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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FTA 공청회 분석자료 민감산업 예상 피해규모는 쏙 뺐네?

opengirok 2012. 10. 26. 21:42

지난 10월 10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중일 FTA가 오는 11월 중 협상개시 선언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발언이 있은 후 2주 만인 지난 10월 24일 외교통상부는 한중일 FTA 공청회를 개최했습니다. 


공청회와 동시에 공청회장 앞에서는 한중 FTA와 한중일 FTA에 반대하는 농민단체 및 한중 FTA중단농수축산비대위의 기자회견이 있었고 회원들이 장내에 입장해 반대구호를 외치다 경찰과 보안요원들에게 강제로 끌려 나가는 일도 있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공청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소개된 부분은 한중일 FTA의 경제적 효과였습니다. 공청회 자료에 따르면 개방수준에 따라 높은 수준의 개방이면 협정 발효 후 5년 경제효과는 실질 국내총생산(GDP) 0.44% 성장, 후생 96억2천500만 달러 증가, 발효 후 10년의 효과는 GDP 1.45% 성장, 후생 163억4천700만 달러 증가로 예상됩니다. 이는 약 18조원에 해당하는 가치를 지닌다고 합니다.


중간 수준의 개방일 경우 경제효과는 발효 후 5년에는 GDP 0.37% 성장, 후생 82억7천900만 달러로 축소되는 것으로, 발효 10년에는 GDP 1.31% 성장, 137억5천300만 달러 증가로 나타났습니다.


마지막으로 낮은 수준의 개방일 경우 발효 후 5년에 GDP 0.32%, 발효 후 10년 1.17% 성장하는 것으로, 후생 후생은 각각 해당 기간에 71억9천800만 달러, 116억1천100만 달러로 추산했습니다.





이 분석결과는 Projections for World CGE Model baselines [GTAP] 자료를 사용해 경제성장, 인구증가, 노동증가를 고려해 시나리오를 구성하여 분석한 것입니다. 


그런데 분석자료로 제시된 국가/지역별 경제성장률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한국의 저성장(지난해 경제성장률 3.6%, 한국은행의 올해, 내년 전망치 각각 2.4%, 3.2%)과 저출산, 실업증가를 겪고 있는 현실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또한 한중일 FTA 경제효과에 관한 분석은 현재 협상 중인 한중 FTA의 효과를 배제한 결과입니다. 한중 FTA가 발효된 상태라면 한중일 FTA의 효과도 그 만큼 줄어들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따라서 한중 FTA를 포함한 분석과 포함하지 않은 분석 중 경제적 효과가 비교적 크다고 산출되는 결과를 공청회에 사용했을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한중일 FTA 공청회와 같은 날인 24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황주홍 의원은 2010년에 작성된 농협경제연구소의 ‘한중 FTA의 파급영향과 대응방향’을 공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여타 농업을 제외한 과수와 채소 분야에서만 10년간 피해액이 12조에 이른다는 분석이 공개되었습니다. 


상식적으로 여기에 나머지 농업과 수산업의 피해를 합하면 피해액은 이의 몇 배에 이를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농협경제연구소는 이를 2년이 흐른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았다는 문제제기를 받았습니다. 


민감산업의 예상 피해규모가 공개되지 않은 것은 이번 공청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자료를 보면 한중일 FTA의 민감 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제조업, 특히 반대여론이 강한 농업, 수산업에서 예상피해규모는 예상치 조차 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두루뭉술한 거시적 경제효과는 구체적인 경제적 가치로 환산해 강조하는 반면 반대여론이 강한 민감 산업의 예상피해는 규모는 언급조차하지 않은 것입니다. 


외교통상부가 의도적으로 공청회에서 민감 산업들의 피해규모를 발표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민감 산업 피해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 이유가 어떤 것이든 이에 대한 분석결과가 공개되지 않는다면 협상을 시작하지 않는 것이 당연합니다. 피해규모를 짐작해야 그에 따른 피해대책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한미 FTA 협상을 시작했던 노무현 정부보다 더욱 전투적으로 동시다발적 FTA를 추진해 왔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합리적인 판단이 존재하는 지는 의문입니다. 한중일 FTA를 추진하면서도 비효율 적으로 한중, 한일 양자간 FTA를 추진하는 한편, 스스로 독소조항이 존재하고 실익이 없는 한미 FTA에 대해서는 발효 뒤 3개월 내에 미국 측에 강력하게 재협상을 요구하겠다고 말했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한중일 FTA도 성과주의에 매몰되어 체결만이 목적인 FTA가 되지 않을지 우려스럽습니다.



한중일 FTA 공청회 자료집.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