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영화, 드라마, 음악들이 아시아권 국가들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익숙한 이야기입니다. 특히 K-pop은 현재 아시아권의 큰 인기를 바탕으로 유럽과 북미에서도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K-pop에 대한 큰 인기와 주목은 대형 연예기획사의 아이돌 그룹들에게만 열려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아직도 자신들의 개성 있는 음악을 스스로 창작하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인디뮤지션들은 척박한 문화산업 구조 속에서 힘겹게 자신들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K-pop이 더 주목받고 전략적인 문화산업으로 주목받아 더욱 거대해지고 화려해 질수록 인디뮤지션들의 활동환경은 더 암담하게 느껴집니다.
인디뮤지션들의 창작 및 활동환경 개선에 대한 요구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10년부터 인디뮤지션 발굴과 활동지원을 위해 ‘대중음악 창작기반강화사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어느 정도의 예산이 투입되는 어떤 사업이었을까요? 정보공개센터가 2011년 대중음악 창작기반강화사업 국고보조금 지원 내역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청구해 봤습니다.
사업의 총 예산은 고작 5억 5천 만원 이었습니다. 사업내용은 인디레이블들과 공연 제작·기획·홍보(1억 5천 만원), 오디션을 통한 우수 인디뮤지션 발굴(1억 3천 750만원), 인디뮤지션 기획공연(2억 1천 만원)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모두 지원한 사업이나 지원 대상 레이블과 뮤지션들에 비해 지급규모가 너무 적어 보입니다. 특히 우수 인디뮤지션 발굴 및 홍보 지원은 6개월 이상 15개 이상 뮤지션을 지원하였는데 약 1억 3천 만원을 지원한 것에 그쳤습니다. 기획공연의 경우 조사한 바에 따르면 10개 가량의 공연에 지원하게 되어있는데 2억 1천 만원을 지급한데 그치고 있습니다. 형식적인 생색내기 행정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단발적인 공연에만 치중된 사업내용도 문제입니다. 인디뮤지션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연이 늘어나는 것은 분명히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창작기반강화”라는 취지를 살리는 데는 크게 부합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업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보다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인디음악과 대중이 접촉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음반 및 음원제작에 폭넓은 지원을 한다거나 방송국들과 협의해 TV와 라디오에 인디음악 전문 음악프로그램 편성을 지원하는 등의 보다 과감한 투자와 지원들이 필요해 보입니다.
사회 어느 영역이 그렇듯 문화, 음악의 영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본과 경쟁의 논리에만 맡겨두게 되면 상대적으로 경쟁력과 상품성이 떨어지는 인디음악과 뮤지션들의 창작과 활동은 위축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문화의 다양성이 떨어지고 질적 후퇴를 경험할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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