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민 3

난쟁이에서 골리앗까지- 풍동 철거민을 바라보며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김하규 회원 검은 스크린. 여러 개의 망치가 콘크리트 벽을 부수는 듯한 둔탁한 소리와 간간이 무언가 무너지는 묵직한 소리 그리고 파편과 가루들이 어지럽게 떨어지는 소리들이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들려온다. 잠시 후 화면이 밝아오면서, 어딘가를 무기력하게 쳐다보는 노인의 얼굴이 한동안 클로즈업된다. 이 두 장면은 2002년 대한주택공사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풍동 인근에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원주민들을 이주시키는 과정에서 그들에게 가해진 무자비한 폭력을 폭로하는 김경만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골리앗의 구조’의 첫 장면이자, 70년대 힘없고 소외된 자들이 희생되는 사회 구조를 드러낸 조세희의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현재로 호출하는 이미지이다. 영화는 풍동 철거민..

이제 경찰은 자신들의 폭력진압 결과도 공개해야한다.

경찰청에서 불법폭력시위 및 경찰관 부상자 현황에 대한 정보를 공개했다. 그런데 도대체 어느 수준에 이르러야 불법집회인것일까?? 경찰청은 불법폭력시위를 가리켜 집회참가자가 불법/폭력행위를 행사한 집회시위를 말한다고 깔끔하게 대답을 주고 있다;;;; 절대로 칼로 무 자르듯 명쾌하게 해석되지 않는 대답이다. 경찰청의 통계에 의하면 해마다 1만건 이상의 집회가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에서 불법폭력 시위는 1% 미만에 달한다. 그리고 집회현장에서 불법폭력시위로 인해 부상을 당하는 경찰관 수도 공개하였다. 또한 이러한 통계는 집회시위문화의 현주소를 가늠하고, 앞으로 준법시위문화를 위한 향후 집회시위 관리대책의 방향을 설정하는 근거자료가 된다고 한다. 또 경찰청에서는 집회시위를 분야별로도 나누어 그 개최현황에 ..

용산참사와 KBS 학살의 배후는?

김용진 정보공개센터 이사(현 KBS 울산총국 기자) 용산 철거 현장 참사를 보며 얼마 전 현대중공업 관계자들과 만나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지난 89년 현대중 총파업 취재를 시작으로 90년대 초까지 해마다 울산에 와서 파업취재를 지원했다고 말을 꺼내자 나이 지긋한 현대중의 한 임원은 '그때 사람 죽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라고 그 시절을 회상했다. 중무장한 진압경찰과 노동자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처절한 공방을 벌이는 과정에서 울산 거리가 최루탄과 화염병으로 뒤덮이고 수많은 부상자가 생겼지만, 현장 취재기자인 내가 보기에도 '신기할 정도'로 현장에서 인명이 끊어지는 일은 없었다. 그 엄혹한 시절에도 최소한 양측이 '사람의 목숨'이라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의식했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어제 용산 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