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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의 죽음을 개인의 문제로 떠넘기는 정부

opengirok 2009. 7. 23. 16:33

지난 6월 10일 서울광장에서 열렸던 6월항쟁 계승, 민주회복 범국민 대회에서 만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정부를 향해 “해고는 살인이다”라고 외쳤습니다. 이 말은 단순한 구호가 아닌 벼랑에 몰린 사람들의 애끓는 절규였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노동자들의 이러한 외침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습니다. 아니, 공권력을 투입하고, 음식물과 의료진의 반입을 봉쇄하는 등 오히려 강도 높은 강도 높은 탄압으로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3일 전인 7월 20일 쌍용차 노조 정책부장의 부인이 자살을 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정부가 노조 탄압과 해고는 살인이라던 노동자들의 절규를 묵살한 결과라고 밖에는 볼 수 없습니다.

6월 10일 서울광장에 나온 쌍용자동차 노조. 사진출처 : 연합뉴스



경찰청에서 2005년~2007년까지의 민주노총 노조원의 분신 투신 현황에 대한 자료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노조원 분신, 투신 등 자살현황>

경찰청. 2007.03.29 공개



자료를 보니 3년 동안 10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런데 경찰에서 밝히고 있는 사망경위를 보니 1명을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신병비관입니다. 개인의 문제를 비관하여 자살을 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들의 죽음을 개인적인 문제로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원인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죽음을 단순히 신병비관으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왜 그들이 자신의 삶을 비관하게 되었는지, 어째서 현실에서 희망을 찾을 수 없게 되어버렸는지에 대해서 먼저 따져봐야 하는 것입니다.  국민을 위해야 할 정부가 국민의 죽음을 신병비관으로만 여기는 이러한 태도는 국민들에 대한 책임회피로 밖에는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노동환경 개선을 외치며 전태일 열사가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인 것이 벌써 40년 전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우리사회의 노동자는 자기의 목숨을 내놓으면서 현실에 저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부 또한 여전히  비합리적이고 비인간적인 노동정책과 강압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올해 1월, 용산의 남일당 빌딩에서는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 1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옥상위의 철거민들을 무리하게 진압하는 과정에서 불이 나 벌어진 참사였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그들의 죽음도 개인의 문제로만 생각하는지 참사가 일어난 지 6개월이 넘은 지금까지 도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있습니다.

용산참사 당시 경찰의 진압모습. 사진출처 : 한겨레신문



책임을 다하지 않는 정부에게 신뢰란 있을 수 없습니다.

정부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과 용산참사 유가족, 그리고 그밖의 수많은 이땅의 서민들이 더 이상의 절망을 경험하지 않도록, 그리하여 더 이상의 목숨이 희생되지 않도록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