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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은 있으나마나?!

opengirok 2013. 1. 30. 17:40

정보공개센터 장성현 자원활동가

 

 

2013년 새해 첫 날부터 국회 예결산 위원회 소속의원들이 해를 넘긴 예산안을 졸속으로 처리한 후 외유성 해외 연수을 떠나 시민들의 빈축을 산 일이 있었습니다. 국회의원들이 의안처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해외 연수 좀 떠난 것이 뭐가 큰 일이냐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이 분들의 해외 연수 목적을 보면 그런 생각은 들지 않으실겁니다. 무려 아프리카와 중남미로 가서 더욱 선진화된 국회 예산심사 시스템을 배우겠다는 이유로 갔는데요. 도대체 아프리카와 중남미의 예산 시스템의 어떤 점이 그렇게 선진적이기에 국민들의 비난을 견뎌내며 갔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새해 첫날부터 위와 같은 사건이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기에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공무원들의 공무 해외 출장은 어떠한지 알아보기 위해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몇몇 중앙부처들에  정보공개청구를 해보았습니다.

 

 

2011~2012년 현재까지 귀 기관의기관장 및 직원의 공무국외여행(출장)현황

1. 여행국가

2. 여행목적 및 내용

3. 여행경비 및 업무추진비 등의 소요예산 (숙박비, 항공료, 업무추진 비 등의 사용목적/ 사용액/ 사용일 구분하여 건별로 공개바람)

4. 여행 일정

5. 여행 인원(000외 몇명)

6. 여행결과보고서

 

 

그러자 모든 부처에서 돌아온 결정통지는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http://btis.mopas.go.kr)에서 청구한 자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결정통지 내용>

 

 

 

 

공무원들이 해외출장을 다녀오면 이 시스템에 모두 등록해야 하기 때문에 이 시스템에서 공무국외여행보고서- 보고서 검색- 해당부처 및 소속기관을 선택 하면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시키는대로 시스템에 접속해 보았습니다.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http://btis.mopas.go.kr)>

 

 

 

 

하지만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서 청구내용 중 경비, 체제비 등의 예산을 확인할 수 없는 건들이 많았습니다.  담당 공무원은 <계획서첨부> 옆에  예산관련  항목이 있다고 했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http://btis.mopas.go.kr)>

 

 

 

해당부처의 공무원은 이 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계속 주장하고, 제 눈에는 아무리 찾아도 안보이는 걸 보니 아무래도 공무원들에게만 예산항목이 뜨고 일반 시민들에겐 공개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정부의 확실한 답변이 있었야 합니다. 일반 시민들에겐 일부러 예산안을 공개하지 않고 공무원들에게만 공개하는 것인지 그렇다면 왜 그렇게 시행하고 있는지에 대해 확실한 답변을 해주어야합니다.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정보공개센터에선 예산과 관련된 정보를 얻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예산안 비공개(?)때문만은 아닙니다. 정보공개청구를 받은 정부부처와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를 관리하고 있는 행안부의 입장 불일치 때문이기도 합니다. 정보공개청구를 받은 정부부처는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들어가면 관련 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라고 했지만 행안부에서는 소요예산항목까지 공개할 사항은 아니다 라고 했습니다.

 

 

 

원정보는 분명 해당 기관에서 작성한 정보입니다. 해당부처에서 공개하겠다는 정보를 시스템만 담당하는 행안부에서 공개할 수 없다고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해당부처에서는 시스템에 이미 공개하고 있으니 우리가 따로 만들어 줘야 할 의무가 없다고 으름장, 시스템을 관리하는 행안부는 이 시스템에서 예산공개까지 해야할 의무가 없다며 해당부처에 문의해서 받으라고 으름장, 도대체 제가 알고 싶은 정보는 어디서 책임지고 공개해 줘야 하는 걸까요?

 

 

이뿐만아니라 예산안을 알아볼 수 없다는 점뿐만 아니라 계획서, 보고서가 부실하게 기재되어 있거나 연수를 갖다온 뒤 몇 달이 지나 작성된 경우도 매우 많았습니다.

 

 

<공무국외여행관련 규정>

5. 보고서 제출등록 및 사후관리

. 공무국외여행보고서 제출

 

(1) 공무국외여행자는 귀국 후 30일 이내에 공무국외여행보고서(이하 보고서라 한다)를 작성하여 소속장관에게 제출하여야 함

 

() 보고서는 공무국외여행계획서<붙임 1>상의 여행목적과 여행결과가 부합되도록 <붙임 3> 형식에 의거, 주요 활동내용, 시사점 및 특이사항

 

등을 중심으로 상세하게 작성 (2) 외교업무에 관련된 주요사항은 귀국 후 14일 이내에 서면으로 외교통상부장관에게 통보하거나 보고하여야 함

 

. 보고서의 정보유통망 등록

(1) 소속장관은 제출받은 보고서가 <붙임 2>에 따라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http://btis.mopas.go.kr)에 등록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함

() 다만, 국가기밀의 보호, 보안유지 등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보고서를 등록하지 않을 수 있음. 이 경우 비공개 사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행정안전부장관에게 통보하여야 함

() 해외에서 수집한 모든 자료는 자료의 중복요구를 방지하기 위해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반드시 등록 되도록 조치하고, 등록하기 곤란한 수집자료는 자료목록과 자료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여 등재

. 사후관리 등

(1) 소속장관은 공무국외여행의 체계적 관리를 위하여 보고서 제출등록 및 그 밖의 관리 업무에 대한 담당자를 지정하여 공무국외여행 현황 및 보고서 등록여부와 활용계획 등에 대하여 자체적으로 점검보완하도록 함

 

 

 

 

공무원의 공무국외여행규정에 보면 보고서 제출 등록 및 사후관리에 관한 조항에서 분명 30일 이내에 작성하여 올려야 한다고 되어있지만 1년이 지나서야 보고서가 기재된 문서도 있었습니다.

 

 

계획서의 경우에도 문제점이 보입니다. 분명 계획서에 예산을 기재하게 되어있지만 공란으로 남겨진 경우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정보공개센터에서 법무부, 지식경제부, 방송통신위원회의 2012년과 2011년 기재된 정보를 무작위로 추출하여 알아본 결과 법무부는 65개중 30, 지경부는 95개중 31, 방통위는 123개중 19개의 계획서에서 예산에 관한 정보를 누락시키거나 알 수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규정에서 언급된 담당자를 통한 점검과 보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이 부실하게 관리되어져 제대로된 정보조차 얻을 수 없다면 굳이 힘들여 만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단순히 정보가 부실하게 기재되어졌다는 점 뿐만 아니라 해당 공무원들조차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대해 이해도가 떨어져 보입니다.

분명 시민들에게 공무로 인한 출장, 연수를 투명하게 공개하자는 취지로 만든 시스템일 텐데 이런 식으로 방치되어있다면 있으나 마나한 세금낭비에 불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