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회에 부실한 내용의 4대강 예산을 제출해 비판받고 있는 가운데, 정부산하 연구기관이 4대강과 관련한 연구용역 예산마저도 묻지마 비공개로 대응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투명사회를위한 정보공개센터(소장 : 하승수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11월 11일 지식경제부 산하의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기연)에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 연구용역 사용내역”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하지만 건기연은 11월 20일 비공개결정통지를 내렸다.
건기연은 지식경제부 산하 연구기관으로, 지난해 겨울 ‘4대강 정비계획의 실체는 한반도 대운하사업’이라는 양심선언으로 중징계를 받은 김이태 연구관이 재직했던 기관이기도 하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정보비공개 결정통지서
건기연은 정보비공개 근거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1항 5호를 들었다. 이 용역이 의사결정과정 또는 내부검토과정에 있기 때문에 비공개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비공개 결정에는 납득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본 연구용역 자료의 공개에도 문제점은 보인다.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 못찾겠다 꾀꼬리!
먼저 건기연에서 수행했다는 <4대강 살리기 마스터 플랜>이 어떤 내용의 연구인지 알아보기로 했다.
연구용역 현황을 알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행정안전부에서 운영하는 프리즘(정책연구용역 종합관리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www.prism.go.kr) 프리즘에서는 모든 중앙부처의 정책연구용역보고서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또한 초록 및 목록은 물론 일부 용역은 원문까지 열람이 가능하기도 하다.
하지만 프리즘 어디에서도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 이라는 내용의 연구용역은 찾을 수 없다. 혹시나 싶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으로도 검색해 봤지만 역시 자료는 찾을 수 없었다. 뿐만 아니다. 정부에서 발주하는 모든 입찰공고 내용을 살펴볼 수 있는 국가종합전자조달 시스템인 나라장터(www.g2b.go.kr) 에서도 이 연구용역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오직 KDI의 보도자료를 통해서만 이 용역이 실재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뿐이다.
프리즘에서 확인가능한 국토해양부 연구용역 목록
국책사업이라는 4대강 사업 자료를 정작 정부 시스템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실정인데 어떻게 이들 정보공개시스템이 효율적인 업무 관리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는지, 납득이 되질 않는다.
4개월전 끝난 용역이 아직도 현재 진행중?
KDI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은 지난 2008년 12월부터 건기연 주관으로 진행된 연구로 올해 6월 8일에 정부계획으로 확정 및 발표되었다고 한다. 6월8일이면 정보공개센터가 정보공개청구한 11월 11일보다 무려 5개월 전에 이미 종료된 사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건기연은 “현재 진행중”을 근거로 정보를 비공개를 한 것이다. 전혀 타당성이 없는 사유로 비공개하는 이러한 건기연의 태도는 막무가내식 비밀주의라고밖에는 볼 수 없다.
신뢰있는 정부 되려면 투명한 정보공개 필요해
쇠고기 원산지 단속현황과 같은 생활에 밀접한 사안부터 용산참사 같은 사회적 이슈까지 최근 정부는 다양한 사안들에 대한 국민들의 알권리 요구에 대해 비공개주의로 일관하고 있다. 더욱이 현 정권 최고의 뜨거운 감자인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중요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걸맞지 않는 부실한 정보 공개로 많은 국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번 건기연의 정보비공개 결정 역시 조금이라도 문제될 만한 것은 감추고 보자는 정부의 모르쇠 작전의 일환으로 보인다.
국가의 주권자인 국민은 정부가 하는 일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
그리고 국가역시, 행정의 투명성과 신뢰 있는 정책 운영을 위해 정보를 공개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권리가 보장되지 못하고, 의무가 지켜지지 않는 모습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이런 모습이 지속될수록 커가는 것은 국민과 정부 사이의 불신밖에는 없다.
많은 시민들과 사회단체에서 이번 4대강 사업에 반대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4대강 예산에 대해서 말이 많다. 정부가 사회적 합의하에 4대강 사업을 추진하기를 바란다면, 밀어붙이기로 강행할 것이 아니라, 사업 내용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 내용을 국민들과 공유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투명사회를위한 정보공개센터
정진임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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