 국정원 소속 공무원이 「회의록」을 작성했다면, 정보업무를 수행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국정행위를 지원하는 업무를 수행한 것이므로, 「회의록」은 대통령의 행위에 의한 대통령기록물이다.

  •  대통령비서실 소속 공무원이 회담에 배석하여 녹음한 녹음기록을 국정원에서 기술적 지원차 녹취하여 「회의록」을 작성했다면 더더욱 「회의록」은 대통령기록물이다.

- 녹취록 작성은 기술적 지원 이상이 아니다. 국회 속기록을 속기사가 작성했다고 국회 속기록의 생산기관이 속기사 개인이거나 속기사가 소속된 부서가 아닌 것과 같다.

  • 국정원이 대통령에게 보고하여 확정한 「회의록」이 아닌 다른 판본을 보관해왔다면 국정원이 보유한 판본은, 회담의 내용을 우리 정부가 공식적으로 기록한 기록물이라 할 수 없으며, 따라서 증거로서의 효력을 지닐 수 없다.

- 국회 속기록을 작성한 속기사가 공식 속기록과 상이한 판본을 보관하다가 훗날 자신이 보관한 판본이 진실이라고 주장한다면, 공식 속기록도 진실이고 속기사가 보관한 판본도 진실이라고 인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업무상 활용을 위하여 “국정원에서 관리하라”했다면, 국정원은 대통령기록물 사본을 접수하여 관리한 것이며 대통령지정기록물의 사본으로서 관리되어야 했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전 「회의록」을 지정기록물로 지정했다면, 국정원은 「회의록」 사본을 특수하게, 즉 대통령지정기록물 사본으로서 관리했어야 한다.

- 이를 공공기록물 범주의 비밀기록물로 취급한 것은 업무상 활용 목적의 특수한 보관이라는 애초의 취지에 반하는 것이다.


2. 2012년 12월 17일 국정원이 「회의록」 발췌본을 제작․제출하고 2013년 1월 16일 검찰이 열람한 것 모두 대통령기록물법의 법 정신에 위배된다


  •  2012년 12월 17일 국정원은 검찰에 「회의록」 발췌본을 제출했는데, 이는 대통령지정기록물 사본을 대통령지정기록물 보호 취지에 반하여 관리한 것으로서 명백한 탈법행위였다.

  •  국정원의 「회의록」 발췌본 제출이 검찰의 요구에 의한 것이었다면, 검찰 또한 대통령기록물법의 법 정신을 무시한 처사이다.

- 검찰이 수사상 대통령지정기록물의 열람이 불가피하였다면 대통령기록물법 제17조 제4항 제3호에 근거하여 관할 고등법원장이 영장을 발부하여 대통령지정기록물 관리기관인 대통령기록관을 통하여 「회의록」을 열람했어야 했다.

  •  대통령 직속기관 국정원이 대통령지정기록물의 국가기밀을 보호하지 않고, 법치주의를 앞장서 실천해야 할 검찰이 스스로 법률에 의하지 않고 국가기밀을 열람한 이 사건은 법의 심판 대상이 되어야 한다.


3. 2013년 6월 20일, 국회 정보위 소속 국회의원이 국정원 제출 「회의록」 발췌본을 열람한 것은 국회 운영구조상 편법이다


  • 2013년 6월 20일 국회 정보위원회 서상기 위원장 등 국회의원은 국정원이 제출한 「회의록」 발췌본을 열람했는데, 이는 정보위의 역할을 벗어난다.

  • 국회법 제37조에 의하면, 국회 정보위원회는 국정원 소관에 속하는 사항을 논의해야 하며, 남북정상회담 「회의록」과 관련된 사항을 논의해야 하는 상임위원회는 외교부와 통일부를 소관하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이다. 

  • 국회에서 「회의록」 열람이 필요하다면, 외통위에서 대통령기록물법 제17조 제4항 제1호에 근거하여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의결을 통하여 대통령지정기록물 관리기관인 대통령기록관을 통하여 「회의록」을 열람했어야 했다.

  •  국회 정보위가 「회의록」 발췌본을 열람한 것은, 소관 이외의 사항에 개입하여 대통령지정기록물을 비법적으로 열람한 것에 다름 아니다.

  • 법을 제정하는 국민의 대표기관이 스스로 법을 어기고 정치적 목적만을 달성하려는 행태는 국민의 심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 2013년 6월 20일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에 「회의록」 발췌본을 제출한 것 또한, 대통령지정기록물 사본을 대통령지정기록물 보호 취지에 반하여 관리한 것으로서 명백한 탈법행위였다.


4. 6월 24일, 국정원이 「회의록」 전체를 일반기록물로 재분류함으로써 NLL 관련 내용 이외에도 「회의록」에 포함된 국가기밀 전체가 공개되도록 하여, 국정원은 국가기밀 관리라는 본연의 임무를 저버렸다


  • 남북정상의 대화에는 NLL 문제 이외에도 외교, 국방, 통일 등 다양한 주제의 국가기밀이 포함되어 있을 것인데, NLL 문제를 탈법적으로 공개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국가기밀은 낱낱이 일반에게 공개되어, 우리 정부의 국정 운영에 심대한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 국가정보원법 제3조에서 국정원의 두번째 직무로 명시된 “국가기밀에 속하는 문서․자재․시설 및 지역에 대한 보안업무”를 방기한 것이다.


5. 6월 20일, 국회 정보위 소속 일부 국회의원(새누리당 소속)은 「회의록」 일부 내용이라 주장하며 NLL 관련 언급을 하고, 24일 언론에 전문과 발췌본이 공개되도록 제공하였는데, 이는 대통령지정기록물 누설죄에 해당한다


  •  20일, 대통령지정기록물 사본인 「회의록」 발췌본의 내용 일부를 기자회견 등을 통하여 언급한 것은 대통령기록물법 제19조와 제30조제3항 규정의 대통령지정기록물 누설죄(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7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해당한다.

  • 24일, 국정원으로부터 「회의록」 전문과 발췌본을 수령하여 내용을 외부에 알리고 언론에 제공한 새누리당 국회의원의 행위도 대통령지정기록물 누설죄에 해당한다.

  •  이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며, 대통령지정기록물 누설죄를 비롯한 관련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 정치권은 입장이 다를지라도 여․야를 막론하고 대통령지정기록물인 「회의록」의 공개를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정쟁의 해소를 위하여 법치주의를 저버리는 행위로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 정치권은 법치주의를 복원해야 하며, 불법행위는 즉각 수사하고 엄벌에 처함으로써, 금번의 사태가 대통령기록물 등 기록물관리를 정착시키고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 국가기록원과 대통령기록관 또한 금번 사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대통령기록물법과 기록물관리법의 법 정신이 향후 정착되는 계기가 되도록 힘써야 한다



2013. 6. 25




한국기록학회 회장 이승휘

한국기록관리학회 회장 서혜란

한국기록관리학전공주임교수협의회 회장 이영학

한국기록전문가협회 협회장 이원규

한국국가기록연구원 원장 김익한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 전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