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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총예산 59억중 이사회 운영비만 5억 넘어?!

opengirok 2009. 12. 29. 14:32

방문진은 누가 평가하나?

하승수(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

방송문화진흥회라는 곳이 있습니다. MBC주식의 70%를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MBC의 대주주로서 경영진에 대한 임명권을 가지고 있고, MBC에 대한 경영평가를 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MBC경영진이 경영을 잘못 하고 있다면서 임원들의 사표를 수리하기도 한 곳입니다.



이 방송문화진흥회는 「방송문화진흥회법」이라는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법인입니다. 이런 종류의 법인일수록 방만하게 운영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과연 방송문화진흥회는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되는지가 궁금해서 정보공개청구를 해 보았습니다. 방송문화진흥회법에 따르면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이라 합니다)가 방송통신위원회에 매년 예산서와 결산서를 제출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방송통신위원회에 정보공개청구를 해서 방문진의 예산서와 결산서를 받았습니다.

예산서를 보니 총 예산은 59억원(2009년 추경예산기준)인데, 그 중에서 5억2,400만원이 이사회 운영비네요. 게다가 2008년 4억6,000만원에 비해 이사회 운영비가 11.7% 증가했습니다. 총 예산의 10%가까이를 이사회 운영에 쓰는 법인은 영리, 비영리를 통틀어 우리나라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희귀사례일 겁니다. 참고로 방문진의 이사는 총 9명인데, 이사장만 상임이고 나머지는 비상임입니다.

이사회운영비 5억2,400만원의 세부내역을 보니까, 더욱 잘 이해가 안 됩니다. 자료조사비가 2억6천9백10만원, 대외직무활동비가 8천1백9십만원, 회의수당이 1억1천3백만원인데요. 용도도 잘 이해가 안 되지만, 금액도 이사 9명이 쓰는 돈 치고는 너무 큽니다.

추측하기로는 매월 일정액을 받아가는 돈도 있고, 회의 때마다 받는 돈도 있는 것같습니다. 평균하면 1인당 4천5백만원이 넘는 큰 돈입니다. 이사는 9명인데, 운영비가 5억2,4000만원이니까, 대충 계산해도 그렇게 나옵니다. 비상임인 이사들이 쓰는 돈 치고는 정말 큰 돈입니다. 게다가 아래의 계산근거를 보면, 1년은 12개월일텐데, “13월”로 계산이 되어 있네요. 그 부분도 잘 이해가 안 됩니다. 2009년 방문진 예산상 이사회운영비의 세부 계산근거는  아래와 같습니다. 한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자료조사비  20,700천원 × 13월 = 269,100천원
대외직무활동비 6,300천원 × 13월 = 81,900천원
회의수당 2,700천원 ×42회 = 113,000천원
간담회 및 회의진행비 1,000천원 × 19회 = 19,000천원
소위운영비 1,000 × 10회 = 10,000천원
내부감사 등                        21,200천원


그리고 이사9명중에서 유일하게 상임인 이사장 연봉은 1억3천만원인 것같네요. 임원보수가 1억3천만원인데, 방송문화진흥회법상 상임임원은 이사장뿐이니까, 이사장 연봉이 1억3천만원인 것같습니다.

그 외에도 방문진 예산서를 보니까, 이것저것 궁금한 것 투성이입니다. 궁금하신 분은 첨부파일을 열어보시구요. 혹시 제가 못본 문제점이 있는지도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공개된 예산서만 보더라도 여러 가지 생각이 듭니다. 이사 1인당 운영비가 4천5백만원 이상 들어가고, 이사장 연봉이 1억3천만원인 방문진은 과연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일까요? 예산이 59억원에 불과한 작은 기관에서, 임원들은 상임ㆍ비상임을 불문하고 이렇게 많은 돈을 챙겨간다면 방문진부터 먼저 개혁되어야 할 대상이 아닐까요?


정보공개청구로 공개받은 자료 전문을 올리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