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개시스템이라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말 그대로 정부의 정보를 오픈하겠다는 사이트죠.
우리는 이 정보공개시스템을 통해 대부분의 행정기관에 정보공개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행정기관인 청와대(대통령실), 중앙부처, 지자체, 교육청등이 이 시스템 안에 들어가 있죠. 얼마전 부터는 국립대학, 공사들도 시스템에 포함되어 정보공개청구가 훨씬 더 쉬워졌습니다.
실제로 정보공개시스템이 만들어지고 난 후 공공기관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비율도 높아졌다는 통계도 있는데요. 그만큼 이 시스템이 정보공개의 확대에 일조한 부분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역시 대부분의 정보공개청구를 이 사이트를 통해서 하고 있습니다.
정보공개시스템 화면 캡쳐
센터 활동가인 저는 오늘도 여느때처럼 정보공개시스템에 들어가 정보공개청구를 했습니다.
그런데 청구를 하던 중 이상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당연히 있어야 할 것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시스템을 통해 정보공개청구 할 수 있는 기관 중에 청와대가 빠져버린겁니다.
대통령실이 청구기관에서 실종되었다!!
아니!! 왜!!!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정보공개시스템에서 청와대에 정보공개청구를 할 수 있었는데!! 갑자기 왜 빠져버린걸까요?
제가 청구한 내역들을 보니 불과 일주일 전인 3/26일에도 대통령실에 정보공개청구가 잘 되었었습니다.
청구기관명과 처리기관명에 분명히 대통령실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정보공개시스템에 문의하니 조직개편 상황이라 대통령실이 청구기관에서 빠져있다고 대답합니다.
기존에 청구를 접수하고 처리했던 대통령실이 대통령비서실, 대통령경호실, 국가안보실로 나눠지면서 정보공개접수처를 새로 등록해야하는데 이것이 진행되지 않아 아직 시스템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얘긴데요.
조직개편이 이뤄진 다른 행정기관들은 문제없이 정보공개청구가 잘만 되고 있는데요. 대통령실만 늑장처리를 하고 있는것입니다.
빨간 박스 안에 있는 기관들이 조직개편된 기관들. 아무런 문제 없이 정보공개청구가 가능하다.
청와대에서는 정보공개 안내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습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정보공개 안내가 나와 있는데요. 정보공개청구 카테고리를 클릭하니, 있어봤자 무용지물인 상태의 정보공개시스템으로 연결됩니다. 정보공개접수처를 클릭하니, 주소와 팩스번호가 나와있네요.
박근혜 대통령님. 대한민국은 인터넷 강국입니다.
전자정부 활성화하고, 정부3.0 실현하겠다는 박근혜정부의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우편과 팩스의 정보공개 안내만 받을 줄은 몰랐습니다. 정보공개접수처를 등록하는 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그걸 안해서 정보공개시스템에서 빠져버렸는지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자시절 정부3.0을 제 1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취임 이후 행보에서 정부3.0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쉽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인수위 시절부터 일관적으로 정보공개에서 퇴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을 뿐입니다.
정보공개청구는 국민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그런데 왜 유독 청와대에서만 이 권리를 실현하기 힘든지 모르겠습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정진임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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