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북한이 강력하게 반발하며 남북관계 개선에 큰 걸림돌 뿐만 아니라 북한과 인접한 지역 주민들의 생존권 문제까지 연결되며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10월 동안 탈북자 단체 등 민간단체들이 집중적으로 살포되며 대북전단 살포 탈북자 단체들과 인근지역 주민들 사이에 대립이 남남갈등으로까지 표현되었고 급기야 11월 1일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 중단 없이 어떤 대화도 이뤄질 수 없다며 11월 초로 예정되었던 남북 고위급 접촉의 파기를 통보해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월 24일 민병두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보도자료를 통해 2013~2014년 현재까지 대북전단 살포에 참여해온 4개 단체에 2년간 총 2억원을 지원했다고 밝혀 대북전단 살포를 방관하고 있는 정부에 대한 비판여론이 집중되었었습니다.
당시 민병두 의원 측은 이들 단체들이 대북전단 살포 단체인 북한민주화추진연합회와 대북전단보내기 국민연합에 소속된 단체라고 주장했었는데요, 이에 총리실은 해당 단체들이 대북전단 살포에 관여를 하지 않았고 사회통합과 갈등완화에 기여하는 사업을 추진했다고 반론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정보공개센터는 이 논란을 지켜보며 통일부의 민간단체 공모사업에는 어떤 단체의 사업들이 지원을 받았을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통일부의 2011년~2014년 민간단체 공모사업 지원현황을 정보공개청구를 해봤습니다.
공개된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통일부는 2011년 5억원, 2012년 8억원, 2013년 7억 5천만원, 2014년 6억 5천만원, 4년간 총 27억원을 연간 사업당 최대 5000만원부터 최소 1000만원까지 민간단체 사업에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통일부가 지난 4년간 민간단체에 지원한 사업에서도 역시 대북전단살포와 관련한 사업을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민병두 의원이 대북전단 살포 단체라고 지목했던 북한민주화네트워크는 2011년과 2012년에 2천만원, 2013년에 1천만원, 3년 간 총 5천만원을 지원 받았던 사실이 있습니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가 총리실의 민간경상보조사업의 지원금과 합산하면 4년간 1억 2천만원을 지원 받은 셈입니다.
또 한 곳 눈길이 가는 단체가 있었습니다. 바로 NK지식인연대라는 단체인데요, NK지식인연대의 김흥광 대표는 지난 11월 3일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탈북자 단체들과 함께 프레스센터에서 앞으로도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대북전단살포를 강행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까지 벌였었기 때문에 더 눈길이 갔습니다.
11울 3일 기자회견 중 발언 중인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사진: MBN 뉴스 중 캡쳐)
대북전단 살포 단체와 함께하고 있는 NK지식인연대가 그간 통일부로부터 지원받은 사업을 살펴보면, 2012년에 ‘북한사회 바로 알리기 위한 디지털콘텐츠제작 및 SNS서비스활성화’ 사업 그리고 2013년에 ‘디지털미디어 제작, SNS서비스를 통한 북한사회 최근 실상 바로알리기’라는 무척 유사한 이름의 사업을 가지고 각각 2500만원과 1천만원 씩, 2년간 총 3500만원을 통일부로부터 지원받았습니다.
2012년 NK지식인연대는 '북한사회 바로 알리기 위한 디지털콘텐츠제작 및 SNS서비스활성화'사업을 통해 통일부로 부터 2500만원을 지원받음.
NK지식인연대는 2013년에 2012년 사업과 거의 동일한 내용의 사업으로 1000만원을 다시 지원받음.
3500만원의 금액은 민간단체가 집행하는 사업비용으로 적은 금액은 아닌데요, 그럼 NK지식인연대가 어떤 디지털미디어콘텐츠를 제작했고 SNS를 얼마나 활발하게 사용해 북한의 실상을 알려왔는지 꼼꼼하게 찾아봤습니다.
우선 NK지식인연대가 북한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SNS를 얼마나 활발하게 이용했는지 살펴보기 위해 이용자가 가장 많은 트위터(www.twitter.com)와 페이스북(www.facebook.com)의 NK지식인연대의 SNS 계정을 찾아보았습니다. 열심히 찾아본 결과 몇 가지 의혹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NK지식인연대의 트위터 계정. 지난해 가입한 것으로 보이는 이 계정으로 작성된 것은 의미를 전달하기에 부족해 보이는 짧은 트윗 3개가 전부다.
우선 첫 번째로 NK지식인연대의 SNS 계정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NK지식인연대의 트위터 계정입니다. NK지식인연대는 트위터계정(@nkis2009)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NK지식인연대 계정으로는 2013년 4월 21일에 두 개의 트윗, 그리고 2014년 8월 7일에 한 개의 트윗을 작성해 총 3개의 트윗이 작성되어 있었고 106개의 계정을 팔로잉 중이었고 82개 계정의 팔로워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NK지식인연대의 페이스북 페이지. 계정정보에 따르면 지난해에 가입했고 아무런 게시물도 존재하지 않았다.
다음으로 NK지식인연대의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www.nkis.kr)를 살펴봤습니다. NK지식인연대 페이스북 계정은 2013년 12월 2일에 가입되었지만 아무런 게시물이 없어 실제로는 죽어있는 페이지였습니다. NK지식인연대 페이지에 좋아요를 누른 계정은 56개(저를 포함..)였습니다.
결과적으로 2년간 NK지식인연대의 주요 사업내용이었던 ‘SNS서비스활성화’와 ‘SNS를 통해 북한사회의 최근 실상 바로알리기’는 하나도 이행되지 않았던 샘입니다.
그리고 NK지식인연대가 제출했던 사업의 나머지 내용으로 디지털 콘텐츠 또는 디지털 미디어 제작이 있었는데요, NK지식인연대 홈페이지(www.nkis.kr)와 각종 포털 등을 검색해본 결과 유튜부(www.youtube.com)에서 NK지식인연대가 2012년 11월에 제작(2013년 3월 18일 NK지식인연대 대표 김흥광의 계정으로 업로드) UCC동영상 4개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의 유튜브 계정을 통해 업데이트된 4개짜리 동영상.
이 동영상들은 ‘북한주민실상재연극’으로 이름이 붙여졌고 각각 형사재판, 인민반회의, 강연회, 생활총화 등 북한 주민들이 겪는 일상 또는 특정 상황을 재현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동영상에서도 수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통일부가 지원한 사업으로 만들어진 컨텐츠였다면 당연히 통일부의 로고가 삽입되어야 했을 텐데 동영상 끝에는 행정안전부(현 안전행정부)의 로고가 삽입되어 있었습니다.
NK지식인연대가 제작한 4개의 동영상의 마지막 장면은 모두 행정안전부 지원으로 제작되었음을 밝히고 있다(사진: NK지식인연대 동영상 캡처)
그래서 정보공개센터는 안전행정부의 2012년 비영리민간단체공익사업 유형별 선정내역을 살펴봤습니다. 그 결과 NK지식인연대가 ‘안보의식함양을 위한 북한현실재현 영상다큐멘터리 제작․배포’라는 사업으로 5천만원을 지원받은 사실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NK지식인연대가 제작했던 동영상도 결국은 안전행정부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디지털미디어콘텐츠를 만들과 SNS서비스를 활성화 하겠다고 통일부로부터 지원 받은 3500만원을 NK지식인연대는 도대체 '어디'에 쓴 걸까요? 정부의 민간단체 이중지원, 부실평가감독이 의심되고 있습니다. 통일부와 NK지식인연대의 진지하고 설득력있는 해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안전행정부120412 12년 비영리민간단체공익사업 유형별 선정내역(홈페이지 게시).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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