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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민선5기 ‘새로운 자치 시대’]‘자치센터를 도서관으로’ 자발적 움직임 곳곳 움터

opengirok 2010. 7. 7. 10:28


 

ㆍ인천 가좌·서울 대조동 모범
ㆍ안산시는 ‘마을만들기 운동’

척박한 지방자치 현실 속에서도 ‘참여를 통한 주민자치’를 실천하려는 자발적 움직임이 전국 곳곳에서 움트고 있다. 첫걸음은 동네 주민자치센터에서 시작되고 있다. 주민들은 자치 기능은 오간 데 없고 문화센터로 격하되다시피 한 주민자치센터를 찾아 지방자치의 숨을 불어넣고 있다.

인천 서구 가좌2동 주민자치센터 3층에 있는 푸른샘어린이도서관은 주민자치의 모범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 어린이도서관 자리는 원래 예비군 동대본부가 있던 곳이었다. 가좌2동 주민자치위원회 위원들은 2004년 지역주민 500여명을 대상으로 지역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설문조사를 했고, 다수가 “어린이 걸음으로 5~10분 거리에 있는 도서관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주민자치위원들은 동장에게 찾아가 “동사무소 옥상에 가건물을 지어 예비군 동대본부를 옮기면 안되겠느냐”고 제안했고, 동장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에 지원해 1000만원을 보조금으로 받았고, 매달 2000원씩 납입하는 75명의 후원회를 조직해 2005년에 도서관을 개관했다.

푸른샘어린이도서관은 지금까지 100% 주민이 운영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어린이도서 7000권을 보유하면서 이젠 가좌2동 주민 2만3000명 누구나 한번쯤은 들러본 지역 명물이 됐다. 가좌2동 주민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동네의 현재는 물론 10년 뒤까지도 스스로 고민한다는 취지에서 동네 구석구석을 사진 5000장에 담았다. 이혜경 가좌2동 주민자치위원은 “척박한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고 싶은 순박한 사람들의 마음이 서로 통하면서 자연스레 참여가 이뤄졌다”며 “아이들끼리 친해지니 어른들도 친해지고, 어떤 주민은 가좌2동이 그리워 다시 이사를 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 대조동 주민자치위원들도 4년간의 노력 끝에 2005년 6월 주민자치센터 옆에 비어 있는 파출소 건물에 꿈나무어린이도서관을 만들어 직접 운영하고 있다. 이와 같이 주민자치센터를 통해 지방자치를 꽃피우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참여를 통한 주민자치 움직임은 시민단체의 주요한 활동으로 자리잡았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낙선운동을 전개하며 한국 시민운동의 한 획을 그은 총선시민연대를 주도했던 박인규씨 등은 풀뿌리 주민자치운동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주민자치위원회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들도 주민참여에 앞장서고 있다. 경기 안산시는 주민들이 직접 마을을 가꾸자는 취지에서 2007년 전국 최초로 ‘좋은 마을 만들기’ 조례를 의결한 데 이어 2008년 좋은 마을 만들기 지원센터를 개소했다. 안산시 선부2동 주민들은 지원센터로부터 받은 3000만원으로 다가구주택들의 담장을 허물고 정원을 꾸미는 운동을 펼쳐 행정안전부 마을만들기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주민참여는 행정을 감시하는 영역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서울시는 1996년부터 주민 5명으로 구성된 시민감사 옴부즈만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주민감사 청구 대상에 대한 조사활동을 하고 있다. 대구시는 2006년부터 복지분야 옴부즈만을 두고 있다.

단체장이 주민 참여를 적극 장려해 더 좋은 정치적 기회를 맞이한 경우도 있다. 98년 임기를 시작한 김재균 전 광주 북구청장은 60년대 일본의 마치쓰쿠리 운동을 차용해 주민들의 마을만들기 운동을 적극 지원하고, 2004년 전국 최초로 주민참여예산제를 도입하는 등 주민참여 기회를 확대시켰다. 타 지자체 공무원들에게는 북구청 답사가 필수 코스일 정도였다. 광주 북구는 2001년부터 전국주민자치박람회에서 잇따라 수상했고 김씨는 구청장 연임에 이어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풀뿌리자치연구소 김현 연구위원은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취임 후 일성은 바로 주민참여를 늘리겠다는 것이었다”며 “주민들과 함께해야 주민의 대표자로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