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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동 칼럼

정보공개 대상 ‘공공기관’은 어디?

정보공개센터 김예찬 활동가가 은평시민신문에 연재 중인 정보공개 칼럼입니다.

 


 

정보공개는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당연히 정보공개 청구의 대상 기관은 ‘공공기관’이 됩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시민의 입장에서는 이 공공기관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헷갈리기 쉽습니다. 구청이나 시청, 정부 부처들은 당연히 공공기관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전력공사 같은 공기업은 어떨까요?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 방송 KBS는? 시청자미디어재단이나 환경보전협회처럼 이름만 봐서는 공공기관처럼 보이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이런 기관에는 정보공개 청구가 가능할까요? 정답부터 말하자면 모두 가능합니다.

대한민국정부 로고 (사진출처: 정부서울청사)


그렇다면 ‘공공기관’은 어디까지를 말하는 걸까요? 공공기관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 법령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공공기관운영법, 청탁금지법, 공공기록물법, 민원처리법, 그리고 정보공개법 등입니다.

골치 아픈 것은 이 법들이 규정하고 있는 공공기관의 범위가 서로 조금씩 다르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서 청탁금지법에서 말하는 공공기관에는 ‘학교법인’이나 ‘언론사’가 포함됩니다. 기자들이 청탁금지법의 적용을 받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공공기관운영법에서는 법률에 따라 직접 설립되고 정부가 출연한 기관이나 정부지원액이 총수입액의 1/2을 초과하는 기관 등 정부가 기관의 운영에 직접 참여하거나 실질적인 지배력을 가진 기관으로 공공기관의 범위를 한정 짓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사립학교의 법인이나 대다수 언론사들은 공공기관이 아니죠.

세금이 들어가는 기관은 대부분 정보공개 대상

정보공개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공기관의 범위는 일반적으로 공공기관운영법 보다는 넓고 청탁금지법 보다는 좁은 편입니다. 정보공개법 제2조에서는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행정기관 및 그 소속 기관, 행정기관 위원회 등을 국가기관으로 규정하고, 공공기관의 하위 범주에 두고 있습니다.

또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르는 공공기관, 지방공기업법에 따른 지방공사 및 공단이 포함됩니다. 그리고 정보공개법 시행령에 따라 각급  학교나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 기관,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특수법인,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라 보조금을 받는 사회복지법인과 비영리법인,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연간 5천만 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는 기관 또는 단체의 ‘보조금 사업’이 정보공개 청구 대상임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열거하자니 그 범위를 모두 설명하기 어려워서, 보통 정보공개 교육을 할 때는 “세금이 들어가는 기관들은 대부분 정보공개 대상”이라고 간단하게 설명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항상 디테일한 부분에서 발생하고 따라서 시민들이 정보공개 청구를 할 때 헷갈리는 케이스도 항상 발생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특수법인’은 정보공개 대상 기관입니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이 특수법인을 규정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대법원의 판례나 법제처의 법령해석 등에 따르면 어느 기관이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특수법인’인지, 아닌지의 여부는 법령에 따라 해당 법인을 만들게 된 취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적 지원의 유무나 정도, 해당 기관의 업무가 가진 공공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농협 같은 경우는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설립되어 있으며 농협중앙회는 정보공개 대상 기관으로 규정됩니다. 그런데 역시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설립된 지역농협의 경우 공익성이 요구되는 공공기관 보다는 조합원들의 이익을 우선으로 경제활동을 하는 회사에 가까운 것으로 보아 정보공개 대상 기관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법제처의 입장입니다.

이렇게 규정이 까다롭다보니, 정보공개 대상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정보공개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가기간 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의 경영을 감독하는 뉴스통신진흥회는 뉴스통신진흥법에 따라 설립된 특수법인입니다. 설립 목적부터 “뉴스통신의 진흥과 공적 책임을 실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니 정보공개법에 따른 '공공기관'으로 보는 것이 타당해 보입니다. 

뉴스통신진흥회의 정보공개 관련 답변에 대한 언론인권센터 입장

 


뉴스통신진흥회는 특수법인으로 정보공개 대상 

그러나 2019년 뉴스통신진흥회가 언론인권센터의 질의에 대해 답변한 문서에 따르면 뉴스통신진흥회는 스스로 ‘정보공개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별법이 아닌 일반법에 의해 설립된 기관이라는 것이 그러한 주장의 근거입니다. 실제로 뉴스통신진흥회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이사회 회의록 등 일부 정보를 공개하고 있으나 정보공개제도나 절차에 대해서는 전혀 안내하고 있지 않습니다.

정보공개센터가 정보공개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에 문의한 결과, 뉴스통신진흥회는 ‘특별법에 의한 특수법인’으로 정보공개 대상 기관에 속하는 것이 맞다는 회신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뉴스통신진흥회는 2005년 출범 이후 자의적인 법 해석에 따라 십수년간 정보공개 의무를 적극적으로 회피해 왔던 셈입니다. 뉴스통신진흥회 뿐 만 아니라, 여러 특수법인들이 정보공개 의무를 회피하거나 스스로 정보공개 대상 기관이라는 인식 자체가 없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뉴스통신진흥회는 정보공개 대상 기관에 속한다는 행정안전부 답변

 


대다수 공공기관은 정보공개 포털을 통해 정보공개 청구가 가능한데 일부 기관은 포털에서 청구가 불가능해 시민들에게 혼란을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법원, 국가인권위원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회, 헌법재판소, 금융감독원 등은 자체적으로 정보공개시스템을 갖추어 정보공개포털이 아니라 각 기관 홈페이지에서 개별적으로 정보공개 청구를 해야 합니다. 다행히 이런 기관들은 정보공개포털에서도 청구 방법에 대해 안내를 하고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자체 정보공개시스템을 갖추지도 않고 포털에서도 청구가 불가능한데도 안내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청구 대상인지 아닌지 알기 어려운 기관들도 있습니다. 


모든 사립대학은 정보공개 청구 가능

사립대학의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사립대학들은 정보공개법에 따르는 공공기관이고 또 교육기관정보공개법이라는 특례법에 따라 정보공개에 대한 사항이 규정되어 있는 교육기관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모든 사립대학은 정보공개 청구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몇 해 전까지만 하더라도 각 사립대학은 정보공개포털의 정보공개 대상 기관으로 등록되지 않아 청구를 하려면 개별적으로 이메일을 보내야 하는 등 많은 불편이 따랐습니다. 많은 대학들이 홈페이지에 정보공개제도에 대해 안내하지 않아 청구를 하고 싶어도 방법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렵게 정보공개 청구를 해도 직원들이 정보공개제도 자체를 알지 못해 답답한 과정을 거쳐야 했던 경험도 있었구요.

2016년 12월 드디어 사립대학 대다수가 정보공개포털의 정보공개 대상 기관으로 등록되어 불편함이 해소 되었지만 여전히 별다른 근거 없이 이를 거부하고 있는 대학들도 있습니다.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가 바로 그곳입니다. 이들 학교는 홈페이지 메뉴에서 좀처럼 정보공개 안내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귀찮은 정보공개 청구를 피하고 싶다는 고의적인 디자인이 아닌가 의심이 드는 부분입니다.

정보공개 안내를 찾기 매우 어려운 서강대 홈페이지


개정 정보공개법에 따르면 올 해 12월 22일부터 자체 정보공개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은 공공기관들은 모두 정보공개포털에 등록하여 통합적인 정보공개 청구의 대상이 됩니다. 그동안 정보공개 대상 기관이 아니라고 주장해온 뉴스통신진흥회나, 포털에 등록하지 않고 버텨온 사립대들이 순순히 이에 따를 것인지 앞으로 눈에 불을 켜고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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