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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알바직으로 전락한 '한국의 사관들'

opengirok 2009. 9. 21. 14:30

경기도 지자체들 시간 계약제 많아.... "체계적 기록 관리 위협"






노무현 정부 때 기록관리혁신의 성과로 만들어졌던 기록전문요원(기록물관리법에서 "기록관리학 석사학위 이상을 취득하거나 역사학, 문헌정보학 석사학위 이상을 취득한 자로서 행정안전부장관이 정하는 기록물관리학 교육과정을 이수한 자"로 2005년부터 중앙행정기관을 중심으로 채용되었으며, 조선 시대 사관과 같은 역할을 하는 직렬) 제도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유명무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향후 국민의 알권리의 근간인 '기록의 생산 및 보존'이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훼손 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공동대표 김영희 문화방송 PD, 이승휘 명지대 기록정보과학대학원 교수)가 지난 9월 1일 국가기록원에 "2009년 8월 24일 현재 전국 지방자치단체(기초자치단체 포함)별 기록전문요원 현황"을 정보공개청구 한 결과 서울, 경기, 인천, 대전의 기초자치단체를 중심으로 기록전문요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지 않고, 계약직으로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경기도는 시흥, 성남, 안산, 고양, 수원, 의정부, 화성, 남양주, 안성 등을 중심으로 시간계약직으로 채용하고 있었다. 시간 계약제란 주 20시간 내에서 계약하는 근로형태를 말한다.

이 같은 현상은 기록관리를 무력화 시킬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기록전문요원 직무의 특성상 일반 행정직 공무원들의 기록관리 실태를 지도·감독해야 할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기록관리 교육을 담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 공공기관의 특성상 일반 행정직 공무원들이 계약 및 시간제 계약직 공무원들의 얘기를 귀담아 듣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에 따라서 참여정부 시절에서는 중앙행정기관을 중심으로 기록전문요원을 정규직인 기록연구사 직렬로 채용했었다.

이에 대해 김익한 명지대학교 기록정보과학대학원 교수는 "2000년 시행되었던 공공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기록물관리법) 은 그간 비전문적이고, 관료적 편의주의로 기록관리가 되어왔던 것을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기록관리로 돌려주기 위해 기록전문요원 제도로 만들었던 것"이라며 "이런 자리를 계약직 혹은 시간제로 뽑는 것은 법의 정신을 이해 못하는 것이자 또 하나의 행정 편의주의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아울러 "지방자치단체의 이런 현실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된다면 기록관리학계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실태조사 및 저항운동이 벌일 것이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2008년도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경기도 감사결과를 살펴보면 ▲기초자치단체를 중심으로 기록물 보안 및 재난대책 미수립으로 도난 및 훼손 우려(시정)▲ 기록물생산현황 미통보로 기록관리 누락(시정)△기록관리 전문요원 부족으로 기록관리 부실 우려(개선)▲ 주요기록물 미이관으로 등의 지적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기초자치단체는 기록전문요원을 대부분을 시간계약제로 채용하고 있다.

현장에서 계약직 및 시간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 기록전문요원들의 박탈감도 심하다. 경기도 모 기초자치단체에서 시간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 기록전문요원은 "신분 불안이 심하기 때문에 정규직 자리가 나면 언제라도 자리를 옮기고 있다. 이런 실태로 인해 체계적인 기록관리가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기록관리 전문가는 우리 밖에 없지만, 실제로 기록관리 전반적인 일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대부분 일반 공무원들이 담당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런 전반적인 문제로 인해 기록관리실태를 총괄하고 있는 국가기록원(원장 박상덕)도 올 초부터 기록관리학계 교수들과 함께 경기도 기초자치단체를 방문하여 정규직으로 채용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초자치단체는 이런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김유승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기록물관리법 정신에 따라서 기록전문요원을 전문가로 뽑아야 한다. 이런 자리를 알바직으로 뽑는 것은 비정규직으로 양산할 뿐만 실력 있는 전문가들도 지원하지 않을 것이고, 그것은 국민의 알권리를 훼손하는 길이 된다"라고 비판했다.

출처 : 알바직으로 전락한 '한국의 사관들' - 오마이뉴스