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대학 등록금의 문제는 더 이상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비싼 등록금을 내고 다니는 대학생들이 받는 교육의 질은 어떠할까요? 이미 정보공개센터에서는 최근 대학교육여건 실태들을 가늠하기 위해 서울소재 주요 대학들의 공시정보는 분석한 바가 있습니다. 서울지역 대학 전임교원 1인당 학생수가 OECD평균보다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비 전임교원 강의 담당 비율 또한 46%대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습니다.
그렇다면 대학의 지출 중 교육여건과 관련된 지출은 얼마일까요? 매년 발생하는 이월금과 적립금은 얼마정도 일까요? 이번에는 대학교육연구소(이하 대교연)에서 발표한 통계자료를 통해 대학의 지출상황과 사립대학의 이월·적립금 현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위의 그래픽과 같이 학생 1인당 연간 등록금은 지난 12년간 1.7배로 증가했습니다. 계속적으로 늘어나는 등록금에 비해 대학의 지출현황 중 교육여건 관련 지출비율은 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학이 연구와 교육활동을 활발히 하기 위해서는 실험실습비, 기자재구입비, 도서구입비 등을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그러나 지난 12년간 대학의 지출총액 대비 기자재 구입비율은 2.4%나 감소하였으며, 실험실습비 0.2%, 도서구입비 0.5%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대학도서관의 경우 도서구입비 뿐만 아니라 장서 수에서도 기타 선진국과 큰 격차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3월 21일 교육부의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대학도서관의 주요지표가 전반적 상승에도 불구하고 선진국과의 학술정보 인프라 격차가 상존’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대학도서관 연간자료 구입비(평균)는 한국이 13억원 으로 미국(60억원)에 비해 20%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장서 수 또한 한국이 65만권인 반면 미국 2백만권 으로 미국의 32% 수준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반면에 대학에서 미사용한 이월자금과 특정사업 등을 위해 적립하는 이월·적립금은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립대학의 이월·적립금 현황을 살펴보면, 2000년 3.9조원의 이월·적립금은 2012년 10.5조원으로 늘어나 지난 12년간 2.7배나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이에 대교연은 ‘대다수의 사립대학들이 이월·적립금을 과다하게 남기며 예산을 불합리하게 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적립금 중 상당 금액을 사용처가 불분명한 기타적립금으로 책정하고 있었습니다. 적립금은 그 목적에 따라 연구, 건축, 장학, 퇴직, 기타 적립금으로 구분됩니다. 대학의 경우 적립금 중 45.6%가 건축적립금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였고, 그 다음으로는 기타적립금이 27.8%의 비율을 차지했습니다. 법인의 경우는 기타적립금 비율이 73%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건축적립금 19.2% 순이었습니다. 적립금이 많은 것도 문제이지만, 특정 사용 목적이 정해져 있지 않은 기타 적립금의 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한 그 적립금중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건축적립금 비율에 비해 우리나라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이 2013년 18.3%에 그치며, 지역출신이 많은 수도권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13%대에 그쳐 대학예산이 과연 합리적으로 운용되는지 의문이 가는 지점입니다.
만약 높은 등록금을 지불한다면 그에 대응하는 교육여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학의 현실은 과연 만족할 만한 교육여건을 갖추고 있을까요? 매년 대학들은 경영난을 핑계로 반값등록금 이행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늘어나는 대학의 이월·적립금... 그에 비해 통계 수치로 나타나는 우리나라 대학의 낮은 교육의 질... 올해도 우리나라의 대학생들은 안녕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대학교육연구소 '대교연통계'17호, 18호>
〈기본 17호〉실험실습비,기자재구입비,도서구입비-수정본(2014-02-10).pdf
03-21(금)조간보도자료(제2차 도서관발전종합계획).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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