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조중동의 괴담 공격은 힘을 유지하려는 전략"
김완 기자 | ssamwan@gmail.com
입력 2011.12.05 16:37:03
이명박 정부는 ‘괴담 탓 정부’라고 할 만하다. 출범 초기 ‘광우병 파동’을 비롯해 임기 내내 사회적 파동과 굵직한 이슈가 떠오를 때마나 정부는 ‘모든 게 괴담 탓’이라며 여론 자체를 ‘유언비어’ 취급해왔다. 이명박 정부 최고의 유행어라고 할 만한 ‘가카는 그러실 분이 아닌데...’는 ‘괴담 정부’에 대한 촌철살인의 역설이라고 할 만하다.
'괴담 정부’의 강박증은 최근 ‘나는 꼼수다’와 SNS 자체를 ‘괴담의 진앙지’라고 몰아세우며 방통심의위가 SNS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심의팀을 신설하는 것으로 진화해가고 있다. 세계 유례가 없을 심의 부서의 탄생은 그 자체로 ‘괴담 정부’의 본색을 그대로 드러내는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할 수 있다.
5일 정보공개센터와 전국언론노동조합 등은 ‘괴담정부, 그 책임은 누구에게?’ 토론회를 열고 “괴담정부의 책임은 정보에 국가기밀이라는 이름을 붙이며, 무한 비밀주의, 비공개주의로 일관하며 국민의 알권리를 무시하는 정부의 행태에 있다”고 지적했다.
발제를 맡은 김유승 중앙대 교수는 객관적 정보와 수치인 ‘정보공개제도’와 ‘기록 관리 통계’를 중심으로 “이명박 정부는 유언비어, 괴담잡기로 생을 점철할 모양”이라며 “이 정부 들어 횡행하는 괴담의 몸통은 정부”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이명박 정부 들어 언론자유지수가 31위에서 69위로 하락한 사례 등을 제시하며 “4대강에 대해, 구제역에 대해, 방사능 비에 대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천안함 침몰과 용산참사에 대해 국민의 알권리와 표현의 자유는 심대한 제약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괴담을 멈추게 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며 “정보를 숨기지 않고 투명하게 공개하고 진솔하게 소통하면 자연스레 사라지는 게 바로 괴담”이라고 지적했다.
토론에 나선 박중석 언론노조 민실위원장은 ‘괴담 정부’를 만든 언론의 책임을 제기했다. 박 위원장은 “정부의 책임에 앞서 기자들의 책임을 지적할 필요 있다”며 “유언비어는 사회적 의사소통의 부재에서 발생하는데 기자들이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기자들이 정부와 기관에 유리한 내용을 담은 보도 자료에 의존하는 받아쓰기와 검증 없는 보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표적 사례로 G20 등을 들며 “언론이 가장 치열하게 검증해야 하는 문제인데 이러한 행사에 대한 경제적 효과에 관해 언론이 받아쓰는 등 소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진보넷의 장여경 활동가는 “이 정부가 괴담이라고 했던 천안함 괴담, 방사능 비 괴담, FTA 괴담 등은 정부 의견에 반대하는 것들”이라며 “정부가 괴담으로 치부해 기소했던 것들은 개인이 친구들에게 보냈던 문자 같은 것이다. 정부를 비판함에 있어 괴담은 없다. 만약 괴담이 있다면 이는 정부가 정보를 비공개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장 활동가는 “현재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족하는 매체는 SNS라며 언론이 경찰이 시민들에게 물대포를 쏘는 장면을 뉴스에선 볼 수 없지만 SNS에선 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박주민 변호사는 참여정부와의 비교를 통해 “참여정부에게 정보 공개가 정부를 혁신하는 수단이었다면 이명박 정부 들어 정보 공개는 감춰야 하는 문제가 됐다”며 정부의 폐쇄적 행태가 괴담의 만연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정준영 교수는 “괴담을 강조하는 정부와 조중동의 기본 전략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SNS의 경우 원하는 소통만 하게 되는 폐쇄성의 회로를 갖고 있는데, 조중동을 이 부분을 ‘괴담’과 연결 지어 몰아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괴담에 대한 공격이 득세하는 것은 기존 매체들이 새로운 매체를 폄훼하며 힘을 유지해가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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