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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이명박대통령의 욕망의 대상에 불과해

opengirok 2009. 7. 14. 16:03
임석민 한신대학교 경상대 교수가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4대강 사업의 기만성을 알려 강죽이기 사업을 저지하기 위한 글인데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블로그에 올립니다.

관련영상도 첨부하니, 함께 보세요


4대강이 통곡합니다. 권력이 4대강을 난도질하려 하고 있습니다. 강을 보로 막아 토막을 내고 강바닥을 파헤치는 것은 강 살리기가 아닙니다. 강 죽이기입니다. 대통령이 운하를 포기한다고 선언했지만 달라진 게 하나도 없습니다. 4대강 사업은 여전히 운하사업입니다.

운하가 아니라면 왜 10m가 넘는 대형보를 건설하고 6m 깊이로 준설을 합니까? 운하의 핵심은 한강과 낙동강의 연결이 아니고 보와 준설입니다. 깊이 6m, 너비 200m, 길이 320km의 낙동강의 대규모 굴착은 명백히 운하입니다. 대한뉴스로 거짓과 위장이 감춰지지 않습니다. 대통령은 60~70년대의 낡은 선전술로 국민을 속이고 있습니다.

진정으로 운하를 포기했다면 운하를 전제로 했던 현재의 설계도를 전면 폐기하고, 보와 굴착이 없는 설계도를 새로 작성해야 합니다. 환경평가와 문화재 조사도 제대로 해야 합니다. 결코 서두를 일이 아닙니다. 왜 서두릅니까? 임기중에 운하의 대못을 박으려는 술책입니다. 22조원 규모의 사업계획을 5개월만에 확정해서는 안됩니다.

이대통령은 건설회사 사장시절부터 운하를 꿈꿔왔다고 말합니다. 건설회사 사장에게는 운하가 매력적인 돈벌이 사업으로 보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되고서도 건설회사 사장의 눈으로 이 나라를 이끌고 있습니다. 강산은 한번 훼손하면 원상회복이 어렵습니다. 4대강은 대통령의 사유물이 아닙니다. 강을 토막내서는 안됩니다. 이명박 정권은 3년여로 끝나지만 4대강은 영원하고 다음 세대에게 곱게 남겨줄 귀중한 재산입니다.

경제위기를 틈타 “경제 살리기, 일자리 창출” 등의 그럴듯한 말로 국민을 현혹하여 콘크리트로 강을 토막내고 아스팔트로 강변을 덫칠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는데도 국민 여러분은 눈을 감고 입을 다물 것입니까? 뼛속까지 파고든 대통령의 운하병으로 금수강산이 망가지고 혈세가 낭비되고 있습니다. 다음 세대는 다시 보를 허물고 강을 원상으로 복구하기 위해 또다시 막대한 혈세를 써야 합니다. 만행을 막아내지 못한 우리를 원망할 것입니다.

지금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의 선진국들은 한결같이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과거에 건설한 댐과 보를 허물고 원래의 강으로 되돌리고 있습니다. 산은 산으로, 강은 강으로, 가능하면 천연의 상태로 보존하는 것이 21세기의 시대정신입니다. 인간이 생존을 위해 부득이 강과 산을 훼손해야 할 경우에도 최소한으로 그쳐야 합니다.

4대강 살리기로 위명(僞名)한 운하사업은 청계천 사업으로 재미를 본 이대통령이 재임중의 업적물로 삼으려는 허망한 욕망의 대상에 불과합니다. 운하는 업적이 아닌 묘혈입니다. 만약 이 나라에 운하를 굳이 만든다면 압록강과 두만강을 잇는 횡단(橫斷)운하는 검토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종단(縱斷)운하는 애초에 말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이 나라 대통령은 “미래를 위해 대운하가 필요하다는 믿음에 변화가 없다”고 말합니다. 아직도 운하의 미몽(迷夢)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답답하다 못해 지능이 의심스럽습니다. 탐욕(돈, 권력, 명예)이 지나쳐 이성을 상실한 것입니다. 운하는 미래의 운송로가 아닙니다. 운하는 자동차, 철도, 비행기가 등장하기 이전의 19세기 유물입니다. 조그만 반도국가에 3,700km의 운하를 꿈꾸는 한심한 사람들이 지금 이 나라를 이끌고 있습니다.

운하는 쓸모가 없습니다. 운하의 핵심가치인 물류효과가 전혀 없습니다. 운하는 속도가 느린데다 환적(換積)을 요해 싣고 내리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이용할 수가 없습니다. 관광효과도 없습니다. 1천만 시민이 북적대는 서울의 한강유람선도 적자입니다. 수십조원을 퍼부어 띄울 낙동강 유람선을 이용할 사람이 없습니다. 배가 다니지 않으면 지역개발도 없습니다. 운하는 완전한 혈세의 낭비입니다.

치수(治水)는 이전의 정권도 꾸준히 해왔고 다음의 정권도 계속할 것입니다. 치수는 이명박 정권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정부는 4대강 본류(本流)는 이미 97% 이상이 정비되었고 지류(支流)는 40%가 정비되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전문학자들의 조사에 따르면 4대강의 본류는 3% 정도를 제외하면 문제가 없습니다. 본류의 경우 물이 부족하지도 않고 수질도 양호합니다. 지류가 문제입니다. 물부족, 수질오염, 홍수피해도 모두 지류에서 발생합니다.

진정한 4대강 살리기라면 지류를 대상으로 해야 합니다. 윗물인 지류를 맑게 해야 아랫물인 본류가 맑아지는 것이 이치가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문제가 있는 지류는 2012년 이대통령 퇴임 이후로 미루고 문제가 없는 본류를 뒤집어엎는 것이 4대강 사업입니다. 본말의 전도(顚倒)입니다. 운하가 아니라면 이런 억지가 있을 수 없습니다.

본류의 경우 아직 정비되지 않은 3% 정도에는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대통령은 3%를 두고 “강이 죽었다. 하수구로 쓰인다”며 국민을 호도하며 무용지물의 운하를 획책하고 있습니다. 하상(河床)이 높아 준설이 필요한 부분은 2~3m의 준설에 그쳐야 합니다. 6m 깊이의 굴착은 배를 띄우기 위한 수로공사입니다.

축산폐수, 생활하수 등 지류의 물을 정화해야 본류의 물이 맑아집니다. 보는 강의 흐름을 막아 물을 썩게 합니다. 준설을 하더라도 큰비가 오면 토사가 밀려 6m 수심을 유지할 수가 없습니다. 매년 수백억원을 들여 계속 준설을 해야 합니다. 돈먹는 불가사리가 될 것입니다. 이 정권은 국민의 혈세로 토건업자들의 배만 불리려 하고 있습니다.

이 나라 대통령은 19세기 사고(思考)를 하며 미래가 아닌 과거로 역주행하고 있습니다. 시국선언이 왜 나옵니까? 답답한 대통령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남남갈등은 바로 대통령이 유발하고 있습니다. 소통, 소통, 모두가 소통을 외치는데도 19세기 사고에 철벽같은 고집이 더해 국민들은 숨이 막힙니다.

피땀어린 국민의 혈세를 쓸모없는 운하에 탕진해서는 안됩니다. 후손들을 먹여 살릴 태양광, 풍력, 나노, 로봇, 생명공학, IT, 소프트웨어, 문화컨텐츠 등에 예산을 써야 합니다. 이들 미래산업으로 가야 할 예산이 4대강 죽이기 사업으로 전용되어 해당업계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설령 토목공사라 하더라도 대심도(大深道) 지하철이나 고속철도 등의 미래지향적인 사업이어야 합니다.

4대강 사업은 여전히 운하사업입니다. 20개의 대형보는 다음 세대가 철거해야 할 애물단지가 될 것입니다. 4대강 사업의 중심은 본류가 아닌 지류가 되어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이 이 기만적인 4대강 사업을 저지하지 않으면 4대강은 죽고 맙니다. 여러분이 눈을 감고 입을 다물고 있으면 땀흘려 납부한 혈세가 탕진되고 4대강이 토막납니다. 이 어리석은 사업을 앞장서서 막아주시기 바랍니다.

임석민 교수가 보낸 마지막 코멘트입니다.

* 저는 운송물류학도입니다. 그동안 운하의 물류효과가 전무함을 논증하고 운하를 반대해 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운하의 포기를 소청하는 상소문도 올렸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은 말로만 운하를 포기한다 하고 실제로는 운하사업을 계속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지식인의 한 사람으로서 나라가 잘못 가고 있음을 수수방관할 수 없어, 국민 여러분에게 운하를 저지해 달라는 호소문을 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