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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는 뜨거운 눈물을 삼키며
솟아오르는 분노의 주먹을 쥔다”
30년 전, 많은 사람들이 가슴 아픈 추도시와 함께 떠나보낸 이가 있습니다.
바로, 박종철 열사와 이한열 열사입니다. ‘독재타도’, ‘호헌철폐’, ‘민주쟁취’를 외치며 민주화의 열망으로 뜨거웠던 1987년 ‘6월 민주항쟁’에서 가장 먼저 기억되는 이름들일 텐데요.
민주화를 열망하는 사람들의 곁에는 언제나 살아있는 이름으로 남을 박종철 · 이한열 열사는 오늘날 기념관에서도 만날 수 있는데요. ‘박종철 기념관’의 경우 ‘경찰청’이 ‘경찰청 인권센터’를 통해 운영을 하고 있고, ‘이한열 기념관’의 경우 시민단체인 ‘이한열 기념사업회’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진 상단의 좌우 버튼을 눌러 '경찰청 인권센터'와 '박종철 기념관'의 모습을 살펴보세요.
‘박종철 기념관’의 경우 현 ‘경찰청 인권센터’ 이자 옛 ‘남영동 대공분실’ 건물에 위치합니다. 때문에 현 ‘경찰청 인권센터’ 건물 전체는 시민들이 직접 방문하여 대한민국 현대사의 아픔을 온몸으로 기억하고 관련 정보를 습득하는 ‘알권리’ 실현의 장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매우 중요한 역사적 장소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정보공개센터는 1987년 6월 항쟁 30년을 맞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경찰청의 ‘박종철 기념관’ 관리 실태를 알아보았습니다. 정보공개청구내용은 ‘2016년 경찰청 인권센터 일별 방문객 수 현황 및 방문객 방문 불가 일과 불가 사유’, ‘경찰청 인권센터 홈페이지 운영 현황 및 폐지 사유’ 등으로, 이를 통해 경찰청의 폐쇄적이고 소극적인 ‘박종철 기념관’ 운영 실태와 국민의 알권리 침해 실태를 알 수 있었습니다. 개선책이 시급해 보이는데요. 자세한 내용 함께 보시죠.
“6월 10일, 남영동 ‘박종철 기념관’ 주말이라 문 닫혀”
‘결석계’, ‘연차’ 쓰고 방문 하라는 꼴
‘박종철 기념관’이 있는 ‘경찰청 인권센터’는 남영역에서 지하철역에서도 바로 보일 정도로 가깝기 때문에 지리적 접근성은 매우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토 · 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만 개방하는 행정 때문에 실제 방문객 수는 적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방문하고 싶다면 학생은 ‘결석계’ 내고, 직장인은 ‘연차’를 써서 올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대다수의 전시관들이 주말에 방문객이 더 많고, 대한민국에서 ‘결석계’나 ‘연차’를 쓰는 게 쉬운 일이 아님을 감안할 때, 평일만 ‘경찰청 인권센터’를 개방하는 경찰의 정책은 매우 폐쇄적이고 비합리해 보입니다.
경찰은 이처럼 주말에 ‘경찰청 인권센터’를 개방하지 않는 사유로 ‘관리 인력 부족’을 꼽았는데요, ‘경찰박물관’의 경우에는 매주 월요일, 신정연휴, 설날연휴, 추석연휴를 제외하고 운영을 하는 것을 보면 왜 ‘경찰청 인권센터만’ 인력이 부족한지 전혀 납득하기가 어렵습니다. (11만 명이 넘는 경찰 인력에 2017년에도 3000명이나 더 뽑던데… 인력 충원 후 ‘경찰청 인권센터’ 주말 문 여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 사람이 정말 부족하면 주말 휴무를 평일 휴무로 옮기는 등 여러 대책을 강구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때문에 이와 같은 비합리적인 개방 시간 설정은 경찰이 의도적으로 시민들에게 ‘경찰청 인권센터’를 방문하기 어렵게 하려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시민들의 의심마저 사고 있는 실정입니다.
평일만 개방하는 데도 방문 시민 꾸준한 ‘박종철 기념관’
경찰청이 공개한 정보공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경찰청 인권센터’ 방문객 수 현황은 다음과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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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도 방문을 할 수는 있었다고 하기에 요일별 방문객 수를 청구하기로 했고, 정보량을 감안하여 2016년 자료만 청구한 건데 일별 방문객 수 현황 자료는 없다고 합니다.ㅠ.ㅠ 작년인데 일지 기록 보존 기간 왜 이리 짧은 거죠? >
평일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만 운영하기 때문에 방문객 수는 적지만 방문 규모는 2월을 제외하고 꾸준합니다. 특히 ‘6월 민주항쟁’의 달인 6월에는 2월에 비해서는 7배가, 나머지 달들에 비해서는 약 1.8배 정도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네요. 이렇게 1년 내내 방문객들이 있다는 것은 박종철 열사와 ‘6월 민주항쟁’, 그리고 남영동 대공분실의 인권 유린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경찰청 인권센터’ 건물의 의미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고, 기억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의미할 것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주말 및 공휴일 비개방’ 문제라고 한다손 치더라도 수치가 너무 적다는 생각도 듭니다. 경찰청이 매해 새로 채용한 경찰들에게 인권교육 또한 해야 할 텐데요. 인권교육 장소로 ‘경찰청 인권센터’를 활용하는 등, 센터를 방문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전혀 운영하지 않았다는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이 부분은 더 알아보고 조만간 업데이트하겠습니다.)
‘주말 개방’ 및 ‘독재정권의 인권 유린의 역사 알릴 프로그램’ 마련 시급
만일 많은 다른 전시공간들처럼 ‘경찰청 인권센터’도 주말과 공휴일에 운영을 하고 주 중에는 월요일 휴무 등으로 운영한다면 개방 시간 부족 문제 때문에 방문하지 못한 더 많은 사람들이 ‘경찰청 인권센터’ 찾을 것입니다. 여기에 문화체육부의 ‘문화가 있는 날’ 등의 운영을 참고해서 경찰청이 주도적으로 주중 하루에서 이틀 정도는 오후 9시까지 개방시간을 늘린다거나, ‘박종철 기념관’과 연관성 높은 시민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경찰청 내부 정책으로, ‘방문객 유치를 위한 프로그램 운영’이나 ‘방문객 증가’에 따른 가산점 제도 운용 등의 방법을 통해 ‘경찰청 인권센터’에 프로모션 제도를 도입한다면 실무를 운영하는 경찰들이 역사적 장소를 시민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알리려 할 것입니다.
‘박종철 기념관’ 운영 의지 있는지 의문스러운 경찰
전문 학예사도, 운영 프로그램도 없이 근 10년 지나
사실, 그동안 ‘(사)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이하 박종철기념사업회)’를 비롯해 관련 시민단체들과 언론에서는 위와 같은 다양한 대안 정책들을 내놓고 있었습니다. 박종철기념사업회에 따르면 실제 ‘박종철 기념관’ 개장 전에 경찰에서 관련 시민단체들의 의견을 듣고 주말 개장을 약속했고, 노무현 정부 때 잠시나마 주말 개장도 실시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권이 교체되고 주말 개장은 사라졌으며, 박종철기념사업회에서 요청하면 허가를 내주는 식으로 비공식적으로 주말 개장을 해왔다고 합니다. 물론, 이런 내용은 홈페이지에 고지 되어 있지 않았으며 시민들은 우연히 알게 되는 정보를 통해 박종철기념사업회에 신청해야 했기 때문에 아는 사람만 방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경찰의 이런 폐쇄적인 기념관 운영 정책뿐만이 문제가 아니라, 지난 근 10년간 ‘박종철 기념관’과 민주화 정신을 알리기 위해 경찰이 적극적으로 한 일이 무엇인지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 또한 큰 문제인데요. 지금도 ‘박종철 기념관’에는 기념관을 담당하는 전문 학예사도 없으며, 남영역에서 쉽게 보이는 ‘경찰청 인권센터’ 건물의 붉은 벽돌벽에는 ‘박종철 기념관’이라는 안내 명패나 간판도 하나 보이지 않는 등 기념관의 기본적인 관리와 홍보 지원이 매우 부족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심지어 경찰에서 ‘박종철 기념관’의 운영 실무를 맡고 있는 ‘경찰청 인권센터’는 현재 ‘인권영화제’와 ‘인권아카데미’ 주최 외에 시민 대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전혀 없는 실태입니다.
경찰, 2016년 말에는 ‘박종철 기념관’ 방문 안내 홈페이지도 없애
또한 2016년 11월 22일에는 경찰이 ‘경찰청 인권센터’의 홈페이지 운영도 폐지했습니다. 따라서 ‘경찰청 인권센터’가 어떤 기능을 하는 곳인지, ‘박종철 기념관’ 담당 주체가 맞는지, 방문 문의는 어느 전화번호로 해야하는지 등의 정보를 시민들이 온라인으로 정보를 찾기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경찰은 폐지 사유로 ‘사이버경찰청 공식 홈페이지 개편으로 각 부서에서 개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홈페이지를 통합’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는데요. 현재 ‘사이버경찰청’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박종철 기념관’ 관리 · 운영 현황과 관람 안내 내용은 전혀 찾을 수 없습니다. 이는 명백한 경찰의 ‘알권리’의 침해입니다.
(경찰은 기존의 홈페이지 서버에 업로드되어있던 전자 문서도 따로 보관하지 않고 있었는데요. 홈페이지 통합 과정에서 이미 생성된 공공정보를 삭제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공공기관이 생산한 공공정보의 무단 폐기와 다를 바 없습니다. 이는 경찰의 명백한 ‘알권리’ 침해 행위입니다.)
'경찰청 인권센터'의 기존 홈페이지의 '제작 계획서'와 '제작 계약서'는 부존재하다는 경찰청 |
또한 경찰청은 '경찰청 인권센터'의 기존 홈페이지의 '제작 계획서'와 '제작 계약서'는 부존재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제작에 정확히 얼마의 공력과 세금이 들어갔는지는 알 수 없으며 대책없이 시민의 알권리 창구를 없앴다는 것에서 세금낭비의 책임 문제에서도 자유롭지 않습니다.
‘박종철 기념관’ 운영 주체로 경찰 합당한가
경찰이 ‘박종철 기념관’의 운영과 옛 ‘남영동 대공분실’ 건물을 관리하기로 했다면, 적어도 ‘박종철 기념관’이 세워진 후인 지난 근 10년 동안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서슬 퍼렇던 독재정권의 역사와 경찰의 잔혹한 인권 유린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반성의 행보를 보여왔어야 하지 않을까요? 박종철 열사를 비롯한 민주화 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적극적으로 시민들에게 알려왔어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본문에서 살펴본 대로 경찰이 지난 근 10년 동안 운영한 ‘박종철 기념관’은 시민들의 접근성 향상에 전혀 변화가 없었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어쩜 이럴 수 있을까요.
(2016년 9월에 남영동 ‘경찰청 인권센터’에 방문했을 때, 백남기 어르신께 사과조차 없었던 강신명 전(前) 경찰청 청장이 웃으며 '경찰청인권위원'과 '경찰청인권홍보대사'를 임명한 사진이 함께 걸려있었습니다. 그가 인권을 말하며 남영동 건물에 있을 자격이 있는 걸까요?)
‘박종철 기념관’, 적합한 운영 주체 찾아야
인권영역의 전문 식견 갖춘 시민사회에 운영권 이양해야
30년 전 박종철 열사를 고문으로 살해하고, 이한열 열사를 최루탄으로 살해한 경찰이 2016년에도 ‘물대포’로 백남기 어르신을 돌아가시게 했습니다. 어쩌면 ‘박종철 기념관’이 변하지 않은 것은 ‘경찰’의 인권의식이 3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바뀐 것이 없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박종철 기념관’의 소극적·폐쇄적 운영은 물론, 경찰의 인권 탄압 현실을 지속적으로 지적해온 시민단체들은 ‘박종철 기념관’의 운영 주체로 경찰이 과연 합당한지 계속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경찰청 인권 센터’는 경찰과 시민의 접점에서 양측 모두를 위해 계속 확대·발전시켜 운영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박종철 기념관’ 운영은 더 이상 이대로는 안됩니다.
지난 10년 동안 경찰의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평가하자면, 경찰은 ‘박종철 기념관’의 적절한 운영 주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시민사회의 오랜 지적처럼, 이제라도 시민사회에게 운영권을 이양하거나 적어도 민간의 인권영역의 전문 식견을 갖춘 사람들과 함께 운영위원회 등의 운영 기구를 만들어 운영해야 합니다.
차가운 남영동 건물에서 인권과 민주주의의 정신이 더 이상 ‘박제’로 남지 않고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오도록 해야만 합니다. 경찰은 그동안의 폐쇄적 운영에 대해 반성해야 하며, ‘박종철 기념관’은 하루속히 적합한 운영 주체를 찾아 적극적이고 개방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참고사이트 & 추천기사
* 6월민주항쟁30년사업추진위원회 http://kdemo.kr/
* 6월 항쟁 공식 홈페이지 http://www.610.or.kr/
* (사)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 m.cafe.daum.net/parkjc870114
* 이한열기념사업회 (이한열 기념관 정보 포함) http://www.leememorial.or.kr/
* 이하늬, 「22살 대학생의 죽음, 전두환의 ‘뒤집기’는 먹히지 않았다」,『미디어 오늘』, 2017년 6월 4일 일요일, 접속일 2017년 6월 8일
참고도서
* 김명식,『건축은 어떻게 아픔을 기억하는가』, 뜨인돌 , 2017. 5
* 서중석,『6월 항쟁』,돌배개, 2011.11
* 황호택, 『박종철 탐사보도와 6월 항쟁』,동아일보사, 2017.5
경찰청 정보공개결정 통지서
경찰청인권센터_2016년방문객수와_방문불가일_경찰청_정보공개결정통지서.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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