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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교회·노조에도 정보공개 요구해야죠

opengirok 2010. 3. 2. 10:15


[이 사람]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새 대표 서경기 목사

일반인에 청구방법 교육 계획
헌금 등 교회 수익금 50% 기부


“교회, 노동조합 등 민간영역에서의 자발적인 정보공개 운동을 통해 사회 전체의 ‘투명 지수’를 높여나갈 생각입니다.”

지난달 25일 서울 남산동2가 청어람아카데미에서 열린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제2차 총회에서 대표로 선임된 서경기(50·사진) 여울교회 목사는 앞으로의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지난 1년여간 공공기관을 상대로 한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시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 온 정보공개센터는 올해는 민간 영역에서의 자발적인 정보공개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서 목사는 “현재 정보공개법은 공공기관이 예·결산 자료, 기관의 중요한 회의록 등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지만 교회를 포함해 노조 등 민간기구들도 자체 정관에 의해 투명해질 필요가 있다”며 “구성원들에게 자발적으로 정보공개권을 부여하고, 특정 정보에 대해서는 역시 자발적으로 공개하게 된다면 사회 전체의 투명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정보공개청구를 어렵게 느끼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정보공개청구 학교’도 개설해 정보공개청구를 대중화하는 것도 서 목사와 정보공개센터의 중요한 목표다.

서 목사에게 ‘정보나눔 운동’은 새로운 도전이지만 그는 이미 삶 속에서 꾸준히 나눔을 실천해왔다. 1990년대 초 갈릴리교회 부목사 시절 그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주노동자 상담소를 열어 임금체불, 산재보상 문제 등 이주민들의 고민을 함께 나눴다.

5년 전 개척한 여울교회에서는 ‘수익 나눔’을 원칙으로 교회를 운영하고 있다. 여울교회는 신도 50여명의 작은 교회지만, 매달 헌금 등 수익금의 50% 이상을 이주노동자 건강권을 실현하는 ‘한국이주민건강협회’, 베트남 전쟁을 포함한 전쟁을 기억하고 반성하는 평화박물관 건립운동을 벌이는 ‘평화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 가난한 이웃에 연탄을 나누는 ‘사람의 연탄나눔운동’ 등 10여개 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특히 여울교회는 수익을 나누면서도 따로 건물을 소유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건물을 짓고 관리하는 데 들어가는 이자 등의 비용을 사회에 나누고자 합니다.” 때문에 1년마다, 지금까지 모두 다섯 번이나 교회를 옮겨다녔다.

“불안함을 나눔으로 없앤다”는 서 목사는 올 한해 새롭게 벌이는 일들로 더 바빠질 예정이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