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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의 부실한 기록관리 시스템 개선촉구 기자회견

opengirok 2015. 8. 20. 12:22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녹색당, 한국기록전문가협회, 한국국가기록연구원과 

함께 8월 20일(목) 오전 11시에 참여연대 지하 ‘느티나무’에서 청와대의 부실한 기록관리시스템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자회견에서는, 세월호 등 국가중대사안과 관련해서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등이 대통령에게 구두보고한 내용과 대통령 구두지시내용이 기록으로 생산ㆍ관리되지 않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즉각적인 개선을 요구합니다.


정부3.0을 하겠다던 박근혜정부, 하지만 청와대의 부실한 기록관리와, 폐쇄적인 정보공개의 문제가 심각한 현실입니다. 

정보공개센터는 앞으로도 비밀주의가 가득한 청와대를 상대로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투명하고 책임있는 역할을 요구하겠습니다. 

 


관련기사: <연합뉴스>"세월호 당일 대통령 구두보고 기록 없어…개선 필요"




조선시대만 못한 청와대, 대통령 보고ㆍ지시 기록은 반드시 남겨야 한다

- 세월호참사 등 진상규명에 막대한 지장초래. 관행ㆍ제도를 개선해야 - 




청와대가 기록을 남기지 않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비롯한 국가적 중대사안에 대해 대통령에게 보고를 하고, 대통령이 지시를 내리는데 그에 대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은 녹색당이 세월호 참사 관련 기록에 대해 청와대를 상대로 행정소송(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을 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소송과정에서 청와대는 처음에는 기록이 존재하는 것처럼 주장하다가, 소송 도중에 구두보고 및 구두지시한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을 바꿨다. 


작년에 청와대는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에 대통령비서실ㆍ국가안보실이 대통령에게 21차례에 걸쳐서 서면 및 구두로 보고를 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행정소송과정에서 밝힌 보고횟수는 18회로 줄었다. 그리고 그 중 서면보고 11회는 기록이 있지만, 구두보고했다는 7회는 기록이 아예 없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서, 대통령에게 구두로 보고하거나 대통령이 구두로 지시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녹음도 하지 않고 별도 기록도 생산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라고 밝혔다.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대통령에게 보고한 횟수도 오락가락하고, 무슨 내용으로 보고했는지도 담당자의 기억에 의존해서 정리하고 있다고 하니, 국가권력의 핵심부가 구멍가게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단지 세월호 참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메르스 사태든, 최근에 터진 비무장지대 지뢰폭발 사건이든 국가 중대사안이 터졌을 때에 대통령이 보고받고 지시를 내린 내용이 기록되어 있지 않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이것은 진상규명이 필요한 사안에 대한 진상규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평가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이고, 역사를 암흑 속에 빠뜨리는 일이다. 심지어 조선시대에도 이렇게 하지 않았다. 조선시대 때에는 왕의 옆에 항상 사관이 있어서 왕이 하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까지 기록을 했다. 

조선시대에도 이렇게 기록을 남겼는데, 지금의 청와대는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 정보저장기술이 이렇게 발달한 세상에서 녹음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과연 이렇게 해서 어떻게 대통령 직무수행의 책임성을 담보할 수 있겠는가? 권력의 핵심인 청와대는 중요한 정보가 모이고 중요한 판단이 이뤄지는 곳이다. 그리고 그 판단에 대해서는 당대의 정치적 평가와 이후의 역사적 평가가 내려져야 한다. 권력을 행사하면 그에 따라 책임도 져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보고를 받고 판단을 하고 지시를 했는데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평가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이것은 정보를 공개하는지 아닌지를 떠난 문제이다. 아예 기록으로 남기지 않는데, 공개 여부를 따지는 것도 무용한 일이다. 


그리고 이런 청와대의 행태는 「대통령 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의 내용에도 반하는 것이다. 「대통령 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에 따르면, 

“대통령과 제2조 제1호 나목 및 다목의 기관의 장은 대통령의 직무수행과 관련한 모든 과정 및 결과가 기록물로 생산·관리되도록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법률에서 세부적인 방법까지는 규정하지 않고 있지만, 입법취지로 본다면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보좌기관으로부터 보고받고 지시를 내린 내용은 당연히 기록물로 생산ㆍ관리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 청와대가 기록을 남기지 않고 있는 행태는 「대통령 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도 위반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는 과연 무엇이 두려워서 기록을 남기지 않고 있는가? 

이런 행태가 더 이상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이 직무수행과정에서 통화하거나 대화하는 모든 내용은 의무적으로 녹음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기록관리시스템을 통해 등록ㆍ관리가 되어야 한다. 업무용 유선전화뿐만 아니라 휴대폰의 경우에도 그렇게 관리가 되어야 한다. 대통령에게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 대한민국 헌정체제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그리고 업무용으로 주고받는 이메일의 경우에도 관리가 철저하게 되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에도 힐러리 전 국무장관이 2009년-2013년까지 재임할 당시에 사설 이메일로 업무용 문서를 주고받은 것이 문제가 되어, 개인계정 이메일 3만여건을 국무부가 전달받아 공개할 정도로 이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  


따라서 청와대는 현재와 같은 부실한 기록관리시스템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기록관리체계를 혁신해야 한다. 국회는 이 문제에 대해 조사하고,「대통령 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서라도 대통령 기록을 남기도록 강제해야 한다. 


또한 청와대는 법률에 의해 공개가 의무화되어 있는 정보목록의 공개도 거부하고 있다. 청와대의 예산집행내역도 감추고 있다. 청와대가 이런 식의 불투명한 행태를 하면서, 정부기관들에게 ‘정부 3.0’을 하라고 지시하고 있는 것은 모순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박근혜 정부의 이런 행태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하며, 시정을 촉구한다. 


청와대도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다. 세금으로 일을 하면서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이다. 세금을 써서 하는 모든 일에 대해서는 기록이 남아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하물며 막대한 세금을 들여 유지하고 있고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대통령같은 최고권력기관이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이러한 현실에 대해 통탄한다. 그리고 반드시 이 문제가 개선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나갈 것이다.  


2015년 8월 20일

녹색당,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한국국가기록연구원, 한국기록전문가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