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은 누가 평가하나?
하승수(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
방송문화진흥회라는 곳이 있습니다. MBC주식의 70%를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MBC의 대주주로서 경영진에 대한 임명권을 가지고 있고, MBC에 대한 경영평가를 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MBC경영진이 경영을 잘못 하고 있다면서 임원들의 사표를 수리하기도 한 곳입니다.
이 방송문화진흥회는 「방송문화진흥회법」이라는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법인입니다. 이런 종류의 법인일수록 방만하게 운영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과연 방송문화진흥회는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되는지가 궁금해서 정보공개청구를 해 보았습니다. 방송문화진흥회법에 따르면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이라 합니다)가 방송통신위원회에 매년 예산서와 결산서를 제출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방송통신위원회에 정보공개청구를 해서 방문진의 예산서와 결산서를 받았습니다.
예산서를 보니 총 예산은 59억원(2009년 추경예산기준)인데, 그 중에서 5억2,400만원이 이사회 운영비네요. 게다가 2008년 4억6,000만원에 비해 이사회 운영비가 11.7% 증가했습니다. 총 예산의 10%가까이를 이사회 운영에 쓰는 법인은 영리, 비영리를 통틀어 우리나라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희귀사례일 겁니다. 참고로 방문진의 이사는 총 9명인데, 이사장만 상임이고 나머지는 비상임입니다.
이사회운영비 5억2,400만원의 세부내역을 보니까, 더욱 잘 이해가 안 됩니다. 자료조사비가 2억6천9백10만원, 대외직무활동비가 8천1백9십만원, 회의수당이 1억1천3백만원인데요. 용도도 잘 이해가 안 되지만, 금액도 이사 9명이 쓰는 돈 치고는 너무 큽니다.
추측하기로는 매월 일정액을 받아가는 돈도 있고, 회의 때마다 받는 돈도 있는 것같습니다. 평균하면 1인당 4천5백만원이 넘는 큰 돈입니다. 이사는 9명인데, 운영비가 5억2,4000만원이니까, 대충 계산해도 그렇게 나옵니다. 비상임인 이사들이 쓰는 돈 치고는 정말 큰 돈입니다. 게다가 아래의 계산근거를 보면, 1년은 12개월일텐데, “13월”로 계산이 되어 있네요. 그 부분도 잘 이해가 안 됩니다. 2009년 방문진 예산상 이사회운영비의 세부 계산근거는 아래와 같습니다. 한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대외직무활동비 6,300천원 × 13월 = 81,900천원
회의수당 2,700천원 ×42회 = 113,000천원
간담회 및 회의진행비 1,000천원 × 19회 = 19,000천원
소위운영비 1,000 × 10회 = 10,000천원
내부감사 등 21,200천원
그리고 이사9명중에서 유일하게 상임인 이사장 연봉은 1억3천만원인 것같네요. 임원보수가 1억3천만원인데, 방송문화진흥회법상 상임임원은 이사장뿐이니까, 이사장 연봉이 1억3천만원인 것같습니다.
그 외에도 방문진 예산서를 보니까, 이것저것 궁금한 것 투성이입니다. 궁금하신 분은 첨부파일을 열어보시구요. 혹시 제가 못본 문제점이 있는지도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공개된 예산서만 보더라도 여러 가지 생각이 듭니다. 이사 1인당 운영비가 4천5백만원 이상 들어가고, 이사장 연봉이 1억3천만원인 방문진은 과연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일까요? 총 예산이 59억원에 불과한 작은 기관에서, 임원들은 상임ㆍ비상임을 불문하고 이렇게 많은 돈을 챙겨간다면 방문진부터 먼저 개혁되어야 할 대상이 아닐까요?
정보공개청구로 공개받은 자료 전문을 올리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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