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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검찰 특활비 공개판결, 항소포기하고 자료공개해야

opengirok 2022. 1. 18. 10:23

 

 

검찰 특활비 공개판결, 항소포기하고 자료공개해야

 

 

1. 지난 1월 11일 서울행정법원은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2017년 1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사용한 특수활동비, 특정업무경비, 업무추진비 관련 정보를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2019년 11월 18일 제기된 소송에 대해 무려 26개월 만에 판결이 내려진 것이다. 판결의 내용을 보면, 서울중앙지검이 사용한 업무추진비 지출증빙서류 중에서 개인식별정보만을 비공개하도록 하고 나머지 특수활동비, 특정업무경비, 업무추진비의 집행내역과 지출증빙자료를 모두 공개하라는 판결이었으므로, 사실상 100% 원고 승소판결이라고 할 수 있다.

 

2. 그동안 검찰 예산감시 활동을 같이 해 왔던 3개단체(세금도둑잡아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좋은예산센터)는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 이 판결은 검찰예산에 대한 최초의 정보공개판결로,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그동안 국민적 의혹과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던 검찰의 특수활동비에 대해 전부공개하라는 판결이므로, 이 판결이 확정된다면 검찰민주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검찰을 특권적인 권력집단에서 ‘보통의 행정기관’으로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고, 검찰도 국민의 감시와 통제를 받아야 하는 기관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의미가 클 것이기 때문이다.

 

3. 이번에 소송 대상이 된 대검찰청 특수활동비의 규모만 하더라도 2017년 160억, 2018년 127억, 2019년 10월까지 83억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규모이다. 이렇게 막대한 예산을 사용하면서도, 검찰은 국회에도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왔다. 또한 검찰 내부에서도 검찰총장과 극소수의 담당자만이 특수활동비 집행내역을 알 정도로 불투명하게 사용되어 왔다. 그렇기 때문에 잘못 사용되었을 가능성도 크다. 과거에 검찰총장, 서울중앙지검장 등이 돌린 돈봉투의 출처가 특수활동비라는 것이 드러나서 논란이 되었던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다.

 

또한 수사, 감사 등의 과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또다른 예산항목인 특정업무경비도 마찬가지이다. 대검찰청에서 사용하는 특정업무경비만 해도 2017년 31억, 2018년 31억, 2019년 10월까지 25억원에 달하는 규모였다. 그런데 검찰의 특정업무경비도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해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었던 것이다. 또한 다른 기관들은 대부분 공개하고 있는 업무추진비 지출증빙서류(영수증)를 유독 검찰만 공개하지 않는 것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4. 판결문의 내용을 보면, 검찰이 해 왔던 주장을 재판부는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별첨자료 참조). 이러한 재판부의 판단은 기존의 법리와 판례에 근거한 것이기에 항소심에서 바뀔 가능성이 없다. 이미 국회에서 사용하는 특수활동비, 특정업무경비, 업무추진비에 대해서도 공개하라는 판결이 확정된 상황이기도 하다.

 

5. 따라서 지금 검찰이 할 일은 항소를 포기하고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검찰측이 지난 1월 12일 판결문을 수령했으므로, 항소시한은 26일이다. 만약 검찰이 항소를 한다면, 검찰 스스로 개혁을 할 기회를 박차버리는 것이고, 검찰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조차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다.

 

6. 3개 시민단체들(세금도둑잡아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좋은예산센터)이 국회에서 사용되는 특수활동비, 특정업무경비, 업무추진비 등의 예산을 감시할 때에도, 국회는 연이어 정보를 공개하라는 판결들이 나오자, 항소를 포기하고 정보를 공개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검찰은 이런 국회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 본인들이 국민세금을 제대로 썼다면 공개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만약 국민세금을 잘못 써 왔다면 앞으로는 제대로 쓰기 위해서라도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옳다.

그런데도 검찰이 항소를 한다면, ‘지금까지 국민세금을 엉터리로 써 왔고, 앞으로도 엉터리로 쓰겠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 검찰은 더 이상 시간끌지 말고 항소를 포기하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길 바란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세금도둑잡아라, 좋은예산센터

 

 

 

첨부 1 : 검찰측 주장과 1심 재판부의 판단

검찰측 주장 재판부의 판단
특수활동비 관련 정보 부존재 ① 국회 법제사법위원 회는 대검찰청에서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특수활동비 지출 내역서에 대한 점검 및 검증 을 한 적이 있고, 대검찰청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특수활동비 총액의 일정 비율을 재배정하여 지급한 점, ② 법무부는 세출 예산 재배정 계획에 따라 정해진 연간 총액 을 기준으로 분기별로 대검찰청에 특수활동비를 재배정하고, 배정된 특수활동비에 관 한 세부적인 집행은 대검찰청과 산하 검찰청 및 사업부서에서 감사원의 ‘특수활동비 계산증명지침’에 따라 이를 배정받은 기관장‧사업부서장의 책임 하에 이루어진다고 회 신한 점, ③ 관련 법령상 피고들이 특수활동비 관리의무가 있는 집행권자가 아니어서 이에 관한 집행내용확인서를 작성하여 보고할 의무가 없다고 하더라도, 피고들이 실질적으로 특수활동비를 지출하는 기관인 이상 그 지출내역에 관한 자료를 1차적으로 생 성하여 보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점, ④ 피고 검찰총장은 원고의 정보공개청구에 대하여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연도별 특수활동비 총 집행금액을 공개하였는데, 피고 검찰총장이 특수활동비 지출내역에 관한 자료를 어떠한 형태로든 작성‧보관하고 있지 않다면 위와 같은 정보를 취합하여 공개하는 것이 불가능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들
이 특수활동비에 관한 집행정보 및 지출증빙서류를 보유‧관리하고 있을 상당한 개연성이 인정된다.
특수활동비 비공개
(검찰은 특수활동비 관련 자료의 부존재를 주장하면서도, 그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서 비공개 주장도 하였음)
수사과정에서 소요되는 경비를 공개한다고 해서 곧바로 구체적인 수사활동의 기밀이 유출된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들은 이 사건 비공개 심리 과정에서 이 부분 정보를 제출하지 않았는바, 위와 같은 특수활동비의 일반적인 특성만으로는 이 부분 정보가 공개된다고 해서 향후 수사 업무의 공정하고 효율적인 수행에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장애를 줄 고도의 개연성이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 할 만한 증거가 없다.
특정업무경비 비공개 피고들이 비공개 심리를 위해 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특 정업무경비는 비위첩보수집‧감찰정보수집활동비 등의 명목으로 감찰수사관에게 지급된 돈, 범죄수사지도비 명목으로 지급된 돈 및 수사 등 공적업무 수행 관련 식대, 각종 행사 비용으로 지출된 카드대금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바, 위 비용을 지급받은 감찰수사 관 등이 실제로 어떤 업무를 수행하였는지는 나타나 있지 않고, 특히 식대 등으로 사 용된 카드대금은 사용자가 표시되어 있지 않아 그 지출내역만으로는 관련된 수사 내용이나 수사 기밀 등을 유추해 내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정보가 공개된다고 해서 향후 수사 업무의 공정하고 효율적인 수행에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장애를 줄 고도의 개연성이 있다고 볼 수 없고
업무추진비 비공개 업무추진비 지출증빙서류는 카드사용내역과 영수증으로 구성되 어 있는바, 수사업무가 아닌 간담회 등 검찰청 공식행사를 수행하기 위해 지출된 것이 므로 이 부분 정보가 공개된다고 해서 향후 수사 업무의 공정하고 효율적인 수행에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장애를 줄 고도의 개연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첨부 2 : 판결문

서울행정법원 2019구합86648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pdf
3.85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